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물안궁일줄 알았는데 기대보다는 반응이 좋아서 힘이 납니다. 사실은 소심쟁이라 글을 쓸까 말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오랜 시간이 흐르면 그 때의 그 느낌을 잃을까 두려워서 쓰게 되었답니다.
블로그에 올릴까 생각도 했었는데 이왕 쓰는 글 많은 분들께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댓글 응원은 엄청난 힘이 된답니다.
진짜에요.
키보드를 잊어 먹어서 휴대폰으로 뚜드리느라 글 한자한자가 엄청 빡셉니다.
궁금하지는 않겠지만 중세시대에 지어진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탈린의 올드타운을 잠시 보시겠습니다.
갑자기?
동네가 너무 예뻐서 자랑질좀 ㅋㅋ
마지막 사진은 사슴국빵을 먹었던 건물입니다.
궁금하지 않겠지만....
역시 궁금하진 않겠지만 지금은 탈린에서 4시간 30분 동안 버스를 타고 탱고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 있습니다.
12유로짜리 인터네셔널 버스는 와이파이가 빠방하고 커피 무제한에 냄새가 나지 않는 화장실까지 있고 오는 동안 풍경이 너무 좋았답니다.
사실 살짝 지루했어요. 헤헤
그리고 어제 밤에는 이번 탱고 마라톤의 웰컴 밀롱가를 살짝 달려주시고 쓰러졌답니다.
자 그럼 워크샵 후기 시작
워크샵이 11시부터 시작이니깐 여유있게 9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잤다.
깜짝 놀라 일어났다. 알람이 울리지 않았나 보다. 첫날부터 늦으면 올가한테 미안한데... 더군다나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이곳에 오지 않았던가. 내가 뭔가 흠이 되는 행동을 하면 러시아 사람들은 '한국 사람은 다 저런가 보다' 라고 생각할텐데...
얼른 시계를 봤더니 6시다. 저녁이 아니라 아침 6시ㅡㅡ
아직 피곤해서 잠을 더 청해봤건만 시차 때문인지 불면증 때문인지 더 이상 잠이 오지 않는다. 아침 마실을 살짝하고 슈퍼에서 빵과 우유를 사다 먹었다.
책도 보고 인터넷도 하면서 빈둥대다가 9시가 조금 넘어서 샤워 한판 때리고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워크샵 장소로 갔다.
가는 중에 곳곳에 신호없는 건널목이 있었는데 운전자와 보행자간의 까베세오가 없는데도 가만히 서있으니 차들이 알아서 섰다. 불곰국 엉아들 운전은 우리나라보다 더 거칠다고 들었는데 개뻥이었다. 이 나라 운전매너 완전 사랑스럽고 본 받을만 하다.
15분 일찍 도착해서 양치도하고 신발도 갈아신고 어제 밀롱가에서 봤던 친구들과 인사도 했다.
그리고 5분전 올가를 마지막으로 모두가 도착했다. 또 한가지 본받을만한 점은 내가 만났던 모든 러시아 사람들은 시간 약속을 참 잘 지켰다. 11시부터 시작이니깐 코리안 타임 기준으로 11시 30쯤 시작할 줄 알았는데 마에스트로도 정확히 모든 준비를 마치고 11시에 수업을 시작했다.
마에스트로 이름은 조세y사브리나다.
조세는 20대 사브리나는 40대이고 조세는 영어를 잘했으며 사브리는 스페인어를 잘했다(?)
통역을 어디서 구해오지는 않았고 아르헨티나 마에스트로가 스페인어로 설명을 하면 러시안 마에스트로(어제 반도네온 연주하던 친구)가 러시아어로 통역을 했다. 춤도 잘추는데 참 다재다능한 친구다.
바로 이 친구. 이름이 블라디미르라고 해서 내가 거수경례를 하며 미스터 프레지던트 (푸틴 대통령의 이름과 똑같음)라고 했더니 깔깔대며 웃더라.
그리고 블라디미르가 잠시 중간중간 자리를 비울 때는 조세가 영어로 설명을 했고 블라디미르의 파트너 엘레나(또 엘레나 ㅋㅋ)가 영어를 러시아어로 통역을 했다.
그리고 직업이 동시통역 전문가인 올가는 그 러시아어를 나에게 영어로 3시간동안 쉬지도 않고 통역을 해줬다. 진짜 회사에서 컨퍼런스 참여했을 때도 이만큼 잘하는 통역은 없었다. 이 정도 통역이면 시간당 100만원은 줘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띠엠뽀, 아르라쏘 같은 단어는 굳이 안해줘도 되는데 ㅋㅋ
조세는 나에게 지적질을 할 때는 친절하게도 영어로 설명을 해줬고 사브리는 정말 친절하게 스페인어로 설명을 해줬다.
사브리나가 나에게 개인적으로 지적질을 할때는 언어의 장벽 때문에 2명의 통역이 붙었다.
사브리나 (스페인어)
블라디미르 (스페인어 - 러시아어)
올가 (러시아어 - 영어)
정신이 없어서 올가가 뭐라하는지 언드스탠드가 잘 안되었고 그 와중에 난 그냥 재밌었다. 그리고 뭔가 VIP가 된 느낌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브리나가 올가랑 해보라고해서 해봤는데 전혀 나아진게 없으니 자기를 잡으라고 했다.
여기서부터는 비록 스페인어였지만 눈치로 다 언더스탠드가 되었다.
야임마!! 오른손으로 나를 감싸!!!!
너무 약해!!!!!!좀 더 착 달라붙게!!!!!!!
그래 임마!!! 바로 그거야!!!!!!!!
이제 걸어봐. 아니 그렇게 소심하게 말고!!!!
쭉 밀어!!!!! 쭉쭉!!! 더 힘차게!!!! 더 과감하게!!!!!
그렇지!!!!!!!! 바로 그거야!!!!! 엘쏘~~~~!!!
올가를 한번 쳐다봤는데 키득대며 웃고 있더라.
배운거 한번 해보자고 해서 해봤는데 올가가 좋아졌다고 만족해 했다.
10분 휴식시간 동안 올가와 대화를 좀 나눴다.
나 : 통역하랴 수업 들으랴 안 힘들어?
올가 : 괜춘. 매일 하던 일인데 뭐.
나 : 어제는 몇시까지 달렸니?
올가 : 4시 ㅋㅋㅋ
나 : 혹시 수업중에 나 이상한거 있으면 지적질 해주지 않으렴 플리즈?
다음 시간은 사까다였다.
이 때부터 올가의 기분 나쁘지 않은 지적질이 시작되었다.
왼손으로 나를 밀지마.
오른손으로 나를 좀더 감싸줘.
가슴을 너무 흔들지마.
가슴이 떨어지지 않으면 좋겠어.
헥헥!!
그런데 올가는 나보다 키는 작지만 다리가 길어서 사까다가 너무 재밌었다. 역시 러시아 클라쓰~~
그 다음 시간은 히로였는데 나도 올가도 여독과 수면부족 그리고 쉬지도 못하고 계속 떠들어야 하는 통역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영혼이 없어지고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수업이 끝났고 올가가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했지만 당장이라도 쓰러질듯 하여 정중하게 거절하고 밥도 안먹고 숙소에 와서 기절했다.
끝!!
빠른 시간안에 다음 편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저녁식사를...거...절...ㅋ
워크숍까지 듣다니 훌륭~^_^*
나도 언젠간 러시안 스타일 사까다를...ㅎㅎㅎ
빨간 모자분은 인형같아요 러시아인형 (어떤거 얘기하는건지 아실듯 ㅎㅎ) 동네는 그냥.. 막 찍어도 화보.. 넘 이뻐요~ ㅠ 갈수록 흥미진진 ㅋㅋ 담편도 기대할게요!
혹시 이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런것?
마뜨료시카?
@안단테(부티87) 앜ㅋㅋㅋ 넘 바로 맞추셔서 빵터짐 ㅋㅋㅋㅋㅋ 그거 얘기한거 맞아요~ 통했네요 ㅎㅎ 싱기방기!
역시는 역시 러시아 사까다 알려줘요! 저 요즘 사까다에 빠져있거든요
빨리빨리...다음편 얼릉얼릉 올려줘요.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재미날수가없어요.
기다리기 힘들당...~~~~~
정말로 통역은 집중력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작업이에요.. 그 올가라는 아가씨 정말로 대단하네요.. 그 정도로 길게 통역했다면 아무리 같은 언어계열이라도 시체가 될건데.... 제발 외국어 된다고 몇시간이고 통역 시키지 맙시다.. 이거 안 해 본 사람은 모르는 중노동입니다..
글은 이렇게 썼지만 정말 힘들어 보여서 엄청 미안했답니다.
그냥 1시간 동안 얘기만 해도 힘든데 엄청난 집중력으로 정확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요. 그것도 3시간이라니 고맙기 보다는 미안해서 빨리 수업이 끝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안단테(부티87) 3시간 정도면 거진 한계치이고, 정말로 전문 통역사네요.. 저도 한국어 일본어 동시통역을 업무상 3시간 정도 했는데, 나중에는 머리속에서 뭔가가 뚝 끊어 진다는 느낌이 무슨 느낌인지를 알겠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그냥 말을 들어도 아무런 생각이 안 나더군요.. 참고로 일본에 있는 재일본 외국대사관의 경우 동시통역은 20분간, 순차통역이라도 30분을 넘지 못하게 되어 있더군요..
안단테님 후기에 완전 중독됬습니다. 너무 잼나요 ^^ 저도 나중에 러시아 밀롱가를 도전해봐야겠네요 ㅎ
솔땅 단체로 안단테님 가이드로 러시아 밀롱가여행 갔으면 좋겠네요..
흥미진진해요 안단테님~~~^^
안단테님~ 누구신지 모르는 분이지만 글 넘 재밌게 보고 있어요. 후기 계속 기다려질듯요~ 흥미진진한 탱고여행 홧팅이요~!!!
안단테~러시아밀롱가까지? 대단해요~ 넘 재밌다~~^^
러시아~ 러시아~ 나도 꼭 올가들 보고싶다능! ㅋㅋ
식사거절. ㅠ.ㅠ 자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