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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차의 오글오글한 이야기 67
절집에서도 차를 낼 때 두어가지 소박 한 과줄이라도 함께 내어 줍니다. 오늘 준비한 한과는 유밀과,다식,산자,연사과 입니다. 그 모양과 색과 맛이 세계 어느 나라 과자에 비견해도 모자라지 않습니 다. 맛 또한 차와 완벽하게 어울리며 거슬림이 없습니다. 이외에도 한과는 즙청 종류, 약과,채수과,모약,강정,빙사 과 등 종류가 많고 다양합니다. 평소엔 먹지 않더라도 한두가지 준비해서 차와 함께 맛 본다면 좋을듯 합니다. 차는 여러 잔을 마셔도 상관없습니다. 즐거운 시간이 되었나요? 이제 나는 개수 그릇의 물을 비우고 모든 다기를 정갈하게 닦아, 다실의 진열대에 정리 하는 것으로 다례를 마칩니다.
나와 함께 다례를 함께 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다도의 기본을 이야기 했습니다.
차는 마음의 교감을 이어주는 좋은 매개 체가 되며 그 교감이 우리의 몸과 정신 에 유익한 기운을 더해 줍니다.
그러니 차가 수 천 년을 지나는 동안 변함없이 우리의 곁에 귀한 벗으로 함께 하는 것이겠지요. 잎차 종류는 모두 위 와 같은 방법으로 다례가 이루어집니다.
아주 기본이지요. 이 기본에 더해지는 것은 배움에 따라 다르니 그것을 탓하거 나 틀리다고 해선 안됩니다. 그 외 수많 은 차가 있는데 그 차마다 달이고 끓이 는 방법이 있습니다. 본래 차는 아니지 만 차를 붙이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차가 그만큼 이롭기 때문이지요.
몇 가지 특이한 것을 예를 들어서 이야 기 해볼까요? 꽃물,보리물,매밀물, 둥굴레물... 하면 될 것을 우리는 모두 차를 붙입니다. 그만큼 차가 우리에게 이롭고 ,차 만큼 좋은 성분을 얻을려고 하는 바람이 깃들어 있습니다. 지금부 터는 각기 대표적인 것을 하나씩 뽑아서 제대로 마시는 방법을 이야기 해봅니다.
다도의 연장선이기에 다례를 하듯 이야 기 하겠습니다.
연꽃차를 이야기 해볼 까요? 전국의 많은 곳에서 연꽃차를 판매하고 있다는 데 나는 한 번도 사 먹어본 적은 없습니 다. 아주 예전에 강릉에서 대접받아 본 적이 있는데 나는 코가 무딘지 연꽃향은 솔직히 깊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맛은 기억합 니다. 어떤 차와 도 다른, 쌉쌀하고 달큰한 듯 정말 오묘 했습니다. 삶은 연자육과 말린 연근을 함께 먹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연꽃차 의 효능은 무척 많고 절집에서도 많이 만들어 상용합니다. 그 제다법도 굉장 히 많은데, 오늘 소개하는 연꽃차는 큰 연꽃을 봉오리채 동결건조한 차입니다. 여럿이 함께 다회를 할 때 완미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준비하는 다구도 많이 다릅니다. 일반 다구와는 다른 , 큰 숙우,큰 주전자가 필요하며, 유리로 된 넓고 깊은 수반이 있어야 하고, 작은 표주박과 사발,찻잔이 필요합니다.
유리 수반이 아니면 짙은 감청색이나 검 은 색의 도자기 그릇도 괜찮습니다.
또 사발찻잔을 받혀 줄 섬세한 받침이 필요한데 손으로 짠 레이스 받침이면 좋겠습니다. 나무로 만든 길다란 차시 까지 준비 되었습니다. 큰 주전자에 물을 잘 끓여 숙우에 붓기 전 ,먼저 수반 에 연꽃봉오리를 올려 놓습니다. 연꽃차엔 중투법을 쓰는데 꽃잎을 펴야 하기 때문이지요. 적당히 식은 숙우의 물을 수반의 봉오리 위로 붓습니다. 봉오리가 거의 잠길 정도까지 붓고 난 뒤 ,차시를 사용해서 꽃잎을 하나 하나 조심스럽게 펴 줍니다. 차시를 양 손에 나누어 들고 왼손의 차시는 연꽃을 조심 스럽게 누르고,오른손의 차시로 꽃잎을 하나씩 펴 놓습니다. 다 펴진 뒤 물을 마저 붓고 우러나기를 기다려서 표주박 으로 찻물을 떠서 사발 찻잔의 7부쯤 채운 뒤 마십니다.
사발찻잔이 싫은 사람은 수반의 찻물을 다완으로 옮겨서 작은 찻잔에 나누기도 합니다. 그 땐 투명한 유리 찻잔이 연꽃 차의 오묘한 연녹색을 돋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연꽃차를 비롯한 꽃차는, 그 꽃 모양을 그대로 재현해서 감상하는 즐거 움이 있습니다. 티백으로 나오는 꽃차 는 그 맛과 효능만을 취하지만, 꽃의 원 래 모양이 그대로 찻잔이나 다완 안에서 피어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지요.
국화차도 대국을 말려서 맛과 향을 취하 는 것도 좋으나, 소국을 말려 찻잔에 넣으면 그 섬세하게 퍼지는 모습이 정말 예쁩니다. 그러나 꽃차의 제다법은 몹시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꽃 하나 하나의 성질이 다르기에 섬세하고 정교 한 손길로 만들어야 원하는대로의 색과 맛과 멋을 얻습니다. 정말 힘들다고 느껴지지요? 그러나 그 힘든 과정을 진심으로 즐기는 것이 다도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도나 예가 아니라,진정으로 즐기는 과정이 차를 즐기는 예입니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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