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팍, 아래위로 아푼데가 많아서 잔잔하게 글 쓸 기분이 나질않아.
그래도 남는게 시간이라서 오늘 하루를 신고 한다는 심정으로 일기 글 하나는 써야지.
어제 산 속에 있는 아주 낯 선 다섯 평짜리 통막을 빌려 쉬러가서 자다가 깼다.
그런데 내가 장님이 된 듯 너무 깜깜하게 아무것도 안 보였다.
혹시 꿈인가?
손을 마주 때려 보니까 손뼉 소리는 들리고
그런데도 내 손은 안 보인다.
이거 2단 짜리 입체 꿈인가?
코를 세게 비틀어. 하.. 꿈은 아닌데.
찔꿈 눈물이 나려고 해.
빈 항아리 같은 목소리가 구슬프게 저절로 나오네.
‘내가 여자의 입술을 손으로 더듬어서 빨어야만하는 장님이 되었나 봅니다.’
엉금엉금 통나무 침상에서 내려와 신발을 찾아야겠다.
엎드려 기어서 거북이로 가는데 꽝, 머리에서 쇳소리가 들린다. 아프다.
만져보니 무쇠로 만든 화덕 난로를 박았다.
그런데 묵직한 난로 쇳덩이가 조금 땃뚯하다.
내 머리가 얼마나 세게 박았는지 무쇠난로가 흔들려서
무너진 잿속에 숨어 있는 빨간 불씨가 장작 넣는 문을 통 해 보인다.
오. 내가 장님이 된 게 아니라 기상청 자체가 깜깜했던 거였구나.
내가 아무리 도시촌놈이라지만
별빛 조차도 들지 않는 산속의 밤이 이다지도 깜깜한건지 처음 알았네.
석유등을 찾아 심지에 불을 댕겨서 일단 빛을 만들어야겠다.
석유 등 있는 탁상을 찾으려고 기어서 뒤빠꾸를 하는데
꽝하고 이번엔 어떤 모서리에다 내 똥꾸를 박았다.
또 아프다. 비스듬히 누워서 마구 문질러 본다.
이럴 때 누가 문질러 주면 좋은데...
삶방의 누님들을 한 분 한 분 생각해 보았는데
전화번호를 몰라서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어제 그랬다.
공황장애의 최대약점이 공포심인데
어제 내가 어두움을 두려워 했던 것으로 봐서
회사일이 아무리 걱정 된다고 해도
내가 병원 생활을 좀 더 해야할 것 같다.
첫댓글 난로에 머리 박으시고, 모서리에 꼬리뼈 박으시고
짙은 어둠 속에서 도깨비별이 두 번 번쩍 하셨겠네요.
꼬리뼈 박으면 마아~~이 아파요.
어쩔꺼나요, 부위가 부위니 만큼 누가 호오~~ 해드릴 수도 없고요 ㅠㅠ ^^
오늘이 음력 섣달 초사흘, 도불님 계신 곳은 초이틀?
산중에서 어둠이 짙을 때입니다.
저는 도시에서 나고 자랄 땐 가로등이 밝혀주는 밤의 연속이라서 달빛의 위력을 모르다가
첫 발령 받은 농촌 마을에서, 가로등 없는 그믐 무렵의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짙은 어둠에 놀랐고
보름 뒤 만월이 둥실 뜬 밤, 아 달빛이 조명 역할도 확실히 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에 '유레카'를 외쳤었어요. ^^
어서 다친 곳 나으시고 오늘도 좋은 날 되시어요.
크게 다친데는 없어요. 잠시 아팟을 뿐이었고 처음 겪었던 짙은 어둠이 멘탈을 혼란스럽게 해서 당황한거 뿐입니다. 덕분에 상태도 많이 허전되고 있는거 같아요.
다들 보셨을겁니다
영화 뻐꾸기 "둥지 위를 날다"
행동에 대한 통제가 극악무도할 정도지요
물론 도둥이 님이야 심각한 증세는 아닌지라 그정도의 통제는 불필요 하리라 여겨집니다
국립과 사립간의 처우가 유별한지는 모르겠으나...
모임 참석도 가능하시고 산중 깨달음을 북돋을수 있는삼림속 통나무집 기거도 가능하고... 그정도의 여건 이라면 크루즈선 타고 남극 팽귄 보고 오심이 심신을 추스리는데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그냥 제생각 입니다
과정이야 어떻든 빠른 쾌유 바랍니다~^
제가 머무르는 요양호텔은 완전 자유입니다.
진료 시간만 지켜주면 되고요. 미리 의사와 상담하면 며칠 짧게하는 여행도 정해주는 시간내에 할 수 있답니다. 크루즈 여행은 아마 허락을 안해 줄거 같네요.
오늘의 아픔은
내일의 희망일 수 있습니다.
모쪼록
도깨비불의 신묘함으로
건강한 모습 되찾으시기 바랍니다.
오. 맞아요. 오늘의 힘든 경험은 더 긴 앞날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에공
그동안 바람둥이로 사느라
철도 덜든 사람이 거기는 왜 갔대요
쯔쯔
얼른 호텔로 가세욧
진짜 동감
너무 웃다가 눈물까지 납니다.
거긴 왜가서 머리 깨지고 똥고 찢어지고...ㅎㅎㅎ
그래서 닉이 도깨비군요.
여기는 정말 재미있는 분이 많으십니다.
거기는 제가 가려고 생각해낸게 아니고요.
의사가 추천해줘서 약병 싸 들고 갔던거에요.
그런데 아직은 제가 많이 헤깔리는 상태인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의사의 시도였나?.. 하는 생각도 드네…
@시니 시니님에게 작으나마 웃음을 주는 보람둥이가 되어 볼께요.
한겨울 산림욕장에 가셨나 봅니다
편안한 휴식 취하고
일상으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
네. ㅋㅋ
의사가 보내줘서 갔다가 밤에 너무 깜깜해서 싫었습니다.
먹을건 잔뜩 사가셨나요?
내 생각엔 그런곳에 있음 공황장애가
대공황장애로 바뀔거 같아요
저는 철저한 도시형 남자거등요
빠른 회복하세요^^
먹을건 소세지, 토마토, 양파, 감자, 빵 그리고 간식 좀 사 갔지요. 소세지. 토마토. 양파. 감자를 조그맣게 썰어 화덕에 올린 후라이팬 볶고 빵을 찍어 먹었습니다. 저도 깜깜한건 싫더라고요.
쩝, 박고 찔려도 꼭 하필 머리와 꼬리라니
신체 중 젤로 중요한 거시긴데
머리와 꼬리 고장나면 중간 것은 암만해도
소용 읎어 닭 가슴살처럼 퍽퍽하니 쓰잘데 없지
아픈 것은 언젠가 나으리란 희망이라도 있지
고장 난 건 신품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 바에야
평생 고질이여 말은 이리 해도 우째 내 마음이
살짝 아프네
깨비씨~ 항시 앞 뒤는 구별한 후
살포시 움직이시요 잉
운선누님이면 엉덩이라도 호호 불어줄거 같았습니당. ㅋㅋㅋ 보통 6개월은 되어야 완쾌한데요. 이제 두어달째인데 제가 회사일 때문에 자꾸 안달이 나서 문제이고. 그래요.
요양호텔이 산속에 있는데
낭만적입니다. 저런 산속에서 살고싶은 게 내 로망인데
현실은 콘크리트숲인 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콘크리트 아파트가 훨씬 좋습니다. 로망에서 끝내시길요.
하필이면 도불님이 갔던 날 정전이 됩니까?
의사가 보냈다먼
치료 확인 과정일까 싶기도 하고.
별빛달빛 뿐인 산속 시골은 그럴 땐 암흑 맞습니다. 누구나 무서워요.
참 다양한 글 주제라 읽는 우리는 재미납니다.
정전이 아니고 그 자체에 전기가 없더라고요.
태양광 조차도 없이, 충분히 제공된 장작난로 피우고 등불 밝히고 본인이 생존하는 방식. 그냥 자연 그대로라서 더 좋던데 내 상태의 여건이 조금 따라주지 못했던게 너무나 아쉽습니다. 언제 리진님 저하고 체험해 보십시다. ㅋㅋㅋ 둥이가 또 멘트를… ㅋ
소설 속으로 빠져드는듯 ~~
소설작가 하셔도 될듯합니다
공포감도 느껴지면서 웃기기도 했어요 ㅎ
글솜씨가 대단하셔요
얼른 건강회복하셔서 산속 탈출 원상복귀하시길 바랍니다
하…참, 난감하네요. 저는 아무것도 아니어요.
그냥 하루하루 사는데 복잡하기만하고요.
여기서 모르는 분들이지만 늘 모든걸 받아주고 이해 해 주시는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오는, 진짜로 소소한 인간입니다.
가끔 잠에서 깨면 이곳은 어딘지 내가 왜 여기에 와 있는지 어리둥절할때가 있습니다
출근을 해야 하는데 보니 한낮이고 늦었다 생각하면 새벽이고
이럴때는 나름 대비를 해놓은게 잇어요
절대 급하게 일어나지 말자 그리고 화장실서 볼일볼때 기둥을 잡고 볼일을 보자
넘어지면 끝이다 화장실에서 안전사고로 다치는 분들이 많은건사실
도깨비님의 머리와 꼬랑지 뼈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네. ㅋㅋㅋ 감사합니다.
시니님 글 읽고
찾아왔네요
굿모닝입니다 ㅎ
넘 웃겨서
빵 떠졌습니다ㅎ
많이 아프셨을
중요부위 머리 와 꼬리뼈~~~를
생각하면
웃으면 안되는데~~ㅎㅎ
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 합니다 ~!
도깨비불님
나중에 다 나으면 다시 가보세요
저는 생각만해도 엄청 재미있을거 같거든요
아주 좋아요
그런데 위에 통나무 집은 미국인가요 요양호텔이라는 곳이 진짜 있나요 궁금하네요 어디서 빌려주나요 정부가 운영하나요 알고 싶어요 건강하세요 공황장애를 가볍게 보았는데 그게 아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