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랭킹 16위 셰얼하오 5단(20ㆍ왼쪽) 이 일본 바둑의 절대강자 이야마 유타
9단(29)과 벌인 결승전을 2-1로 이기며 제22회 LG배 정상에 올랐다.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이다.
제22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결승3번기 3국
일본 자존심
이야마, 셰얼하오에 1-2로 무릎
13년간 일본 바둑이 품어
왔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의 20세 신예 셰얼하오 5단이 일본 도쿄에서 일본 최강을 꺾고 한국 주최의 LG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8일 일본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셰얼하오 5단이 이야마 유타(29) 9단에게 226수 만에 불계승, 종합전적 2승1패로 정상에
올랐다. 최종국에서 셰얼하오는 중반부터 형세를 주도하며 이야마를 궁지로 밀어넣은 끝에 개시 6시간 만에 항서를 받아냈다.
'우승 숙원', '13년 한(恨)'을 풀지 못한 일본 바둑계는 침통함에 빠졌다.
이야마는 2016년에 전인미답의 일본 7대 기전 동시 제패를 이뤘고, 2017년에 또 한 번 석권한 7대 타이틀을 현재에도 보유하고 있는 일본
바둑의 상징적 존재이자 자존심. 통산 48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 이야마 유타는 일본 기전 48회 우승 기록과 현재 7대 기전 전관왕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바둑계의 독보적 강자인 데 비해 세계 무대에서의 활약은 빈약하다.
일본기원은 결승전을 특별 유치하는 등 최적의 대국 환경을 위해 공을 들였다. 2007년 1월 이세돌-장쉬의 제3회
도요타덴소배 결승 이후 11년 만에 보는 일본기원 소속 기사의 메이저 결승전에 자국 팬들은 물론 매스컴의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중국 셰얼하오, 일본서 한국 주최 LG배 우승
-중국의
우승 횟수는 10회로 한국의 9회 추월
첫 메이저 정복에
나섰던 이야마 9단의 도전이 끝내 무위로 돌아감으로써 일본 바둑은 13년 가까이 목말랐던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하는 데 실패했다. 일본기원 소속
기사의 마지막 우승은 2005년 4월 제9회 LG배의 장쉬 9단이다.
▲ 중국의 차세대 주자에서 선두 세력으로 진입하고 있는 신흥 강자 셰얼하오 9단.
속기파답게 결승전 세 판 모두 제한시간을 남겼다.
또한 한국 출신의
조치훈 9단, 대만 출신의 왕리청ㆍ장쉬 9단 등 '유학파'를 빼면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 제10회 후지쯔배를 우승했던 1997년 8월까지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년도 더 지났다.
젊은 셰얼하오는 첫 세계
제패를 이뤘다. 일찍이 14세 때인 2012년엔 제1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 4강 성적을 남긴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예선 5연승으로 본선에
진출한 후 32강부터 홍성지 9단, 김지석 9단, 최철한 9단, 장웨이제 9단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42명째, 중국 기사로는 20명째 세계 챔프로 이름을 올렸다. 19세
4개월 13일 만의 첫 우승은 최연소 7번째(이창호ㆍ판팅위ㆍ커제ㆍ미위팅ㆍ박정환ㆍ박영훈ㆍ셰얼하오ㆍ이세돌 순), 98년생으로는 지난해 12월
삼성화재배를 우승한 구쯔하오에 이어 두 명째이다. 구쯔하오보다 생일이 6개월가량 늦어 현역 최연소 세계 타이틀 홀더가 됐다.
중국은 신진 세력이 활발해 98년생 셰얼하오와 구쯔하오, 97년생
커제, 96년생 미위팅과 판팅위, 94년생 당이페이, 93년생 탕웨이싱과 탄샤오가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자 반열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그에 비해
한국은 93년생 박정환 아래로 우승자도 결승 진출자도 아직 없다.
셰얼하오는
중국기원 특별승단 규정에 따라 9단으로 승단했다. 셰얼하오의 우승으로 중국은 LG배 통산 10회 우승을 기록, 한국(9회)을 처음 앞질렀다(일본
2회, 대만 1회).
한편 7대 세계 타이틀은 박정환 9단이 몽백합배, 커제
9단이 신오배, 구쯔하오 9단이 삼성화재배, 셰얼하오 9단이 LG배, 천야오예 9단이 백령배, 탄샤오 9단이 춘란배, 탕웨이싱 9단이 응씨배를
보유하게 됐다. 한국 1명, 중국 6명이다. 제22회 LG배의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