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헨리 주석성서 히브리서 그리스도의 제사장직(1)(히 9:8-14)
위의 구절에서 바울은 장막에 대한 규례들과 율법의 경륜을 통해 성령께서 우리에게 깨우치시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해 준다. 구약성서는 하나님의 영감에 의해 주어진 것이다. 즉 구약은 성령께서 구술하시는 대로 구약의 거룩한 사람들이 말하거나 거룩한 금인 것이다. 이 구약의 기록은 대단한 유용성과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먼저 받은 옛날 사람은 물론이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레위인의 율법 제도를 읽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성령께서 이것들을 통하여 무엇을 상징하였고 또 그들에게 알리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배워야 할 것이다. 본문에서 성령께서 자기 백성들에게 보여주시고 확신을 주시고자 한 것들이 무엇인가가 몇 가지로 기록되어 있다.
Ⅰ. 이러한 제도를 통하여 성령이 보여 주시는 것은 첫 장막이 그대로 있는 동안에는 지송소로 들어가는 길이 오직 열려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8절). 이것이 성령께서 구약의 유형들을 위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려는 한 가지 교훈이다. 구약 시대에는 신약 시대에 비하여 하늘나라에 이르는 길이 분명하지도 않았고 또 그리로 들어가기도 좀처럼 쉽지도 않았다. 이제 신약 시대에서는 불멸의 길이 밝히 나타났다는 것은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의 영예요 또한 이 신약 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축복이 되는 것이다. 구약의 시대에는 신약 시대처럼 그렇게 하나님께로 자유롭게 나아갈 수 없었다. 지금은 하나님께서 문을 활짝 열어 놓으셨다. 또한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다고 할지라도 그들이 다 충분하게 들어갈 수 있는 방들을 그는 또한 준비해 놓으셨다.
Ⅱ. 이러한 제도들을 통하여 성령이 보여 주시고자 한 두 번째 것은 이 장막은 장차 있게 될 것의 비유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9절). 구약의 섭리는 어둠의 섭리였으며 기간이 짧은 것이었다. 그것은 다만 그리스도와 복음을 통해 실현될 것들의 유형을 잠시도안 보여 주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었다. 즉 그것들은 때가 되면 자신의 광채로 인해 스스로 모습을 나타내겠고 또 그의 나타남으로 모든 어두운 것들을 물러가게 할 장차 올 것의 형상에 불과하였다. 다른 말로 그것들은 태양이 떠오르기 전의 별들과 같은 것이었다.
Ⅲ. 이러한 제도들을 통해 성령이 보여 주시고자 한 세 번째 것은 구약의 제단에 드려지는 희생제물과 봉헌물이 드리는 자의 양심까지 온전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제물들은 죄로 인하여 못쓰게 되고 더러워지는 것을 사람들로 피할 수 없게 하며 또 죄의 지배를 벗어나지도 못하게 한다. 또 이러한 제물들은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공포를 벗어나게 해 주지도 못한다. 이러한 제물들은 그 제물을 드리는 자의 빚을 탕감해 주지 못하며 그의 의욕을 제거시켜 주지도 못한다. 인간이 온 생애를 통하여 계속 여러 가지의 제사를 드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이 제사들을 통하여 마음의 평정을 얻거나 양심의 깨끗함을 얻을 수는 없다. 이 제사를 드리는 자들은 제사를 안 드리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세상적인 형벌로부터는 구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과 같이 지옥으로부터 완전히 구원받을 수는 없다.
Ⅳ. 성령께서는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구약의 외적이며 육적인 규례에 지나지 않음을 가르쳐 주신다(10절). 구약의 불완전함이 세 가지로 지적되고 있다.
1. 그 속성 자체가 불완전하다. 구약의 규례는 다만 외적이며 육적인 고기와 음식과 여러 가지 씻는 것만을 규제한다. 이 모든 것은 육신의 일들로 별 유익이 없다. 이런 것들은 육신을 정결케 하여 줄 뿐이다.
2. 이러한 구약의 규례는 지키든 안지키든 무관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규례를 안지킬 때는 이 세상에서의 무거운 형벌이 주어진다는 것이 경고되었다. 이같이 이 구약의 규례가 힘겨웠던 것은 그 지키는 사람들로 약속된 자손을 바라고 사모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3. 구약의 규례는 영원히 지켜지기 위해 수립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다만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즉 그들에게 약속되었던 더 좋은 것들이 그들에게 실현될 때까지만 지속되어야 할 것이었다. 복음의 시대는 새로운 개혁의 시대이다. 이 시대는 알려질 필요가 있는 모든 것들이 더 밝게 나타나며 모두에게 선한 뜻을 품고 아무에게도 악한 마음을 품지 않게 할 더 큰사랑이 우리에게 나타나며 또한 우리의 영혼과 언어에 좀더 큰 자유가 주어지며 복음의 규례를 따른 더욱 거룩한 삶이 실현되는 시대인 것이다. 우리는 율법의 시대에 지내던 사람들보다 복음의 시대 아래 더 큰 유익을 얻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좀더 나아져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더욱 나빠지게 될 것이다. 복음에 입각한 삶이야말로 최상의 생이다. 복음에 입각해서 사는 삶에는 천박하거나 어리석거나 헛되거나 가혹한 것이 개재될 수 없는 것이다.
Ⅴ. 성령은 이를 통하여 우리에게 우리가 이러한 유형들을 원형이신 그리스도에게 적용시키지 않는다면 결코 이러한 유형들을 바르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신다. 우리가 유형들을 원형에 적용시키게 될 때 원형이 유형들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바로 저자는 이러한 목적으로 구약의 유형들을 상술한 것이다. 그리고 바울은 그리스도가 오셨다는 것과 예수가 바로 그리스도라는 것을 믿는 사람들에게 편지하면서, 그는 그의 서신을 통해 그리스도가 모든 율법에 대제사장들보다 무한하게 높으심을 전하고자 하였다(11,12절). 그는 다음과 같이 이 사실에 대하여 완벽하게 진술하고 있다.
1. 그리스도가 모든 대제사장들보다 무한하게 높으신 것은 "그리스도는 장래에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신 분" 이시기 때문이다. 본문의 말씀은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로 볼 수 있겠다.
(1) "좋은 일"이란 구약 시대에 오리라고 하였었고 이제 신약 시대에 도래한 모든 좋은 것들을 말한다고 볼 수 있겠다. 구약의 성도들도 구약의 섭리 아래서 여러 가지 영적이고 영원한 축복들을 누렸는데 이러한 축복들을 그들이 믿고 있었던 장차 오실 메시야에 의해 미리 주어진 것들이었다. 구약은 장차 올 것의 그림자를 보여 주었을 뿐이다. 그러나 신약은 구약에서 부분적으로 맛보고 또 오리라고 한 모든 것들이 성취된 시기인 것이다.
(2) "좋은 일"이란 기독교 시대 말기에 올 것들을 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기독교 말기에 이루어질 것들에 대한 여러 가지 예언과 약속들이 말씀되고 있는데 "좋은 일"이란 이러한 것들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 모든 일들의 성취 여부는 오직 그리스도와 그의 제사장 직분에 달려 있는 것이고 또 그에 의하여 성취될 것이다.
(3) "좋은 일"이란 하늘나라에서 이루어질 좋은 것들을 가리킨다고 볼 수도 있다. 그때가 되면 신약과 구약은 다같이 온전히 성취된 것이다. 복음의 시대가 은혜의 시대라고 한다면, 하늘나라는 영광의 시대인 것이다. 또 구약이 신약에 의해서 성취된 것 이상으로 신약의 약속은 하늘나라에 이루어질 것이다. 과거에 있었거나 현재 존재하거나 장차 다가올 모든 좋은 것들을 그리스도의 대제사장 직분에 근거한 것이고 또 거기에서 넘쳐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2. 그리스도가 모든 제사장들보다 무한히 높으신 것은 그리스도는 "손으로 짓지 아니할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 장막으로 말미암아"(11절) 대제사장이 되셨기 때문이다. 즉 그가 섬긴 장막은 이 세상의 장막이 아니라 그의 몸 곧 성령이 복된 처녀에게 임하시므로 수태된 인성이 바로 그가 섬기신 장막이었다. 이 장막은 지구상의 모든 구조물 즉 심지어는 성막보다도 무한히 뛰어난 새로운 건물이며 또 새로운 구조의 장막인 것이다.
3. 그리스도가 다른 대제사장들보다 무한히 높으신 것은 우리의 대제사장이신 그가 저희 대제사장들처럼 황소나 염소의 피를 가지고 지성소로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보혈을 가지고 하늘나라로 올라가셨기 때문이었다. 대제사장들이 가지고 소와 염소의 피는 그의 피를 상징한 것으로써 그의 피는 항소와 염소의 피보다 무한히 귀중한 것이다.
4. 그리스도가 다른 대제사장들보다 높으신 또다른 이유는 그가 일년에 한번씩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에 단 한번 들어가시므로 1년 유효의 죄사유를 얻어내신 것이 아니라 영원한 구원을 이루셨고 이로써 매년 지성소에 들어가는 일을 폐하셨기 때문이었다. 다른 제사장들이 1년에 한번씩 지성소에 들어가야 했다는 것은 그 제사직의 불완전성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그것은 다만 장차 있을 그리스도의 승천의 유형으로 일년간의 죄 사유만을 획득한데 불과한 것이었다. 이러한 구역의 제사제도에는 그러한 제도가 유형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또 그것들이 원형과 비슷한 점을 지니고 있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이미 있었다. 이같이 구약의 제도가 유형에 불과하여 원형이 지니고 있는 것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못하다면 그것들은 결코 원형이신 그리스도에 대적할 수는 없는 것이다.
5. 또한 성령은 구약의 희생 제물의 피가 지니는 효능이 어떤 것이고 그 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 주었다. 이를 통해 성령은 그리스도가 흘린 피의 능력이 보다 큰 능력이라는 것을 나타내주었다.
(1) 율법에 의한 희생 제물의 피의 효능은 육체를 정결케 하는 것에 불과하였다(13절). 제물의 피는 외적 인간을 제의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불결을 면케 해 주고 또한 이 세상에서의 처벌을 면케 해주는 효능은 있었다. 그것은 이 세상적인 몇 가지 특권의 자격을 부여해 주는데 불과한 것이었다.
(2) 성령은 이에 비해 그리스도의 피의 능력은 더욱 큼을 바르게 지시하셨다(14절). 그러므로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으로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못하겠느뇨"라고 하였다. 이제 다음을 생각해 보자.
① 그리스도의 피가 그처럼 위대한 능력을 지니게 된 이유 첫째,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에게 자신의 몸을 바친 때문이었다. 그리스도는 자기의 인성을 그의 신성의 제단에 비치셨다. 그는 홀로 제사장과 제단과 희생물이 삼중 역할을 하셨다. 그의 신성이 제단과 제사장의 역할을 그의 인성이 희생물의 역할을 담당하셨다. 이제 이러한 제사장과 제단과 희생 제물은 하나님과 인간을 화해시키게 충족한 것이었다. 둘째, 그것은 그리스도가 영원한 성령을 통해 하나님께 자신을 드렸기 때문이었다. 그리스도의 인성은 그의 신성에 의하여 지지를 받으셨을 뿐 아니라, 성령에 의해 지지를 받으셨다. 이 성령께서는 그리스도께서 복종에 의해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일을 무한히 도와주셨다. 셋째,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흠없이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셨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의 본성에 있어서나 생애에 있어서 조그마한 죄도 없으셨다. 이러한 사실은 흠없는 것을 요구하는 제사법에 아주 일치하는 것이었다.
② 그러면 그리스도가 피의 효능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 그리스도의 피의 효능은 매우 크다. 그 피의 효능이 큰 이유는 첫째, 그의 피는 죽음에 이르는 행실로부터 양심을 깨끗이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피는 죄로 오염된 영혼과 양심에까지 침투한다. 이 죄란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영혼이 죽어 있으므로 죄가 비롯되며 또 죄의 결과는 영원한 죽음을 가져오는 것이다. 사체를 만지는 것이 율법적으로 불결한 것이듯이 죄와 관계를 갖는 것은 사람을 불결케 하는데 영혼까지 불결하게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피는 죄를 깨끗이 하는 능력이 있다. 둘째, 그리스도의 흘린 피가 우리로 하나님께 봉사하는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의 피는 하나님과 죄인 사이를 가로막는 죄를 없애 줄뿐만 아니라, 성령의 은혜스러운 영향을 통하여 영혼을 거룩하게 하고 재생시킨다.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대가로 지불하사 우리의 영혼을 거룩케 하고 재생시키신 것은 우리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생생한 방법으로 섬기게 하시기 위해서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