(위원장 관전평)C J 대 두산중공업
78. C J 67 : 68 두산중공업
남은 시간은 2.4초.
백 코트에서 두산중공업의 아웃 오브 바운드.
그리고 점수는 64 대 67로 C J 리드.
이 상황에서 +1선수의 3점 슛(4점짜리)이 터질 줄은 아무도 기대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3점 라인 밖에서 던진 마지막 슛이 그림같은 포물선이 그리며 링을 출렁이자 체육관은 그야말로 두산중공업이 우승을 한 듯이 난리가 났고 이를 지켜 보던 C J선수들은 망연자실하며 벤치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4점 슛 비저비터 역전장면은 K리그 역사상 처음입니다.
간혹 2점 또는 3점 슛 버저비터는 있었으나 역전 슛의 기억도 가물한데 4점짜리라니....
더구나 4점 슛 제도는 K리그 아니면 볼 수 없는...
두산중공업이 경기종료 버저소리와 함께 터진 이정현의 3점 슛으로 C J를 극적으로 물리치고 2승째를 올렸습니다.
경기종료점수는 68 대 67의 두산중공업 승리.
양 팀의 주요선수들이 결장한 가운데 양 팀이 초반부터 기세싸움으로 경기장이 뻑적지근했습니다.
C J는 이현진이 결장했고 두산중공업은 정양헌, 유주현, 송인택 등이 결장하며 고작 6명 만 경기장에 나왔습니다.
전반전은 양 팀의 경기운영 패턴이 달랐습니다만 +1선수들이 득점에서 적극성을 보인 두산중공업이 36 대 33으로 3점을 앞선 채 마쳤습니다.
두산중공업의 +1슈터 인 이정현(3점 슛 4개 포함 21점)의 슛 감이 초반부터 좋았습니다.
전반에만 3점 슛 2개를 터뜨리며 11득점을 했고 같은 +1선수 인 양문영(22점 5리바운드)도 2쿼터에만 13득점을 하며 팀 득점을 주도했습니다.
여기에 여동준의 골 밑 공격이 파울로 지적되며 여동준은 자유투로 점수를 쌓아 가며 6득점을 했고 김동현도 빠른 발과 날카로운 드라이브로 4득점하며 주도권 유지에 한 몫을 했습니다.
한편 +1 슈터 박양재(9점 4리바운드)를 앞 세운 C J는 박양재의 슛이 조금씩 빗나가며 여러 개의 3점 슛 중 2개가 적중하며 8득점을 했지만 전반적으로 슛이 부진하면서 애를 먹었습니다.
그러나 C J의 양정모(31점 17리바운드)가 환상적인 포스트 플레이와 빠른 속공 레이 업으로 16득점하며 팀 득점을 책임지면서 경기는 격렬하게 진행되었습니다.
3쿼터에는 C J가 격하게 반격을 가하며 역전에 성공하게 됩니다.
특히 이현진 대신해서 1번 포지션을 맡게 된 공창희(6점 5리바운드)가 6득점으로 경기 리딩과 득점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였고 여전히 양정모의 득점력과 이 일(9점 8리바운드 6A 3스틸)의 미들 슛이 호조를 보이며 역전에 성공한 것입니다.
두산중공업은 3쿼터에서 +1선수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여동준(13점 18리바운드 3A), 김동현(6점 7리바운드 6A) 등이 부진하며 주도권을 내어 주게 되었습니다.
승부처인 4쿼터는 초반부터 불꽃이 튀겼고 경기 종료까지 양 팀의 힘 든 싸움은 계속되었습니다.
초반부터 여동준의 공격이 계속 성공되고 이정현과 양문영의 득점이 이어지면서 두산중공업은 경기종료 3분 13초를 남기고 62 대 60으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두 팀은 살엄음판 승부를 계속했는데 서로 주고 받기를 하더니 양정모의 야투와 이 일의 자유투가 들어가며 19.9초를 남기고 C J가 66 대 64로 재역전을 하게 됩니다.
이후 두산중공업의 작전타임이 이어지고 첫 번째 공격에서 김동현의 3점 슛이 링을 벗어나자 C J는 안도의 숨을 쉬게 되고 곧 이은 이지남(7점 8리바운드)이 자유투 기회에서 한개 만 성공하며 67 대 64로 C J 가 3점을 앞서게 됩니다.
이쯤되면 승부가 정해졌을거란 생각이 대다수였지만 두산중공업은 그렇치 않았습니다.
믿을 구석이 있었습니다.
두산중공업의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프론트 코트로 이동 중 볼은 밖으로 흘러 백 코트에서 드로우 인 기회. 남은 시간은 2.4초입니다.
인 바운드된 볼은 한 차례 손을 건너 왼쪽 코너의 이정현에 흘러 갔고 이정현은 주저없이 3점 라인 밖에서 슛을 던졌습니다.
볼이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링에 닿으려는 순간 경기 종료 부저소리가 울렸으나 볼이 링 안으로 빨려 들어 가자 함성 소리가 부저소리를 덮고 말았습니다.
4점짜리 버저비터.
K리그 아니면 볼 수 없는 그림같은 장면이 연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정현의 슛 감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그를 미리 막았어야 하는 수비전략이 없었던 것이 C J로서는 결정적인 실수였습니다.
저도 수 많은 버저비터를 보았지만 4점짜리 역전 버저비터는 처음이었고 아마도 앞으로도 이러한 장면을 다시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다시 보아도 그야말로 극적인 장면입니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은 2승 4패가 되었고 C J는 1승 4패로 하위권으로 처졌지만 남은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 4강 진출의 가느다란 끈을 걸어 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