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빵소
초원 위의 제빵소에는
오늘을 구워내는 한 사내가 있고
그 빵을 익숙하게 먹는 어제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새벽까지 눈물을 찔끔 흘렸던 여인이
기린처럼 앉아 빵을 뜯고 있는
파란 하늘과 자운영 꽃,
하얀 민들레와 잠자리의 비행
거기에 시간이라는 이스트 한 스푼을 넣으면
어제가 오늘로
오미자 맛으로 부풀어 오르는데요
딱딱한 어제가
부드러운 빵이 되어 오늘을 감싸고 있는데요
하루가 한 덩어리 빵이라면
겉과 속을 차별하지 않고
잘 음미하며 차근차근 다 먹었으면 합니다
남긴 빵은 내일의 오늘이 될 수 없으니까요
어서 저녁이 오기를 바라지 않고
낯설고 신중하게
빵을 먹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제는 오늘을 위한 징검다리였고
지금을 지극히 사랑하여 풀처럼 일어서는 사람들
지구를 돌리듯 빵을 구워내는 한 사내가 있고
아침이면 눈물을 닦고
부푼 가슴으로 푸른 빵을 먹는 여인이 있습니다
카페 게시글
습작-시(숙제)
오늘 제빵소
山水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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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8 12:2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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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빵소 문을 닫아야하는
이 시간 마치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시를 읽습니다
하루라는 시간과 빵!
내가 먹고 뜯어야할 빵들 중에는 분명 이스트 한 스푼 넣어 부풀어 오르는 장미도 있습니다
이제 나의 제빵소 문을 닫으려합니다
하루가 만족스럽습니다.
굿바이~
샛별같은 유추가 예지의 시를 만드셨습니다
감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