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에 잇단 한국 진출 추진
국내 업체들 '가격 경쟁력 밀려 대량해9고 사태 벌어질 것' 반발
中, 한국산으로 수출할여는 의도 우리까지 관세 제재 받을수도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국내 투자 계호기을 밝히면서
우리나라 철강.금속 업계에 '공중증(恐中症)'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철강사의 한국 진출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수출길이 막히자 거리가 가까운
우리나라에서 '한국산'으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려는 의도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원자재값 인상,조선,자동차,건설업 부진,각종 환경 규제에 따른 비용 증가로 고통받는
국내 철강.금속 업계에 중국 공습까지 '4중고(重故)'에 놓였다.
중국 업체가 국내에서 저렴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국내 업체들은
존폐 갈림길에 설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에서 대량해고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포스코의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1조20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고,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7.6% 줄었다.
중국 칭산 철강그룹 투자 소식에 반발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스테인리스 업체인 중국 칭산철강 그룹은 지난 3월 부산 미음산단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짓겠다면서
부산시에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 의향서에 따르면 칭산철강은 1억2000만달러(1400억원)를 들여 올해 하반기 공장 착공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연간 6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업계와 노조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국내 내수 시장 규모는 103만t인데 생산 능력은 이미 189만t으로 공급 과잉이다.
지금도 공장 가동률이 70%도 안 된다.
여기에 칭산철강까지 들어오면 공장 가동률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철강협회는 지난달 30일 보도 자료를 내고 '칭산철강의 국내 진출은 국제 무역 규제로 판로가 줄어들자
우회로를 만들려는 의도'라며 '국내 스테인리스 업계를 말려 죽이고, 실업률도 상승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우리나라는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25% 관세를 면제 받았다.
그러나 부산시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뤼해 투자를 호나영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투자유치팀 관계자는 7일 '파이프.주장용품.기계부품까지 각종 중소 제조업체가 만드는
제품 원가의 80% 이상을 스테인리스 소재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이 가격을 인하해주지도 않으면서 저렴하게 소재를 공급받을 수 있는 중국 투자까지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칭산철강 투자로 일자리 500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구원식 현대BNG스틸 실장은 '스테인리스 업계에 5000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들의 일자리가 상당수 사라질 수도 있는 문제'라며 '칭산철강이 저렴한 가격에 소재를 공급한다고 하지만
우리 업계가 국내 인건비 등을 고려한 생산 원가를 추산한 바로는 국내 업체의 공급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 잇따라 국내 시장 두드려
중국 철강.금속 업체가 한국에 공장 설립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중국 밍타이그룹이 전남 광양에 알루미늄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세풍산단 내 외국인 투자 지역에 공장 건설을 허가했다.
한국비철금속협회 관계자는 '400억원을 투자해 애초 올해 1월 착공 계호기이었지만 밍타이 쭉에서 세금혜택을 포함한
새로운 요구를 하고 있어 아직 투자 실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내 산업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3년에도 중국 판화그룹이 포항시에 복합 철강 단지를 조성하려고 했지만, 철강업체 반발로 무산됐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중국과 묶여서 함께(관세 등)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장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