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FSC Korea 포함 최근 시뮬레이터 탑승 소감 정리

[제비우스]

그동안 사용하는 컴퓨터가 자주 바뀌면서 한동안 비행 시뮬은 손 안 대고 외장 하드에 백업 받아 놓고 지내다가 Microsoft에서 비행 시뮬레이터 새로운 버전에 대한 발매 소식도 들리고  개인적으로 시간도 많이 나고 해서 지난 7월 달 부터 다시 발동이 걸렸습니다. 

국내에도 시뮬레이터 체험관이 많이 생겼더군요.  서울시뮬레이션 센터(SSC)에는 A320 FTD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상당히 다른 철학으로 비행 조종 장치를 설계 했는데 그 선호도 역시 비행사 마다 다르고  플심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개인 마다 취향이 다른 듯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에어버스 시스템이 더 마음에 듭니다. 

SSC에 비행 예약을 하고 미리 준비가 좀 필요하겠다 싶어서 컴퓨터에 FSX와 Aerosoft A321을 설치 했습니다.  김해 서클링 등 몇가지 연습을 좀 하고 갔는데 마침 SSC에서는 현직 기장님이 재능기부 차원에서 비행을 도와 주셔서 많은 것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시뮬레이터 구석 구석에는 정말 엄청난 기능이 숨어 있더군요. 실제 비행기에 그런 기능이 있으니까 구현 되었을 것이고 구현 안 된 기능까지 포함 하면 여객기는 정말 엄청난 시스템 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김해 공항 시너리에는 활주로 안내 가이드 라이트(래빗 이라고 하나요)가 없어서 뺑뺑이 몇번 돌았는데 고도 출렁거리고 방향 안 맞고 제대로 착륙은 못 했습니다.   SSC 체험관의 소프트웨어는 P3D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얼마 지나서 FS2020 출시되어 한동안은 경비행기로 VFR 비행 위주로 했었는데 경비행기에서 자동 비행등은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 오늘날 경비행기에서 운용하는 항공전자 장비 기능도 엄청 보강 되었더군요. 그런데 이런 기능이 FS2020에서는 사용에 불편한 점도 있고 버그도 많은데 X-Plane 11에서는 상당한 완성도로 이미 구현되어 있어서 새삼 이미 가진 것들의 가치를 얼마나 제대로 활용이나 하고 있었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후 극동대학교에서 시뮬레이터 무료 탑승 기회가 제공되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극동대 B-737 시뮬레이터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상당히 정교하게 콕핏의 계기판과 스위치 류들이 재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구체적인 플랜을 세워야겠다 싶어서 개략적인 조작 절차와 걸리는 시간을 예상해서 준비 하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묵혀 두었던 PMDG 737을 다시 설치 해서 시동 절차 훈련을 좀 했습니다. 

극동대에 가서는 우선 김해 공항에서 36L로  이륙 해서 한 바퀴 돌면서 다시 36L로 착륙 접근 하다가 매뉴얼로 전환 해서 예전의 김해 서클링 경로를 따라가서 18R착륙을 시도 했었는데 시너리에 활주로 유도등도 없고 따로 좌표 세팅을 하지 않아서 깜깜이 비행만 했기에 3바퀴나 돌았는데도 활주로에 제대로 접근 못 했었지요. 

그 얼마후 FSC Korea에서도 무료 탑승 기회가 제공되어서 내친 김에 또 신청을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김해 서클링 좌표를  입력할 수 있도록 메모를 해서 준비 했습니다. 김해 공항 36L로 이륙해서 가락찍고 15 마일 DME 아크 그리다가 45도 각도로 접근하는 경로의 3 마일 지점까지는 자동으로 갔다가 수동 전환 해서  180도 선회를 위한 5개의 포인트 좌표까지 입력하고 FIX에서 2.3 마일 원까지 그려 넣은다음 남해 고속도로 경계선 퓨리나 로고 사인판 위치까지는 좌표 보고 따라서 가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래빗이 있다고 해서 따로 180도 선회를 위한 표시 까지는 FMC에 입력하지 않았습니다.  

남해고속도로 옆에 이런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요. 가축용 사료 회사인 '퓨리나'사에서 로고로 서양장기판 형태 무늬에 빨간색을 사용했었는데 홍콩의 카이탁 공항 착륙안내 표지판으로 언덕에 세워져 있었던 판도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원래 퓨리나사의 로고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왜 서로 크기와 체스판 격자 갯수가 다른가 했더니 다시 확인해 보니 램프에 인접해 있는 이 표지판과  남해 고속도로에 인접해 있는 윗쪽 사진 표지판 두개가 따로 있군요.

기존에 탔던 시뮬레이터와 가장 큰 차이는 조종간의 살아 있다는 점 입니다. 자동조종 모드에서는 혼자서 움직이고 수동 모드에서는 적당한 반력이 작용해서 덜컹 거리며 조금 묵직하게 움직이던  스프링형 무반응 조종간에 비해서 훨씬 조종이 수월하면서 힘을 주어야 할 시점과 빼야 할 시점이 자연스럽게 적응이 되었습니다. 

인공타감 장치의 정밀도에 따라 시뮬레이터 등급이 나뉘는 모양입니다.  통칭 해서 '시뮬레이터'로 분류 하고 있지만 '모의훈련비행장치(FTD'와 '비행시뮬레이터(Full Flight Simulator)' 로 크게 나뉘어 지고, FTD는 또 국내 기준으로는 '가','나','다','라'로 세분 됩니다. 

'라'등급은 조종감각이 실제 비행과 똑같아야 한다고 되어 있네요.  비행기 속도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야 하고 실제 모의 하고 있는 항공기의 공역학적 특징도 그대로 묘사 되어야 한다는.. 그런데 비행기 제조사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인증 기관에서 무슨 기준으로 실제 비행과 같은지 아닌지를 평가 하는지 그건 잘 모르겠네요. 

하여간 FSC Korea에서 오늘 탑승했던 시뮬레이터는 자동 조종시 조종간이 까딱까딱 저절로 움직이고 트로틀도 알아서 올라 갔다 내려갔다.. 트림 휠 팽팽 돌아 가면서 탑승 느낌 제대로 제공 했습니다.  얼마나 실제와 조종간 감각이 유사한지는 사실 제 수준에서 알 수는 없는 것이고 그냥 그동안 탔던 시뮬레이터 보다는 더 조종이 쉬웠습니다. 

김해 서클링에서 래빗을 따라 가니까  방향 조절이 쉬웠던 점도 있지만 엘리베이터 콘트롤이 출렁 거리지 않으니 강하속도 조절이 수월 하고  마지막 램프를 지나면서 날개 수평으로 잡을 때 눈 앞 정면에 활주로가 딱 펼쳐지는.. 역시 조종석 계기는 실제 물체로 존재하고 창 밖 화면은 넓직한 스크린에 프로젝션이 되니까 몰입감 역시 좋았습니다. 

마지막 접지 하면서는 러더 살짝 밟았으면 날개 수평 그대로 유지하면서 활주로 정대 했을 텐데 조종간 만으로 정대 하려니 좌우로 출렁 출렁.. 승객들 불편했겠네요. 

착륙해서 틸러 잡고 털털털 주기장으로 택싱 해 가서 정지 한 후 엔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집에서 PC로 플심 할 때 택싱이 좀 짜증 나지요. 러더 페달을 밟아야 하니 실제와도 많이 다르고(X-Plane의 경우 틸러를 별도로 세팅 할 수 있어서 TM1600의 러더로는 틸러로 사용하고, 러더 조작은 러더 페달을 사용해서 그나마 좀 편했는데 MSFS는 러더를 끝까지 밀어도 선회 반경이 커서 불편 합니다) 홈 캇픽 제작에는 별로 흥미 없지만 나중에 틸러 세팅을 별도로 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때는 재미 삼아 3D 프린터로 틸러는 한번 만들어 보고 싶군요. 

이렇게 생긴 틸러가 조종석 좌측 벽에 달려 있습니다. 마치 자동차 운전 하듯 자연스럽게 조향이 됩니다. 

틸러 덕에 택싱이 아주 부드럽고 편안 합니다. 

중간에 잠깐 씩 막힐 때 마다 적절하게 도움 주신 사장님과 조교분께 감사 드립니다. 

[SkyTeam™[이석호]]

즐거우셨다니 저도 즐겁네요
영상은 없었는데 다시보니 첨부도 되어 있네요 감사합니다.

[손갑철]

저도 김해 서클링을 한번 해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것보다는 비상 상황이
더 끌렸더랍니다.

[제비우스]

저도 다음에는 준비 좀 한 다음에 엔진.정지 상황 한번 연습해 보고 싶군요

[하늘평화]

자세한 체험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비우스 님.
코로나라 방문이 쉽지 않지만 김포에 국립항공박물관 747도 체험기 한 번 올려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거기는 전직 기장님이 근무하고 계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