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영역별 1% 만점자와 쉬운 수능을 목표로 출제했지만, 언어(만점자 2.15%)는 쉽고, 수리(만점자 가형 0.12%, 나형 0.30%)와 외국어(만점자 0.27%)는 어렵게 출제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오는 11월 수능의 예고편으로 실제 수능이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그 이유는 EBS 연계 출제, 쉬운 수능, 수능 마무리 학습 등 ‘2013 수능’을 바라보는 출제진과 수험생의 입장이 조금 다르다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EBS 연계에 있어 출제진은 문항 해결에 필요한 기본 개념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문제 풀이의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학습할 것을 원하지만, 실제로 수험생은 연계 교재의 문제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학습보다는 ‘다양한 변형 문제 풀이’, ‘연계 교재 문제 또는 지문 외우기’, ‘실전 예상 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출제자의 의도와 수험생의 학습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쉬운 문제를 출제해도 쉽게 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수능시험에서 난이도 목표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대비하는 수험생은 고득점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
따라서 이제 남은 기간 동안 출제진의 의도에 맞춰 EBS 연계 마무리 학습을 어떻게 하느냐가 최종 수능 등급을 결정하고 목표 대학 진학 가능 여부를 결정짓는 열쇠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더 많은 시간을 연계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하겠지만, 무조건 많은 양의 문제를 푼다고 해서 등급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EBS 연계 출제 유형에 대비해 자신의 학습 방법을 점검하고 학습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다.
▣ 언수외 EBS 연계 출제 유형과 대비 전략
▶ 언어 영역
유형 1. 지문의 핵심 제재 및 논지를 활용
- EBS 교재와의 연계 강화 방침에 따라 EBS 교재에 수록된 비문학 제재의 지문을 거의 유사한 형태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EBS 교재의 비문학 제재 지문에서 다룬 핵심 제재를 활용하여 지문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연계하는 경향이 높다.
또한 비문학 분야 특정 제재 지문에서 다룬 핵심 제재 및 논지를 다른 제재의 지문(듣기의 경우 듣기 대본)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EBS 교재의 비문학 제재를 공부할 때는 지문에서 설명한 내용의 핵심 개념 및 원리, 논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방향으로 공부해야 할 것이다.
- 최근 EBS 교재의 비문학 제재 지문에서 사용한 사진이나 그림 자료를 모의평가나 수능의 지문, 문제, <보기> 자료에서 그대로 활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EBS 교재에 제시된 그림이나 사진 자료도 지문의 논지와 연계하여 분석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형 2. 지문(작품) 활용
- 문학 제재 중 산문 문학(현대 소설, 고전 소설, 희곡, 시나리오, 수필) 작품의 경우는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지문의 일부(1/3 혹은 1/2 정도) 장면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의 내용과 유사한 장면을 지문으로 활용하기도 하며,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의 다른 장면을 활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EBS 교재에 수록된 산문 문학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 목록을 정리하여 작품 전체의 줄거리, 개괄적인 사건 전개 양상, 주요 등장인물들의 관계 양상 등을 개괄적으로 학습해 둔다면, 어떤 작품의 어느 부분이 출제되더라도 내용 이해 및 문제 풀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운문 문학(현대시, 고전 시가) 작품의 경우는 길이가 비교적 짧은 편이기 때문에 작품 전문이 그대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EBS 교재에 수록된 운문 문학 작품의 경우에는 문학 교과서나 참고서를 바탕으로 시적 화자의 처지(상황)․태도․정서, 시상 전개 양상, 시적 의미, 세부적인 표현 요소 등과 관련된 사항까지 심층적으로 공부해 두어야 할 것이다.
유형 3. 문항 아이디어 활용
- EBS 교재에 수록된 문제들 중, 새로운 문제 형식, 도식화된 형식, 복합적인 사고력이 필요한 형식 등과 같이 유형이 참신하다고 생각되는 문항의 경우 그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출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EBS 교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참신한 형식으로 문제를 구성한 유형에 대해서는 제시된 자료 형식까지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쓰기 문제, 어휘․어법 관련 문제, 언어 제재에서 출제되는 문제의 경우 EBS 교재에서 다룬 문항의 아이디어가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EBS 교재의 쓰기 문제, 어휘․어법 관련 문제, 언어 제재의 지문 내용이나 문제 등을 공부할 때에는 문제 유형에 따른 접근 방식도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 수리 영역
유형 1. 숫자 ․ 식을 변형하여 연계
- EBS 교재와 문제 상황이 유사하고, 풀이 과정에서 적용되는 개념 및 원리가 유사하게 응용되는 연계 출제 비율이 가장 높은 유형으로, 금년 6월 모의평가에서는 ‘가’형과 ‘나’형 각각 10문항과 12문항, 9월 모의평가에서는 ‘가’형과 ‘나’형 각각 2문항과 5문항이 연계되어 출제되었다.
이와 같은 연계 출제 유형의 문제들 다수가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한 이해 문제들로 숫자와 식이 변형되어 출제되었다 하더라도 문제에서 묻고 있는 개념과 원리가 비슷하여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항들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EBS 교재뿐 아니라 교과서 등을 통해서 중요한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학습하여 숫자나 식이 변형되어도 풀 수 있도록 대비하자.
유형 2. 질문이나 조건을 축소, 확대, 변형하여 연계
- 문제의 질문이나 조건을 축소․확대하여 변형한 유형으로, 금년 6월 모의평가에서 ‘가’형과 ‘나’형 각각 4문항과 7문항, 9월 모의평가에서 ‘가’형과 ‘나’형 각각 7문항과 7문항이 연계되어 출제되었다.
특히, 6월 모의평가 ‘나’형에서 합답형(<보기>중에 맞는 것을 고르는) 문제를 이해 문제로 변형한 문제가 1문항, 9월 모의평가 ‘가나형’ 공통문항에서 이해 문제를 합답형 문제로, ‘가’형에서 이해 문제를 합답형 문제로, 합답형 문제의 <보기> 내용을 확장 변형한 문제가 2문항 출제되었다. 이는 이해 문제와 합답형 문항은 서로 변형하여 출제될 수 있다.
따라서 문제를 풀 때 사용되는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여 다양한 문제 형태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합답형 문제의 경우 ㄱ, ㄴ, ㄷ에서 순차적으로 무엇을 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이해 문제로 형태가 변형되어도 풀 수 있도록 대비하자.
유형 3. 그래프를 인용, 변형하여 연계
- EBS 교재에서 주어진 그림이나 그래프를 일부 변형하거나, 문제 상황을 유사하게 응용한 유형으로 금년 6월 모의평가에서 ‘가’형과 ‘나’형 각각 3문항과 1문항, 9월 모의평가에서 ‘가’형과 ‘나’형 각각 6문항과 3문항이 연계되어 출제되었다. 그래프나 그림이 연계된 문항은 시각적인 효과 때문에 체감 연계율이 높은 문항이므로 EBS 교재에 제시되어 있는 그래프 등이 포함된 문항을 출제 의도와 함께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문제를 푸는 데에만 집중하지 말고 풀이과정을 이해하고, 그림이나 그래프 해석을 중심으로 학습해야 유사한 문제 상황이 출제되었을 때, 풀어낼 수 있다.
▶ 외국어(영어) 영역
유형 1. 지문 활용
- EBS 교재의 지문을 활용하여 문항의 유형을 변형하는 형태로, 외국어(영어) 영역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EBS 교재 연계 출제 방식이다.
- 지문을 거의 그대로 활용하지만 문제 유형이 대부분 변형되기 때문에 문제 자체보다는 지문 분석에 중점을 두고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문을 읽을 때 항상 글의 주제를 먼저 파악하는 습관을 들이면 실전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형 2. 개념 및 원리 활용
- 소재를 활용하여 대화[지문]을 재구성하거나 지문을 활용하여 어휘ㆍ어법 문제로 변형하는 형태로, 다른 연계 방식에 비해 체감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 소재만 활용한 경우 대화[지문]의 세부 내용이나 전개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접해 본 소재를 다루고 있다면 분명 듣거나 읽는 것이 수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동일한 지문을 활용하지만 어휘ㆍ어법 문제로 문제 유형이 변형된 경우 지문을 깊이 있게 공부하지 않았다면 전혀 다른 문제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기출 항목들을 중심으로 어휘ㆍ어법의 개념을 완벽하게 정리한 후, EBS 교재의 지문에 직접 적용해보는 학습을 꾸준히 해 두면 좋을 것이다.
유형 3. 자료[그림, 도표] 활용
- 자료를 거의 그대로 활용하여 대화[지문]의 내용을 재구성하는 형태로, 문제의 유형은 바뀌지 않는다. 최근 수능에 출제되는 그림과 도표 문제가 모두 이러한 연계 방식을 활용하여 출제되고 있다.
- 자료를 활용한 EBS 연계 방식은 대화[지문]의 내용은 상당 부분 변형되나 그림이나 도표의 내용이 거의 동일하고 문제 유형이 바뀌지 않으므로 자료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고 학습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