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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칸 스타일의 아름다운 타일 계단
호텔에서 불러준 '페스 공식 가이드 무스타파'에게 내가 주문한 것은 두 가지였다.
1. 가족과 지인을 위한 가죽제품 선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안내해줄 것.
2. 구입한 선물을 한국으로 특송시킬 수 있도록 협조할 것.
어떻게 보면 약간 이상한 주문같은데, 나에게는 무척 중요한 일들이었다. 반드시 모로코를 기억할 수 있는 물건을 구입하고 싶었다. 그러나 역시 저가항공의 중량제한으로 인해 선물 구입에 막대한 심리적인 지장이 있었다. 그래서 구입한 선물은 국제화물특송을 이용해서 한국으로 부치기를 원했다.
페스 공식 가이드 '무스타파'님의 모습
그런데 쇼핑은 조금 엉뚱한 데서부터 이루어졌다. 무스타파가 기대하지도 않은 카페트 가게에 나를 데려간 것이다.
카페트 상점의 매니저로부터 모로칸 건축물의 위대함(여름철에는 돌에서 찬 기운이 나와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모두 2층으로 이동하여 따뜻하고 등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도 나는 '과연 이 카페트를 사야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아, 정말 뜻하지 않은 지출인데..
카페트 상점은 정통 아랍 방식의 무늬가 살아있는 정말 고급 주택을 개조하여 만들어졌다.
사실 나는 몇 해 전 터키에서 카페트를 구입해 본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카페트 구입하는데에 있어 세 가지의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첫째, 중량이 무겁다. 배낭 여행자는 구입이 곤란할 지경이며 또한 가방에 여유 공간이 없다면 수납에도 곤란을 겪게 된다.
둘째, 가격 흥정 과정이 힘들다. 대부분의 명 카페트 산지는 아랍권 지역인데 이곳의 특징은 가격 정찰제가 아니라는 점으로서, 좋은 가격에 카페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에 걸쳐 전략적인 흥정을 해야만 한다.
세째, 환불 교환이 불가능하다. 저런 힘든 과정을 겪으며 우여곡절 끝에 공수해 온 카페트가 가족 및 관계자로부터 혹평을 받는 경우 정말 대처하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상당한 리스크를 지고 구입을 하여야 하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귀속이 된다...
하지만 견물생심이라고 처음에는 보는 둥 마는 둥 하였으나 자꾸 쳐다보다보니 사고 싶은 마음이 내안에서 꿈틀꿈틀 올라오는 것 같았다. 어느새 나는 상인의 말을 주목하고 있었고, 흥정에 빠져들어 있었다. 게다가 내가 묵었던 리아드는 어느 정도 '급'이 되는 모양으로 나 하나를 위해 직원 3~4명 정도가 달라붙어 전담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소 마음이 약해졌다. 아, 정말 악랄하게 가격을 후려치지 못하겠구나.. 손님을 만나면 국적부터 물어보는데 왠지 악랄한 흥정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릴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 그깟 돈 2, 3만원 악착같이 깎기보다는 조금 후한 고객이 되어보자.. 이런 마음도 한 켠에서는 들고 있었다. 하여간 장시간의 흥정을 마치고 나니 내 손에는 소박한 베르베르식 하얀 미니 양탄자가 들려 있었다. 화려한 아랍 전통 카페트도 아름다웠지만 베르베르 양탄자가 좀 더 모로코의 느낌을 살려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시퍼런 백불짜리 지폐 두장을 넘겨주면서 아뿔사 하는 생각이 든 게, 배송비를 포함시켜달라는 말을 잊은 것이었다. 아까 흥정하면서 그 말을 꼭 해야 한다고 잠시 생각했었는데 깜빡 잊은 것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것은 얼토당토 않은 조건임을 깨닫게 되었다. 카페트 가게에는 배송을 많이 하는지 배송회사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고, 그녀의 말에 의하면 한국까지 Fedex로 200불 이상을 다시 달라는 것이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속담도 떠오르고, 모든 결제를 마친 그 순간 무를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버린 기분이었다. 그리고 대머리가 벗겨진 직원 아저씨는 구석에서 혹시라도 맘이 바뀔세라 카페트를 마대자루에 넣어 바늘로 꽁꽁 꿰메어 버렸다.
나는 일단 카페트를 이따가 찾아가겠노라고 하고 무스타파와 길을 걸으며 상의했다.
"무스타파, 페덱스가 너무 비싼 거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더 싼 우체국 택배는 없나요?"
"이쪽으로 가다보면 우체국이 나오는데 한 번 문의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일반 택배는 배송 개런티가 안되어서 조금 위험할 겁니다. 분실률이 3%정도 된다고 해요."
아, 절망적이었다. 3%의 분실률이라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정말 재수없으면 걸려들 수도 있다. 그리고 한 푼도 보상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백 몇 십불을 주고 페덱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것은 내가 볼때는 미친 짓이었다. 200불 주고 양탄자를 사서 배송비가 200불 넘게 나온다니.. 물론 거기에 가죽 제품 쇼핑한 것을 더하기는 할테지만 심적으로 그렇게 배송하는데 동의가 되지 않았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는 사이에 우체국이 나타났고.. 조심스레 무스타파가 가격을 문의하는데 그가 아랍어를 하는 동안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다.
"대략 100불 정도 할 거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기간이 길게 걸려서.. "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데요??"
"대략 일주일 정도 걸린답니다."
"무스타파, 배송을 개런티해줄 수 있는 방식은 없나요? 그냥 보내기는 너무 불안하네요."
"아뇨, 내가 지금 말한 것이 개런티 해주는 방식입니다."
아니, 대체 이게 웬 떡이란 말인가. 아까 카페트 가게에서 200불 어쩌고 하는 가격을 듣다가 100불이라는 말을 듣자 너무나 헐값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싸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데 그깟 배송기간 일주일이 대수란 말인가. 더군다나 믿을 수 있는 회사, 여기도 '페덱스'였다. 결국 결론은 아까 카페트 가게에서의 200불 안에는 상주하던 여직원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조금 발품을 파니 이렇게 싸게 할 수 있구나... 물론 우체국에는 또다른 '노 개런티'방식의 택배도 존재했다. 대략 5~6만원 정도라고 했는데, 어느 방식을 선택할 지 잠시 갈등을 하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
메디나 안을 걷고 흥정을 하느라 조금 지쳐 있었지만 희소식에 나는 힘이 났다. 발길을 재촉하여 걷다보니 드디어 태너리가 눈앞에 나타났다.
태너리를 구경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했는데, 그 계단의 끝부분에서 한 사내가 나에게 허브 한 줄기를 건네며 악취가 심할때 코에 갖다 대면 다소 완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아, 드디어 기대하던 염색 공장에 왔구나..
내가 힘들게 모로코 여행을 결심하게 한 것도 바로 이 페스의 염색공장때문이었는데.. 드디어 여행의 이유가 목전에 와있는 것이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인 페스의 염색 공장(Tannery)을 잊고 싶지 않아서 사진을 찍으며 눈으로 바라보는데 뭔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일하는 가죽 장인들이 너무나 멀리 있어서 그들의 표정과 행동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이럴때 망원이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지난 번 캐논때는 70-300mm라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니콘으로 넘어오면서 표준 줌 하나만 달랑 구비해서 여행을 오지 않았던가. 하긴 망원이 있었어도 중량부담으로 인해 놔두고 왔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아쉬운 망원이었다.
가장 당겨서 찍어도 이정도. 나의 렌즈는 24-85였는데 1:1이라는 것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흡족하지는 않다. 더군다나 우리에게는 일일이 사진을 크롭하여 구미에 맞는 사이즈로 변경할 시간이 없다.. 저 움직이는 일꾼들의 생생한 움직임을 단독샷으로 담아 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이 바로 샤프란으로 물들인 가죽으로서 가장 고가라고 한다. 염색액에는 비둘기 배설물이 들어가 있으며 그 암모니아가 이물질과 살점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내가 갔던 시기는 한여름을 지나서인지 그렇게 악취가 심하지 않았다. 그냥 냄새를 맡아도 문제가 없는 정도로서 들고 있는 민트 허브가 무색하게 느껴졌다. 나는 불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민트 허브의 냄새를 맡아서 허브에게 그 존재가치를 일깨워주었다.
위성 안테나가 너무 많아서 재미있는 느낌이 들어 찍어보았는데, 어느 님의 블로그에서 모로코는 실업률이 너무 높아 불평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무료로 위성 방송을 보급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었다.
비록 내가 태너리를 구경하기 위해 한 건물에올라와 있었고, 전망대에 있지만 그 곳은 엄연히 한 상점의 일부였다. 가죽 제품 상점이었다. 그러니까 관광객들이 가죽 염색하는 장면을 환호를 올리며 구경하고, 사진 찍은 이후에 그 가죽으로 만든 상품을 연이어 구입하는, 이를테면 '논스톱 연계 시스템'이었다.
모로코의 가죽제품은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듣고 찾아갔지만 의외로 고를만한 물건이 별로 없어서 고생스러웠다. 살 것이 별로 없는데 사기는 해야 하는 상황이 무척 고역이었다. 나는 상점을 온통 헤메고 다녀도 물건이 별로 없자 아까 본 곳을 다시 살피고, 또 살피기를 반복했다. 무슨 불조심 포스터도 아니고...
마침내 가방 몇개와 지갑을 골라 계산을 하는 모습. 뒤에 가방 제품 라인업이 얼핏 보인다. 가죽 실내화도 많았다. 가죽 실내화 사라기에 '우리는 실내화 별로 안신어요.'했더니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았다. 약간 미개인이 된 기분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평창동이나 성북동 쪽에서 많이 신을텐데..
쇼핑을 마치고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무스타파에게 핸드캐리까지 부탁한 상황), 또 거리 사진을 찍으면서 카페트 상점으로 향했다. 이제 두 짐을 합쳐서 한국으로 보내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모로코 코카콜라 광고의 모습. 아랍 여성의 모습과 코카콜라의 조함이 이색적이다.
우리나라 우체국처럼 박스까지 구입을 하여 모든 짐을 넣어 보내고 나니 대략 15만원 정도가 나왔다. 그정도면 만족했다. 만일 내가 이 모든 짐을 다 들고 여행을 계속한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또한 파리로 가는 이지젯 카운터에 중량초과 비용으로 얼마를 내야 할까? 게다가 나의 그다지 크지 않은 캐리어에 우겨넣기나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불편을 한 방에 해결해버렸다는 것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나자 이제 소소한 페스의 일상들이 눈에 들어온다. 귀여운 모습의 당나귀가 그의 주인이 명령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페스의 모든 짐은 이 녀석들이 나른다.
지나가는 당나귀의 모습이 또 신기하여 한 컷 재빨리. 안타깝게도 모로코에서 당나귀 주인과 당나귀의 모습을 정면에서 담을 수는 없다. 그는 아마 강하게 사진찍히기를 거부하였을테니까. 모로코의 모든 사진은 뒷모습 아니면 사람이 없다.
커다란 사원의 모습. 이 와중에도 무스타파는 계속 나에게 건축물을 설명하여 주었는데 이제는 메모리 용량의 한계가 와서 그 연도가 그 연도 같았고, 그 왕이 그 왕 같았다.
이것은 노새로서 당나귀와 말의 잡종이다. 더 덩치가 크고 힘도 세지만 안타깝게도 후손을 보지 못한다.
무스타파가 완전 페스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지 무슨 '아르간 오일' 전문점에 나를 데리고 갔다. 페스 쇼핑 3종 세트의 완결편이다. 안들어가겠다고 거부했지만 안사도 좋다는 주인의 꼬임에 넘어갔다가 필요하지도 않은 '아르간 오일 크림'을 사가지고 나왔다. 처음에 300디램을 불렀는데 내가 전혀 쇼핑에 흥미가 없는 남자 고객이라는 생각이 드니 완전 태도를 바꾸었다.
"오케이, 좋아요. 그럼 이제부터 모로코 방식으로 가도록 하죠. 대체 얼마면 되겠어요? 가격을 당신이 정하세요."
거절도 한 두번이지 계속해서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춰준다고 하자 마음이 약해져왔다. 딱히 필요가 없는 아이템이었지만 그냥 "100?" 이라고 하자, 거래가 성사되었다며 크림을 비닐 봉다리에 넣어 건네주었다. 100디램(15000원 정도)을 내면서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오니 발뒤꿈치에 바르면 좋을꺼야'하고 되뇌었지만 나중에 한국에 와서 생각하니 후회스러웠다. 마트에 가면 싸고 좋은 각질 크림이 얼마나 많은가. 그냥 내가 크림을 구입한 만큼 모로코 경제가 발전했으리라 믿기로 했다.
오후 3시가 다 되어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왔다. 무스타파는 동석하지 않고 자신은 따로 먹는데가 있다며 자리를 피한다. 우리돈으로 2만원 정도하는 메뉴인데 관광객은 지불할만 하지만 현지인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었다. 나는 꾸스꾸스 하나를 주문했고 샐러드와 메인 요리로 나뉘어 나왔다.
지금 돌이켜보면 상당히 괜찮은 맛이었는데 나는 그때 극도로 입맛을 잃은 상태였고, 무엇을 먹어도 메스꺼운 느낌이 들었다. 한식에 대한 그리움이 극도로 커져있었기에 그 맛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무척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저 음식 한 그릇 맛있게 먹어봤으면 하는..
무스타파는 창문 아래의 구멍의 용도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일단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면 전면의 틈새로 남편인지 확인하고 아래의 구멍으로 열쇠를 떨어뜨려 주었다고 한다. 아랍의 여성은 외간남자에게 얼굴을 노출할 수 없기에 불가피하게 저런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무스타파의 상세한 도시 해설과 친절한 맞춤 서비스로 인해 무척 만족스러웠다. 또한 언제나 고객 우선 주의로 전혀 같이 있는 동안 불편하게 하는 법이 없었다. 내가 너무 목이 타서 물 한병을 사서 마시고 건네주었더니 극구 사양을 하다가 몇 번을 더 권하자 맛나게 한 모금을 마셨다, 다만 입을 대고.
카페트 상점에서 카페트를 구입할때도, 가죽 상점에서 가방을 구입했을 때에도, 길거리 노점상에서 불법 복제 mp3를 구입할 때에도 '복잡한' 나의 주문을 중간에서 성실하게 통역해주었으며, 적극적이고 성심껏 나를 위해 수고해주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리아드로 돌아갈 무렵 갑자기 그가 나에게 호텔 전화번호를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모르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주겠다고 했다. 이건 또 무슨 뜻인가 싶어 물어보니 한국으로 돌아가서 무슨 문제가 생기면(혹시 모르는 분실사태나 물건의 뒤바뀜, 불량 등) 자신에게 연락하라는 것이었다. 다시 오기는 불가능하니 자신에게 부탁하면 모든 일을 처리해주겠다는 뜻이었다. 나는 그의 태도에 너무나 감동을 받았다.
가이드 시험에 합격한 이후로 1997년인가부터 가이드 일을 시작한 그는 2008년이 되어서 결혼을 했으며, 현재 그의 나이 46세였다. 이제 곧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는 그는, 평생을 그곳 페스에서 나고 자랐으며 가이드가 되기전까지 아무 직업도 가지지 못하고 고단한 삶을 이어 왔다. 나는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무스타파라는 친절한 가이드가 있었다는 글을 읽은 것 같아 혹시 한국인을 또 만난 적 있냐고 물었다. 그는 2003년에 한 명을 만난 적이 있다고 하면서도 아마 그 글에 등장하는 사람은 자신이 아닐 것 같다고 했다. 무스타파라는 이름은 무척 흔하다니까 말이다.
호텔에 들어와서 나는 그에게 하루 일당보다 좀 더 후하게 쳐서 지불을 하고 그와 작별을 했다. 그런데 달러, 유로, 디램을 다 갖고 있던 나는 어느 화폐로도 원하는 액수가 나오지 않아 3개 화폐를 조합하여 지불을 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맞고 말았다. 좀 더 멋있게 작별을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현실은 늘 이런 식인가 보다.
내가 묵었던 리아드 라 페를의 입구와 길고 높은 골목.
나는 트렁크를 끌고 나와서 무스타파의 환송 속에 빨간 색 미니 택시를 타고 두 번째 페스의 숙소인 이비스 호텔로 이동했다.
첫댓글 아, 도대체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는데 넘버원 유럽여행 까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읽었던 소년님의 여행기중 가장 감동적인 포스팅이에요.ㅠ.ㅠ 정말 이국적인 사진들도 너무 좋고 (지난 여행때 비행기 안에서 섹스앤드시티 영화를 봤었는데 거기 나왔던 아랍 시장 분위기랑 비슷하네요) 마지막 가이드 얘기도 찡한것이...뭔가 이번 여행의 엑기스를 다 본것 같아 이제 잠수타셔도 아쉬울게 없달까;;그리고 혹시 이석현씨가 저 염색공장 여행기를 쓰셨었던가요? 몇년전에 누군가의 여행기에서 저 염색공장 사진들을 본것이 기억나는데 그때도 인상깊었는데 여기서 다시 보니 무척 반갑네요. 근데 카페트는 무사히 왔나요? 인증샷이라도 좀 ㅋㅋ
완전 상세한 댓글 감사드려요. 저도 그정도로 잘 됐는지 다시 한번 읽어봤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좀 글쓰기의 맛을 알게 된거 같기도 하공.. ㅋ 어쨌든 쌩유~
어머..폴리님 나랑 같은 느낌이셨구나..보이지 않는 곳 구석구석까지 상상하며 정독했네요..
내가 페스 투어를 뿌듯하게 마친 기분이고 이유도 모르게 쇼핑을 하게되는 소년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그와 더불어 아랍식 타일들로 이뤄진 건물들과 그네들의 사는 모습이 너무나 이국적이라서 그동안 봐왔던 여행기와 차별화된 느낌이 아주 물씬 드는데요??
더불어 얼마전 내가 하고 온 여행이 너무나 의미없이 흘러간 시간 처럼 느껴지기는 비교도 하면서.ㅠㅠㅠ..
내 머리속에 아랍이라하면 그려지는 정형화된 느낌과 색감이 있는데 그걸 이번 여행기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 느낌이에요..
부담없이 담꺼 기대할께요..
클스, 지금 나 착각하고 있었어용. 블루마린 님 이름이 클스티잖아요. 헷갈렸네요. ㅋ 근데마지막 말 '부담없이 담꺼 기대'.. 사실 쓰는데 좀 힘들어용. ㅋ
그쵸,그쵸? 진짜 지금까지와 뭔가 확연히 차별화된 여행기라니까요.내가 모로코를 직접 가볼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서 더 이국적이고 신비롭게 느껴지는걸수도 있겠다 싶지만..전 예전부터 정통 아랍식 쿠스쿠스 너무 너무 먹어보고 싶었는데 저걸 제대로 못드시고 왔다는게 이 여행기에서 유일한 안타까움이네요;;
그 정도면 무스타파에게는 너무 너무 멋지고 후한데다 마음까지 따스한 손님이였을 거에요~
오늘 여행기는 소년님의 감정의 변화 생각의 흐름등이 잘 나타나 있네요~
태너리는 하늘에서 본 지구 시리즈 사진 작가의 사진에서 본 것 같아요~
크흣, 쌩유~ 그렇게 까지 정독을 하여 주셔서 감사~ 거기 지대가 높아서 그렇게 나온거 같아요. 이번에는 좀 더 상세하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다만 다들 공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스토리 텔링, 그리고 flow of story에 중점을 두어서 집필햇습니다. ㅎㅎ
다른 클러버님들이 여행기에 열광하시는 반면... 전 씁슬... 모양새 대비 경악스러운 가방가격을 듣고... 늠흐 속이 씁슬하여 양탄자 가격은 일부러 묻지도 않았거늘... 여기에서 뜻하지 않게 가방 가격과 조우하고 말았네요... 그 발닦개스런 (베르베르 스타일이 먼진 모르겠고 ㅡㅡ;;) 양탄자가 200불 + 배송료 100불 가량이라뉘...ㅠㅠ;;; 여행기에서 느끼는 여러분들의 낭만과 감흥을 깨버려서 죄송유...ㅠㅠ;; 소년님이 우려하던 그 가족 및 관계자들의 혹평.... 제가 기어이 하고야 말았더라는요...ㅠㅠ;; 그저 흥정하고 구입하는 행위 그 자체나 재미있었기를 바랄뿐이 었는데 재미보단 압박, 의무감에...헐~~~ ㅠㅠ
아놔, 신비롭고 이국적인 여행기의 판타지를 산산히 깨주시는 현실적인 댓글~~ㅋㅋ발닦개스러워도 물건너온 발닦개는 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안주인께서 이렇게 경기를 일으키시니 인증샷은 물건너 갔군요 ;;ㅋㅋㅋ
어제 이맘때쯤 받았던 감동이 이런식으로..누구에게는 감동이고 누구에게는 경악스러운 물건들..ㅎㅎ그 사연받은 양탄자 구경하러 가야것네요..대체 여행기속의
양탄자와 현실의 양탄자의 갭을 몸소 체험하고 파요,,폴리님 우리 어여 가서 극과 극 비교체험 한번 해야겟어요..ㅎㅎ
제 말이요..영화의 한 장면 같은 저 고풍스럽고 우아한 양탄자 가게 사진을 보세요!! 어떻게 저런곳에서 발닦개를 팔거라고 상상하겠어요 ㅠ.ㅠ 너무 괴리감이 심해서 앞으로 여행기나 읽을수 있을지..ㅠ.ㅠ ㅋㅋㅋ
저 이 리플달고 엄청난 자삭 권유 및 강삭 협박, 나아가 강퇴협박까지 당했다는!!!! 가격듣고 다시 보니 좀 좋아 보이기도 하고... ㅠㅠ;; (소년 의식 발언 ㅋㅋ) 이 리플 달고도 좀 무서워요... ㅠㅠ; 신변의 위협이.... 저 좀 지켜주세요!!! 암튼 바쁜 클러버님들 일정상 송년회는 이미 좀 늦은거 같고 발닦개 현장 공개 (여론 수렴용 ㅋㅋ) 및 신년회 한번 해요!!! ^ ^;;
블루마린 님이 장난도 잘치시네요.. 정말인지들 아시겠어요~~ ㅎㅎ
크크크...소년님 마린말이 정말 같은데요~~~
블루마린님 답글 너무 욱겨요.ㅋㅋㅋㅋㅋ
ㅎㅎㅎ.너무나 자세한 설명에 현지에 다녀온 느낌 입니다.감사합니다.
한편의 소설을 읽는듯한 여행기 잘 봤어요~~~ 갈수록 맛갈나는 여행기네요...모로코 사람들이 사진찍기를 싫어하는거 처음 알았고, 염색약에 비둘기 분비물 들어가는지도 처음 알았어요~ 온통 신기한거 투성이라....다음이 또 기대된다는....압박!!! ㅋㅋㅋ 이참에 안부인사~ 소년마린 잘 지내지? ㅎㅎ
어떻게 구하신 가방인지 듣고 나니 더 감동이에요. / 너무너무 멋진 여행기. 이렇게 소년님 여행기를 통해서 제가 꼭 모로코에 가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우리가 살았던 시실리에서도 모로코로 가는 굉장히 신기한 "요가여행" 부터 시작해서 패키지가 많이 있었어요./ 모로코는 이집트+터키의 느낌이 드네요. 터키나 이집트에서 제일 사고 싶었던게 양탄자였는데 가격흥정이 너무 싫어서 구입을 못했답니다. 터키에서 두어번 양탄자 가게에 잡혀 들어갔다가 티만 마시고 나온적이 있는데 우리가 다른 선물가게에서 물건을 한꾸러미 들고나오는걸 목격한 양탄자 가게 사장님이 불타는 질투의 눈으로 지켜보더니
완전 덤핑가격으로 양탄자 두개를 팔아보시고자 노력했지만 그래도 짐이 많아서 살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가 같은해에 미국으로 여행을 왔다가 괌시절 우리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친구가 "아프카니스탄"에서 사온거라며 아주 커다랗고 멋진 양탄자를 우리에게 집어던져주며 "Here. This is my wedding gift to you."라면서 늦은 결혼선물을 주지 않았겠어요. 우리집에 있는 양탄자중에서 최고로 좋은 양탄자라서 지금 이층거실에 고이고이 깔아두고 있답니다./ 소년님의 재밌고 멋진 여행기때문에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 제가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멋진 사진과 멋진 설명 감사합니다. 모로코에 대한 희망이 더 구체화 되는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