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년(2001·2002년) 연속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하며 아프리카 축구 최정상 자리에 군림하고 있는 카메룬. 카메룬이 내뿜는 매서운 열대바람의 중심에는 아프리카 최고의 골게터로 추앙받는 패트릭 음보마(32·선덜랜드)가 있다.
음보마는 지난해 6월18일 리비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후 3게임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아프리카지역 월드컵 예선에서 6골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카메룬의 5번째 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끌었다.이는 아프리카 국가 중 최다 본선출전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 때문에 음보마는 2000년 아프리카 대륙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70년 카메룬 두알라에서 태어난 음보마는 3세 때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축구유학을 시작했다.92년 19세의 나이로 프랑스 1부리그 FC샤토루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음보마는 96년에는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로 건너가 2년 연속 득점왕(97∼98년)을 차지했다.98년 이탈리아 세리에A 카그리아리(현재 세리에B)로 이적한 음보마는 지난 2월 파르마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로 이적하기 전까지 세리에A에서 4년간 활약하며 20골을 기록했다.
음보마는 또한 90년 카메룬의 월드컵 8강진출 신화의 주역으로도 손꼽힌다.카메룬이 90년 월드컵 개막전에서 축구신동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끈 아르헨티나를 꺾고 아프리카팀 최초로 8강에 오른 사건은 월드컵사의 한 페이지를 당당히 장식하고 있다.12년 만에 또다시 월드컵 8강신화 도전에 나선 그의 나이도 어느덧 32살.185㎝의 큰 키에 빠른 스피드와 탄력까지 겸비한 음보마는 동물적인 위치선정에 이은 강력한 왼발슈팅과 통렬한 헤딩슛이 트레이드 마크. 볼을 잡고 골문으로 돌진할 때의 모습은 마치 초원을 질주하는 흑표범을 떠올리게 한다. 카메룬이 2002한·일월드컵에서 노리는 ‘8강신화’ 재창출의 희망은 음보마의 왼발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