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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쉴새없이 달리던 드라마 뉴하트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홀가분하네요..... 저도 이제 글을 써야 된다는 압박감(?)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실 레파토리가 다 떨어져서 쥐어짜기도 힘들었다는.... ㅠ.ㅠ;
이 드라마가 계기로 되어 우리 의료계의 많은 잘못된 부분, 관행들을 일반인들이 인식하게 되고, 흉부외과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게 한 것 같아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피흘리는 조민아.....
참.... 저 씬에서는 뭐..... 그냥 할 말이 없더군요.....
사실 전 저거 보면서......
저거 찢어진 게 뭐..... 잡고 꿰메주면 되지...... 하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그런데....... 피는 철~~철 나고..... 혈압떨어지고.......
참....... 안타깝더군요.....
사실...... 저런 식으로 타과 수술시 대동맥이 터졌다거나 경동맥이 터졌다거나... 또는 스텐트 넣다가 뚫었다거나 하는 등의 상황에 흉부외과가 자주 불려 갑니다.....
해결사라고나 할까요... ㅎㅎㅎㅎ
흉부외과가 없는 병원이라 죽을 뻔한 상황......
김태준 교수가 그러죠...... 겨우 장골정맥 찢어진 것 때문에 죽을 뻔 하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고요...... 겨우 그거 찢어진 거 가지고.......
저두 화났습니다...... ㅡㅡ+
하얀거탑이 끝나고 이런 유머가 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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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 이후 똑똑해진 환자들
상황1
의사: 췌장에 담석이 있군요
환자: 담관암 아닌가요?
의사: 담석 맞습니다.
환자: CT 주세요
상황2
의사 : 옛날에 폐결핵 앓으신적 있다고했죠? 그럼 이 폐 사진은 걱정 안하셔도..
환자 : 아 저 그래도 폐생검 해주세요.
의사 : 헉~실신..(폐생검을 알다니..ㄷㄷ)
상황3
의사: 상태가 안좋군요 수술하시는게 어떨까요?
환자: 응급으로 돌려서 해주세요. 외과로 빨리 트랜스퍼 해주시구요
그런데...이번 수술은 어떤 술식으로 하실 예정이신가요?
의사: 아 ..네...뭐...
환자: 덕투덕으로 하죠
상황 4
의사: 수술 잘 됐습니다.
환자: 빌리루빈수치는 얼마나 되죠?
의사: 아...그...그게
환자: 바이탈은요?
의사: 급~짜식...
상황5
의사: 자 이제 수술 들어가야하니까요...
환자: 제가 2일동안 무세포 간 인공 보조장치로 연명해와서 박리를 해도 박리상태가 좋지 않을 것 같군요 간공장문합술로 해주세요
의사: ...( 히~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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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이제 뉴하트로 인해 환자들이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상황 1
응급실
의사 : 협심증 같습니다.... 심혈관 조영술을 하시죠.....
환자 : 바이탈은 괜찮나요? IABP로 바이탈부터 잡죠?
의사 : 바이탈 괜찮슴다... (후덜덜~)
심혈관 조영 촬영
의사 : 좌전하행 관상동맥이 막혔네요.... 스텐트로 하시죠....
환자 : 뚫는 건가요? 뚫다가 터질지 모르니 ECMO 준비해 주세요....
의사 : 헉~~~
수술 결정
의사 : 스텐트보다 수술이 낫겠습니다... 수술하시죠....
환자 : 싱글베슬이니 4cm만 째고 미드캡 해주세요..... 아~ 전 간이 안좋으니 심폐기 돌리지 말고 OPCAB으로요~~
의사 : 커억~~~
타과 수술시
의사 : 종양이 혈관을 많이 먹었습니다.... 복부 대동맥이나 장골 정맥이 찢어져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 : 흉부외과 있죠? 종양 떼면서 인조혈관으로 갈아주세요.... 그 정도 아니면 패치 대어 주시던가요..... ECMO도 준비해 놓구요~
의사 : ㅡㅡ; (니가 다 해 먹어라...)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드라마의 파급력으로 인해서 이제는 환자분들이 흉부외과를 요구하실 것 같습니다..... 그러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금번 의료장비 신청에 ECMO를 신청했습니다.... 통과될 것 같습니다... 뉴하트 덕택이죠..... 음화화~~)
결국에는 죽는 병원장
참...... 저승사자는 있나 봅니다......
의사가 이런 말 하면 안될 지 모르겠지만.....
살 환자는 어떻게 해도 살고, 죽을 환자는 어떻게 해도 죽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레지던트때에 본 어떤 경우는.......
소아심장수술한 애기였는데..... 기관삽관한 튜브가 빠진지 몇시간이 되었는데도 아무도 눈치를 못챘죠.....
대게는 저산소증 빠지거나, 심장 멎거나 그랬겠죠......
나중에 그걸 발견하고 교정했는데......
애가 멀쩡했습니다...... 빠진채로도 산소포화도 유지도 잘~~ 되었구요.....
모두 이구동성으로 고개 끄덕이며 말했었죠......
'얘는 살 애다.......'
반대로 저승사자가 옆에 지키고 있나보다 싶은 환자도 있죠.....
제 경험 말씀드리자면........
지난달..... 신경과에서 의뢰온 환자입니다......
내경동맥이 동맥경화로 막히면서 거기서 찌꺼기가 자꾸 떨어져서 반복적인 뇌경색이 생기는 60대 아저씨였습니다....
이런 경우 내경동맥 내막 절제술이라고, 찌꺼기 제거해주고 혈관 넓혀줘서 뇌경색 재발을 막는 수술을 시행합니다.....
그걸 해달라고 의뢰가 왔었는데..... 아저씨가 담배를 피고 계시더라구요....
담배피면 수술후 폐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최소 2주는 끊어야 됩니다....
그래서 퇴원시키고 2주후에 오라고 그랬죠........ 구정쇠고 수술하자고.....
그랬는데 그 사이 또 뇌경색 왔나봅니다.....
쓰러져서 얼굴을 다쳤더군요..... 얼굴 찢어져서 다시 뵈었습니다....
어이쿠... 이거 안되겠다.... 빨리 하자 해서..... 바로 했죠.....
수술은 잘 되었습니다.... 아저씨는 깨더니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더군요.....
그런데...... 너무 좋아하셨나 봅니다.......
수술 5일만에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피다 넘어져 하필이면 수술한 반대쪽 (오른쪽)에 뇌출혈이 생겼지 뭡니까.......
좌뇌는 좁아진 혈관때문에 경색과 허혈이 있어 우뇌로 거의 기능하던 분인데 거기가 뇌출혈 되었으니....
지금은 신경외과에서 뇌출혈 수술하고 회복중에 있으십니다.....
참 기구하죠......
물론 심장수술에는 이런 일이 더 허다하죠......
괜찮은 줄 알았는데 예기치 못하게 갑자기 어레스트 난다든지..... 술 후 몸에 꽂힌 관 정리한다고 뽑았는데 어디가 뜯어져 피가 철철난다든지..... 뭐 등등......
뭐라 설명하기 힘든.........
저승사자가 데려갈려 했나 보다... 란 생각 들 때가 많습니다.......
병원장의 투병 코스를 보니...... 그런 생각 들더군요.......
최강국도 자신의 모든 걸 쏟아 부어 최선을 다했지만.....
그도 인간이잖습니까......
심혈관 센터장을 맡는 최강국
최강국 교수가 자신이 센터장을 맡으면 과가 아니라 질환별로 팀을 짜겠다고 합니다.... 매~~우 공감하는 바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뇌졸증, 하지혈관 폐색증, 협심증, 대동맥류......
공통점이 뭘까요?????
뇌졸증은 신경과, 하지혈관 폐색증은 혈관외과(주로 일반외과 또는 흉부외과), 협심증, 대동맥류는 흉부외과 또는 순환기 내과........
하지만...... 질환 하나는 공통됩니다...... 동맥경화죠......
다르게 나타날 지 몰라도 동맥경화라는 질환 하나인데 다양한 파트에서 맡다 보니 문제가 생깁니다......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
자기 파트문제에만 신경쓰다가 다른 부분을 놓치는 상황도 생기고.....
똑같은 동맥경화관리인데도 쓰는 약도 다르고 환자 교육도 다르고.... 의사의 질환에 대한 지식의 이해도도 다릅니다.....
그래서, 통합적으로 환자에게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한 거죠.......
교육자로서의 최강국도 매우 훌륭하지 않습니까.......
자신이 환자 잃어가면서 살린 경험들을 후배들에게 못 풀었다면서 더 못가르쳐 줘서 아쉬워 하는 모습... 크~~~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서에서는 친절히 가르쳐 주는 거 보다는 빡세게 뺑뺑이 돌리는 정서 아닙니까......
내가 쉽게 가르쳐 줄 법하냐~~ 내가 어찌 알아냈는데... 켕~~
뭐 이런 분위기....
들어보니 제 스승이신 모 교수님께서 미국에 처음 연수갔을 때 너무 놀라셨댑니다....
첨 보는 영어도 유창하지 않은 외국인 의사인데도..... 궁금한거 물어보면 전부 다 가르쳐 주더랍니다....
그것도 쉽게 쉽게... 쉬운 영어를 쓰면서......
못알아들으니까.... 직접 보여주면서 그림까지 그려주면서 가르쳐 주더랍니다..... 자신만의 비법.... 이런 거 없더랩니다.... 다 가르쳐 주더랩니다....
거기에선 아마 제 3세계에 심장수술을 가르쳐 준다는 사명감과 교육정신이 있었나 봅니다..... 그게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쥬 아닐지.......
자기가 환자 잃어가면서 힘들게 얻은 지식을 아랫사람에게 못 풀어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고 진정한 교육자로의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뉴하트 관련 글은 이제 마지막이겠네요~~~ 드라마가 끝났으니....
제 블로그 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희안하게도 드라마에 있었던 에피소드랑 제게 온 환자랑 비슷하게 시기가 맞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은성이 pericardiostomy (심막절개) 하고 튜브 꽂자 물이 펑펑 쏟아지는 그 장면이 방영된 다음날 91세 할머니가 호흡곤란과 심막 삼출액으로 오셔서 응급 수술했었죠.....
pericardiostomy가 뭔지 모르던 간호사나 인턴, 타과 레지던트에게 '어제 뉴하트 봤어요?? 거기 나오는 은성이 하던 거 한다'고 하니...... 다들 아~~ 이러더군요.... 후훗....
영국대사 에피소드...... 민 교수가 '일단 IABP 넣고 바이탈 부터 잡자고~~' 하면서 손덜덜 떨던....... 그리고 나서 최강국이 수술해서 살리는.....
그 즈음에 우리 병원에도 84살 급성심근경색 할머니가 오셔서 일단 IABP 넣고 바이탈 잡고 다음날 OPCAB 했네요.......
은성이 농구선수 환자에게 하던 대사를 그대로 하고 싶어요.....
살아줘서 고마워요......
울 마누라도 태도가 바꼈어요..... ㅎㅎㅎㅎ
남편이 저리 힘들게 사는 줄..... 도통 모르다가 드라마 보고 나서 겨우 아네요....
응급수술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불려나가는 장면 보고는.....
'여보야도 저랬어?' 이러더군요.......
'생각안나?? 병원 가야 된다고 나갔던거 다 저런거야....' 이러니 그제서야 '아~~~' 이럽니다.......
그 전까지는 병원 가야 된다고 하면..... 나들이 가는 정도로 생각했나 봅니다... 흘~~
암튼 뉴하트 제작진분들 고마워요~~~
블로그를 통해 제가 가진 생각들, 경험들을 많은 분들과 공감하게도 해주시고....
가정에 화목도 가져다 주시고.......
흉부외과도 살려 주실 것 같고~~~~
학회차원에서라도 제작진에게 공로상 수여는 꼭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
블로그 와주신 여러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뉴하트 한 번도 못본게 아쉽군여. 의사가 인술을 펼치는 것도 부러운데 글까지 잘 쓰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이룬...왜 못 보셨을까 궁금해집니다...무플로 넘어 갈 장면을 말려 주셔서 대잔히 감자합니다......^&^
집안내력입니다. 의학, 명학, 법학, 사당패...에 관심이 많지요. 드라마를 볼 틈이 없을만큼 아프고 바빴습니다. (자신의 무능을 만천하에 알리는 최짱 : 능력이 출중하면 바빠서 드라마를 못보진 않지요. ㅎㅎ/ 소문내지 말아주세용) 재미있는 글 소개해주신 혜도님이 감사하지요. 혜도님 바부~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