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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별로 궁금하지 않겠지만 저는 87기 안단테 입니다.
어제 4시간 30분의 버스 이동과 오늘 10시간의 버스 이동 후 지쳐서 침대에 쓰러졌다가 잠이 안와서 또 한번 써봅니다.
현직 작가님이신지 번역가님이신지 유안님께서 댓글로 응원을 열심히 해주시다가 요즘 좀 뜸하여 글쓰는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뭐.. 별로 궁금하지 않겠지만 어제는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1박 후 오늘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로 왔습니다.
원래는 빌뉴스에서 좀 더 있으려고 했는데 리가에서 너무 별로라 빨리 폴란드로 오고 싶어서 그냥 와버렸답니다.
리가에서 별론데 빌뉴스는 무슨 상관이냐 하실 수도 있는데 뭐 그냥 제 기분이 그렇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우크라이나 페스티벌 후기와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오기 시작하니 '우크라이나에 갈껄. ' 이라는 약간의 후회도 됩니다.
아래 사진은 물사러 나갔다가 찍은 흔한 바르샤바의 야경입니다.
대충 찍었는데 멋지네요.
나름
엄
지
첰
!!!!
그럼...
시작!!
그 동안 너무 밀롱가만 다니느라 관광을 해보고 싶어졌다. 여행 5일만에 처음으로 관광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일반적인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동유럽 론리플래닛 한권 꼴랑 들고 왔을 뿐 관광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유명 관광지에 가면 워낙 귀찮게 하는 놈들도 많고 바가지도 싫고 기분 좋다가 나쁜일도 생기고 하니...
나는 그냥 풍경 좋은 시골에서 아무 생각없이 먼 곳 바라보고 멍하니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서유럽이나 이태리 같은 곳은 전혀 계획에도 없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 시간도 많이 남았으니 관광을 해보기로 했다.
여행 전부터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교민 A양과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이 날부터는 그녀가 시키는데로 움직였다.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상트는 북쪽의 베니스라 불리우며 다리가 접히기도 하고 여기저기 운하가 많으며 여름궁전이 그렇게 기가 막히게 멋지다 들었다.
바로 이런 모습?
그런데 숙소를 나가보니
다 얼어있었다 ㅋㅋㅋ
구글지도를 보기 위해 잠시 휴대폰을 꺼내면 손이 엄청 시려웠고 여름궁전의 매표소는 굳게 닫혀 있었다.
영하 -10 ~ 0 도 정도 였으니 당연하리라...
젠장ㅋㅋㅋㅋㅋ
완전 멋대가리도 없고ㅋㅋㅋ
여름궁전 보러 4키로나 걸었는데 헛탕치고 교회에 가보았다.
카톨릭 교회는 아니고 러시아 정교회인데 유럽에서 처음 들어가 본 교회는 정말 쩔었다.
뭔가 테트리스 성당이랑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모스크바에 있는 테트리스 성당을 본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엄청난 비수기인데도 당나라에서는 역시 100만 대군이 몰려왔다.
여행 좀 다녀보면 이들은 웃으면서 나에게 접근하여 사진을 함께 찍어주고 인상쓰며 돈을 요구하는 놈들이라는 눈치는 생긴다.
그래서 몰래 찍고 도망갔다.
찍튀~!!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 봤을 때는 정말 멋있고 근처 거리도 예술가들이 나와서 그림도 그리고 한다는데
추워서 개뿔.
유럽의 흔한 소매치기도 휴가중인가보다.
백팩을 자랑스럽게 매고 다니는데 한번도 안털려봤다.
저녁에는 한국인 여행객을 만나서 식사를 하고 나왔는데 대가리 빡빡밀고 대가리에 문신한 놈들 두놈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옐로우 어쩌고 하면서 온갖 조롱을 하였다.
아.. 이놈들이 말로만 듣던 스킨헤드구나. 엄청 쫄아서 근처 서점에 짱박혀 있다가 나왔다.
그 당시에는 너무 경황이 없어서 자세한 상황묘사는 생략한다.
같이 식사했던 친구는 쫄아서 다음 날 프라하로 도망갔고 나는 엘비라에게 메신저를 보내면서 붙들고 울었다.
엘비라는 나이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20대 처럼 보였는데 마치 누나 같았다. 러시아 여자들 장부처럼 당차고 생활력 강하다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엘비라, 나 방금 스킨헤드 만나서 겁나 쫄았어.
어머머. 다친 곳은 없니? 요즘에 워낙 정신병자 새끼들이 길바닥에 많아.
(mentalic sick people 라고 했는데 정신병자라 해석하는게 맞는지 마음이 병든 불쌍한 사람들이라 해석해야 하는지 아직도 햇갈린다. 나의 영어 클라스 ㅋㅋ)
그냥 조롱만 당했는데 쫄아서 밀롱가도 못가고 있어.
네가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다니는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어. 그리고 너무 의기 소침해 있지마. 너는 밀롱가에 가면 그들에게 신기한 외국인이고 이것은 엄청 재밌게 놀 수 있는 기회야. 빨리 택시 잡아타고 밀롱가로 ㄱㄱ해. 오늘 밀롱가 정보 줘봐.
WEDNESDAY, 8 march.
20:00 - 00:00
Milonga Graciosa at La Boca
DJ: Alexey Voytilov
Org.: La Boca
Entry fee: 9 eur.
Address: Kamennostrovky pr., 4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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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 01:00
Milonga at Mansarda
DJ: Olga Agapova
Org.: Mansarda, Platon Popovsky
Entry fee: 250 rub.
Address: Ligovsky pr.,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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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 23:00
Milonga at Tangomania
DJ: Natalia Belova
Org.: Tangomania, Julia Zueva
Entry fee: 200 rub.
Address: ul. Tchaykovskogo,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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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 23:00
Milonga Tradicional
DJ: Roman Varnicov
Org.: Caminito Dance Studio
Entry fee: 250 rub.
Address: Malaya Morskaya ul.,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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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 23:30
Milonga Mne Gusto
DJ: Asya Moiseeva
Org.: Tangomafia Argentine Tango
Entry fee: 250 rub., 400 rub. - couples.
Address: Konyushennaya pl., 2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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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 00:00
Milonga at Queer Tango Club
DJ: ?
Org.: Queer Tango Club
Entry fee: 200 rub.
Address: ul. Konstantina Zaslonova, 4.
오늘은 Mansarda로 가렴.
진짜로 누나 같았다.
그리하여 밀롱가로 갔다.
택시는 돈 아끼느라 안타고 지하철로... ㅋㅋ
대로변에서 있어서 찾기는 쉬웠다.
도착을 했는데 너무 일찍 갔는지 사람이 없었다. 1시간 정도 지나니 사람이 꽉 들어찼고 역시나 LOD는 엄청 빨리 돌았으며 역시나 남자들이 잘췄다.
그러니 엘비라가 추천해줬겠지.
밀롱가에서 특별한 헤프닝은 없었고 춤추기 바빠서 더 이상의 사진은 생략한다.
는 아니고 춤추느라 바빠서 사진 찍을 시간이 없었다.
이곳에서 특이한 점은 화이트 와인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입장료가 250루블이면 5천원인데..
공짜 와인이 맛있어서 이 날은 술에 취해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콜택시를 불러서 갔다.
혹시나 러시아어로 기사님한테 전화가 올까봐 쫄았는데 전화는 오지 않았고 내가 원하는 출발지에 정확히 도착했다.
어플로 택시를 부르면 기사와 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는 아니고 상세한 정보가 나온다.
이 날 엘비라의 위로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러시아 사람들 짱짱맨!!
아니 짱짱우먼!!
그리고 다음날은 에르미타주를 방문했다.
그곳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물론 안내 책자, 즉석에서의 인터넷 검색과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의 힘으로 재미있게 구경했지만 지금은 그 내용은 머리속에서 모조리 지워졌고 그저 엄청 멋있었다는 기억만 남아있으니
사진이라도....
소감은..
그냥 엄청났다.
미술품이 몇만점이라고 했는데 까먹었다. 하나 하나 자세히 다 보려면 죽을 때 까지 다 못본다고 하던데 워낙에 미술에 대해 관심이 없는 나는 4시간만에 다 봤다.
그래도 그림에는 소질이 있다 생각하며 그림 배운지 3주가 되었을 때 그린 그림을 첨부한다.
뭐..
역시나...
궁금하지 않으시겠지만 말이다.
코는 3주차 눈은 4주차로 기억한다.
헤헷..
엄지첰???
다시 러시아로 돌아와서 ㅋㅋㅋ
에르미타주를 본 후에는 정말로 다른 관광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첫 유럽에서의 관광이라 그런것은 분명 아니다. 정말 역사를 모르고 봐도 멋있었다.
다음 날은 아침 일찍 모스크바로 가야하기도 하고 너무 피곤해서 밀롱가는 하루 쉬기로 하였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오는데 너무 멋지게 생긴 교회가 있어서 무작정 들어가 봤는데 입장료가 없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ㅋㅋㅋ
이곳은 실제로 동네 사람들이 와서 기도를 하는 곳이었는데 입구에서 초를 사서 기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가족수에 맞춰서 초를 사서 사람들을 따라서 줄을 섰다.
신부님이 신자들에게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점점 내 차례가 되어가는데 뭔가가 자꾸 마음속에서 울컥 울컥 하면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촛불을 붙이려고 하는데 눈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서 붙이지 못하고 있으니 뒤에 계시던 할머니가 도와주셨다.
3개의 초에만 불을 붙였고 1개는 슬쩍 주머니에 넣었다.
내가 기도 할 차례가 되어서 앞에 나갔는데 눈물은 멈추지 않고 더 심해졌다. 신부님이 내게 가까이 오셔서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기도를 해주셨고 뒤에 계시던 할머니가 등을 두드려 주셨다.
그렇게 기도가 끝나고 (울기만 했지만) 교회를 떠나는데 문득 이번 여행의 계기에 대해서 잠시 생각을 해봤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그런일이 있었지...'
무교라 주장하는 나였지만 이후 여행에서는 걷다가 지칠 때 카페를 찾기보다는 교회(또는 성당. 이왕이면 카톨릭)를 찾았다. 잠시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기에 마음을 비워내기에 참 좋은 시간인것 같다.
끝!!!
스킨헤드 사건(곰곰히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 봐도 그냥 동네 양아치인걸로 생각됨)만 제외하면 특별한 사건이나 이벤트도 없었기에 사진만 많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상트는 이걸로 끝이고 다음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여행기는 마무리 하겠습니다.
첫댓글 가보고 싶네요 ^^ 잼있어요~
지금 폴란드 밀롱가에 왔는데 여자사람님들께는 폴란드 강추 합니다
러시아~엄지척! 수차례 올라갈법한 나라죠. 겨우 일주일 여행한 소감ㅋ
안단테님의 다음 여정도 기다릴께요 ~♡♡
상뜨는 날씨 좋을때가면 더 좋은데 말이죵. .. 운하타고 한바퀴돌아보면 완전 근사한 도시가 쌍뜨..
재미있는 후기 감사합니다.
미술실력도 엄청나십니다. ^^
저 ~~~ 액자를 보면서 머리 쳐 박고 계신 건??? 뭐에요?? 예술 작품인지? 아님 기도 장면인지?
사진을 참~ 잘 찍으세요.. 가 보고 싶게~
사람인줄 알았는데 마네킹이에요. 정교회에서는 저렇게 기도하더군요.
ㅎㅎㅎ 저도 사진 보자마자.. 물어봐야지. .햇는데.. 같은 생각을 하셨군요. ㅎㅎ 머리박고 있는 사람도 작품인거죠? 하고싶었... ㅋㅋㅋ
코 스케치는 단테 코? 스케일이 다른 나라...아름답고 웅장하네~ 실컷 울고 왔구나..잘했어.토닥토닥.
안단테님 화이팅! 감기조심 하공 멋쪄불어! ^^
아 글 진짜 재밌어요 빠져든다.. 이거 다 모아서 책내셔야할듯~ 진짜 사진도 다 멋지고.. 쵝오에요! ㅎㅎ
에이... 이런 글을 누가 책을 내주나요. 잘 봐주시니깐 그저 감사할뿐이죠.
그림실력 엄지 척!!!! (궁금히시진 않겠지만ㅋ)
다니샘 맞나요?
@안단테(부티87) 아닙니다~^^;;;
안단테후기 빠져듭니다 꿀잼^^
여행중 건강 유의하시오
다음 모스크바편도 기대합니당~~!!!^^ 근데 당나라 100만대군에서 빵터짐..ㅋㅋㅋ 안단테님 표현력 짱!
울 사무실에서도 빵 터짐
나도 네가 여행 무사히 잘하고 오길 기도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