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구와 민주가 격렬한 흥분으로 마지막을 치달았을 때, 그림자 하나가 밀실 앞에서 서성거렸다. 작은 키와 왜소한 체구에 꾸부정한 어깨선이 가늘게 떨리고, 얼굴에 분노의 빛이 일더니 이윽고 조소 섞인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썩을 놈들 잘들 놀아봐라. 너희들의 파멸을 꼭 내 두 눈으로 보리라.”
섬뜩한 그림자는 한 마디를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다음 날.
만구의 책상 위에 두 개의 서류가 놓여있었다. 맹윤지의 호적정정에 관한 신고서와 다른 하나는 결혼 계약서.
만구가 사무실에 앉아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뭔가를 결심한 듯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민 변호사님? 나 맹만구올씨다. 저번에 부탁한 일 그대로 추진해 주세요. 그리고 그 사람은 찾았나요? 좀 급히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다시 연락드리지요”
선 듯 알아들을 수 없는 몇 마디를 전하고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꼭 찾아야 하는데... 이미 죽은 것은 아닌지... 도대체 어디에 숨은 것일까? 만구의 근심은 23년 만에 찾고자하는 누군가에게 가 있었다.
다시 만구가 전화기를 들었다.
“진호냐? 나다. 광주 도착한 겨? 부산이라고? 언제 오는 디야? 그래? 저녁에 보자야. 욕 봐라.”
남진호와 저녁약속을 잡았다. 그도 민주를 많이 기다려왔다. 만구는 요즘 들어 진호의 납득하기 힘든 몇 가지 행동들이 맘에 거슬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사채업을 하는 큰 손들과 어울리고, 안마시던 술에 빠져서 살고, 날카로워진 성질과 무엇보다도 성철이 사고 친 가게 보증금을 선 듯 내놓은 것 등 예전의 진호와는 너무나 다른 행동들이었다.
가까운 친구 사이지만 진호는 너무나 달랐다. 겉으로 보기에는 착하고 순진해 보였지만, 만구나 성철은 그의 속내를 쉬이 간파하지를 못했다. 왜소한 체격에 소심한 성격인데다. 아니, 국민 학교 3학년 때까지는 그 또래의 아이들처럼 활달한 개구쟁이였으나, 같은 반 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한 쪽 눈을 실명한 뒤로는 내성적으로 바뀌었다. 그의 움푹 꺼진 한 쪽 눈 때문에 갑자기 세상이 바뀌었다. 부잣집 아들이라 잘 따르던 친구들도 하나 둘 멀어지고 그에겐 단지 만구와 성철 그리고 민주가 전부였다. 그랬기에 그의 친구에 대한 집착은 때때로 그들을 피곤하게 하였으며, 그럴 때마다 만구와 성철이는 진호를 놀리기도 하고 골탕 먹이기도 하면서, 그 또래의 장난들을 일삼았다. 그러나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잊혀질 일들이 진호의 가슴에 아픔으로 남아서 복수를 날을 갈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만구가 점심을 먹고 빌딩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쉬이 발길을 정하지 못했다. 곧 비라도 뿌릴 심산으로 짙은 먹구름이 도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산책을 가볼까? 비가 많이 올려나? 에이, 비 오면 지하상가로 들어가면 되지. 그래 가보자.
빌딩 입구에서 서성이는 그를 본 약국 진홍이 문을 열고 목만 내 놓은 채로 말을 건넸다.
“성님. 어제 민주 누나 만났소? 별일은 없었것찌라?”
“얌마. 별일은 뭔 놈의 별일이여? 싸대기 한 대 갈겨주고 끝내붓따야.”
“움매. 성님 그 놈의 성질 좀 죽이 랑게라. 민주 누나 약 갔다 줘야 긋네.”
“그래 짜슥아. 병원에 입원했으니께. 얼렁 가봐라.”하며 만구가 사거리 횡단보도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따메, 성님. 어디 병원 이당가요? 갈촤 주고 가씨요? 아따메, 머시가 바뿌다고 저렇게 가분다냐. 흐미, 징한그.”
진홍이 만구 뒤통수에 대고 소리를 지를 때, 빌딩을 빠져나오는 한 여자가 있었다.
진홍의 눈이 그 여자에게로 향했다. 168쯤 보이는 키에 흠잡을 때 없는 몸매의 여자. 단정한 정장차림에 신입 티가 나는 여자. 한 눈에 봐도 소위 말해 죽여주는 여자. 진홍의 관음증과 여탐의 대상으로 한 치의 빠짐이 없을 여자가 또박또박 그의 앞을 지나는 것이었다.
흐미. 저 가스나 징하게도 쫙 빠져 불었네. 저런 것들은 6박7일 깜인디. 저것이 이 빌딩에 새로 들어온 신입인가? 몇 층에서 내려왔나? 에고 만구성한티 정신 파느라 못 봐붓어야. 워매 아깐그.
진홍의 약국은 앞으로 탁 트인 거리의 조망과 옆 복도로 내다뵈는 엘리베이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진홍의 취미는 거리에 지나는 여자들의 몸매와 얼굴 생김에 점수를 매기고, 1박 깜, 1박2일 깜, 2박3일 깜, 3박4일 깜 등으로 여자들을 분류하여 그의 음흉한 머릿속에 저장해두고 때로는 정정도하며 취미생활을 영위하는 것이었다. 보험사 미스 박을 부를 때는 1깜, 증권사 미스 송은 1 2 깜, 여행사 미스 김은 2 3 깜 등으로 그녀들을 그만이 알 수 있는 은어로 불렀고 그녀들은 그 내용도 모른 채 항상 다정히 대해주는 진홍에게 무심으로 그냥 넘겼다. 그의 입에서 아직까지는 4박5일 깜도 나오지 않았는데, 6박7일 깜이라는 것은 그 만큼 그 여자의 미모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서는 층수를 보고 ‘이번에는 보험사 미스 박이 은행 일을 보러 내려올 거야’하면 여지없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미스 박이 나왔다. 그녀들의 하루일과를 쫙 끼고 있었고, 그의 범주 안에서 장난감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그녀들의 행동에 실을 매단 인형극의 조정자로서, 빌딩 문 앞을 지키며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 사는 그런 놈이었다.
정신없이 쳐다보는 진홍의 눈길을 뒤로하고 여자는 사거리 쪽 횡단보도 앞에 섰다. 건너편을 바라보던 만구를 바라보고 화들짝 놀라는 여자. 잠시 주춤하더니 만구 옆에 바짝 붙어 섰다. 가까이 다가서는 인기척을 느낀 만구가 여자를 쳐다봤다. 여자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만구를 똑 바로 쳐다봤다. 아름다운 여자의 눈길, 직선으로 거침없이 다가오는 눈길에 만구가 고개를 돌리며 머쓱했다.
‘흐미. 뭔 저런 가스나가 있다냐? 사람을 꼬나보고 웃어 부네? 별일이가 다 있다야. 별세여. 내가 한마디는 해야제. 흐흠.’
그렇게 속으로 심호흡을 하고 여자에게 한 마디 건넸다.
“이봐요. 와 실없이 사람을 봄시로 그렇게 웃는 다요?”
“...”
여자는 아무 말도 없이 웃으며 시선만 비켜갔다. 그런 여자의 행동이 예뻐 보였다.
횡당보도가 열리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만구도 사람들 속으로 섞여들었다. 만구의 빌딩 건너편으로는 예술의 거리가 있었다. 고미술품들을 파는 가게들과 전통음식점, 화방과 화실들, 그리고 작은 공방들과 전시실들이 연이여 상가를 이루는 곳. 서울 인사동 거리의 축소판쯤으로 생각하면 되었다.
뒷짐을 지고 느릿한 팔자걸음으로 가게 하나하나를 꼼꼼히 쳐다보는 그가 달리 무언가를 찾는 것은 없었다. 가끔은 그의 관심을 끌만한 물건들이 있었지만 부피가 큰 것들은 그의 산책을 방해했으므로 선 듯 사지는 않았다. 그렇게 몇 개의 가게를 지나고 있는데, 누군가 뒤를 따르는 기척을 느끼고 돌아 봤다. 좀 전의 그 여자. 어린 나이에 당돌하게 쳐다보던 그 여자가 만구의 눈길에 발길을 멈췄다.
“이봐요. 나한테 뭔 볼일이 있는가?”
만구의 물음에 여자가 한 순간 당황하다가 대답 대신에 손가락으로 만구의 아랫도리를 가리켰다.
‘흐미. 뭐시 또 거그에 묻어 붓따냐?’하며 만구가 그의 아랫도리를 쳐다봤다. 그런데, 그 곳은 말끔했다. 갑자기 멍한 사람이 되어 아래를 내려다보던 만구의 뇌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눈을 들어 그 여자를 다시 꼼꼼히 뜯어봤다.
“혹시, 어제... 엘리베이터?”
“후훗. 많이 아팠어요?”
여자의 변장에 만구가 선 듯 알아보지를 못한 것이었다.
어제는 대학생 같은 모습으로 오늘은 정장차림의 숙녀로 변해있는 여자를 누군들 쉽게 알아볼 수 있었을까?
“어제 빚, 갚고 싶은데, 차 한 잔 사드려요?”
“뭔 차를...”하는데 여자가 앞장서서 2층 전통찻집 계단을 성큼성큼 올랐다.
만구가 머리를 갸우뚱하며 여자의 뒤를 따랐다.
아담하고 정갈한 찻집. 격자 창살에 창호지를 뚫고 들어오는 빛들은 깨어져서 엷게 퍼지고, 은은한 쑥향이 도회의 메케한 향기를 몰아낸 실내에 잔잔히 들리는 목탁소리는 산사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곳이었다.
“아저씨. 약 사드려요? 조금 부었으면 파스 사드릴까요?”
“지금은 다 낫았는데...”
그녀의 당돌한 물음에 만구의 말꼬리가 흐려지며 머리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찻집에 들어와서부터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평소의 만구와는 다른 행동에 자신 스스로도 의아해하며 조그마한 여자 아이 앞에서 꼼짝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갔다.
“그런데, 그 빌딩에 근무하세요? 몇 층에 근무하세요?”
“웅, 질루 꼭대기 층인디.”
“직업이 뭔가요?”
“그냥 조그마한 사무실에 근무해요.”
만구의 말꼬리가 오르내리고 있었다. 평소와는 익숙하지 않은 상대와의 대화 때문 이여서 인지 반말과 경어가 섞이고 있었다.
“아 참. 저는 임정아라고 해요. 나이는 22살이고요. 말 편히 하세요. 아저씨는 뭐하는 사람이에요?”
“음. 그러면 그럴까?”하며 명함 하나를 꺼내 주었다.
“키둑 키둑”
여자가 크게 웃는다. 세련 된 외모와는 달리 ‘맹만구’라는 이름이 촌스럽다는 투였다. 어른 이름을 가지고 당돌하게 웃어대는 여자 아이의 모습에 황당하기도 하지만 밉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음향 연구소가 뭐 하는 곳이에요? 혹시 신인가수 발굴하니 하면서 사기 치는 데 아니에요? 내 친구도 그런데 빠져서 인생 종 쳤는데. 아저씨는 사기꾼으로는 안 보이는데?”
“에고, 그런 곳은 아니고, 에, 뭐랄까? 말로 잘 설명이 안 되네. 궁금허면 한 번 와요.”
만구는 자신도 모르게 이 작은 여자 아이에게 다음 만남을 예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는 무슨 일로?”
“네. 제가 대학 3년인데 취업 나와서 어제 이력서 제출하고 오늘 면접 보고 오는 길이에요. 잘 될려나 모르겠어요.”
“어제 1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 같던데. 혹시 행복여행사?”
“네. 맞아요. 거기에요. 그런데, 아저씨가 어떻게 알아요?”
“그냥 같은 건물에 있으니 알 수밖에.”
“아, 그렇구나. 그런데 아마도 떨어질 것 같아요. 한 사람 뽑는 다는데 오늘 면접만 20명 넘게 왔거든요. 요즘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하잖아요. 난 꼭 취업해야 하는데... ”
“면접 잘 했으면 되겠지. 너무 걱정 말아요.”
“참. 나 취업하게 되면 아저씨 사무실에 놀러 가도 되요?”
“사무실에 놀러?”
“아까 아저씨가 궁금하면 한 번 오라고 했지 않나요?”
“에고, 내가 그런 말을 했나? 하하하. 알았어요.”
“그런데, 아저씨 부자 같이 보인다. 아저씨 돈 많이 벌어요?”
“아니, 그냥 쓸 만큼은 벌지.”
“히힛, 그럼 취직해서도 점심 얻어먹을 때가 생겼네?”
“에고...”
정아의 거침없는 성격에 만구는 딸을 떠올렸다.
예전에는 우리 윤지도 저랬는데... 여름방학에 들어온다고 했는데 그 안에 모든 걸 정리해야지. 잘 되어야 할 텐데...
“아저씨. 무슨 생각을 그리하세요?”
잠시, 윤지 생각에 잠겨있던 만구가 다시 정아를 쳐다봤다.
“아, 아니야. 나에게도 정아만한 딸이 있어서...”
“네? 아저씨 나이가 몇인데. 벌써 나 같은 딸이 있어요?”
“어허. 정아양이 너무 많은 것을 묻네?”
“그런가요? 죄송해요.”
만구가 정아에게 익숙해져 갔다. 여자가 아닌 딸처럼 생각되어서 인지 조금은 황당한 만남이 차츰 편해져 갔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왔다.
“아저씨는 어디로 가요?”
“난 그냥. 산책 나온 것인데.”
“그래요? 저도 딱히 갈 데는 없는데 따라가면 안 돼요?”
“후후. 맘대루 하시구랴.”
만구가 다시 거리의 가게들을 스쳐 지나고 정아는 옆에서 만구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를 관찰하고 있었다.
정아의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웠다. 평소에는 신지도 않았던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치마 정장을 입었으니 활달한 말괄량이에게는 걷는 것이 답답했다. 삐걱거리고 뒤뚱거리며 걷다 넘어 질려는 그녀를 잽싸게 만구가 잡아주기를 몇 번. 이제는 아예 그의 한 쪽 팔을 잡고 걸었다.
“오늘 면접이라고 처음 신어본 구두라서...”
“후훗.”
그렇게 한 블록쯤 가니 경찰서가 나왔다. 경찰서 앞에는 등치 큰 깍두기들 여럿이 모여서 두런거리고 있었다. 만구가 그들을 보고 얼른 고개를 돌리는 순간 무겁고 두꺼운 목소리가 들렸다.
“성님. 나오셨습니까?”하며 덩치 크고 험상 굳게 생긴 놈이 인사를 한다.
“아그들아. 성님한티 인사 올리그라.”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10여명의 깍두기들이 일렬로 서며 90도 각도의 인사를 만구에게 했다.
이런 자리를 피하려던 만구도 정아의 손을 놓게 하고 한 발 앞에 나서며 그들의 인사를 받았다.
“음, 그래. 산적. 뭔 일러 여그 이러고 있냐?”
만구의 말대로 그 중에 제일 윗대가리로 보이는 놈이 덥수룩한 수염에 덩치는 산만한 씨름선수 출신의 산적이었다.
“안 그래도 성님한티 연락 좀 할라고 했습니다.”하며 가까이 다가와 만구에게 말했다.
“덕삼이 형님이 지금 여그에 잡혀 들어와 붓어라.”
“머라고? 덕삼이가? 죄목이 머다냐?”
“세금포탈, 뭐라고 오쩌고 저쩌고 하든디라.”
“세금포탈이여? 써글 넘 그런 게 요즘 세상이 우짠 세상이라고... 알 것따야. 너그덜은 여그서 이러고 있지 말고 가게 가 있어라. 쨔슥들아 유제 챙피하다야.”
“넵. 성님. 그럼 성님만 믿고 물러갑니다.”
산적이 깍두기들을 데리고 황급히 사라져 갔다.
옆에서 모든 것을 놀랍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던 정아가 말했다.
“우와! 아저씨 인자 본 게 깡패였구만요? 우와, 무섭따.”
“후훗, 아니여. 난 깡패 아닌디. 그냥 조금 아는 놈들이여.”
“영화에서만 봤눈디, 오늘 여그서 봐붓네. 우와.”
정아의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주위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깍두기들이 형님이라고 부른 만구를 쳐다보고 있었다. 흥분해 있는 정아의 손목을 잡고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다.
“아저씨. 어디 간다요? 혹시 날 납치할라고 잡아가요? 아따메 안 돼라.”
그녀의 입이 잠시도 쉬질 않았다. 장난 섞인 투로 제법 큰 소리를 질러대니 주위의 사람들이 그들을 이상하게 쳐다봤다.
몇 발짝 걷던 만구가 정아의 손을 잡고 롯데리아로 들어갔다. 아직도 흥분해있는 정아에게 물 한 컵을 가져다주며 그녀가 안정을 찾기를 기다렸다.
쇼윈도우 밖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동물원의 원숭이 구경하듯이 그들을 쳐다봤다.
“에고. 이 게 뭐니? 챙피하게 사람들이 다 쳐다보자노. 점심 안 먹었지? 뭘 먹고 싶은지 말해봐라.”
“휴. 피자 먹고 싶어요.”
놀라서 흥분했던 그녀의 입에서 ‘피자 먹고 싶어요.’라는 소리는 또박또박 튀어 나왔다.
“그런데, 저 점심 안 먹은 것 어떻게 알았어요?”
“후훗. 정아, 아까 차 마실 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 들리던데?”
“흐미. 창피해라.”
“면접 본다고 긴장돼서 안 먹었나? 아니면 똥배 감출라고? 하하하.”
“핏. 숙녀를 그렇게 놀리면 죄받아 대머리 되는 디... 아저씨 똥배는 임신 5개월이네요. 후후후.”
두 사람을 쇼윈도우 밖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그들의 웃음을 보고서야 가던 길을 떠났다.
정아의 늦은 점심이 피자로 채워지고 난 후, 두 사람이 헤어졌다. 달리 차후의 만남에 관한 약속은 없었다.
만구는 사무실로 향했고 정아는 피시방에 들어갔다.
메일을 확인하는 정아에게 몇 통의 편지가 쌓여있었다. 그 중에 ‘michin(미친)’이라는 아이디의 편지를 클릭 했다.
‘중간보고 바람. 첨부한 파일은 그에 관한 내용임. 참고하고 계속 진행할 것.’
첨부파일에는 어떤 사람에 대한 거의 모든 사항들이 열거되어 있었다.
가족 사항. 친구들과 지인들에 관련된 사항. 재산 관련 사항 등이 10여 페이지에 낱낱이 작성되어 있었다.
정아가 답장을 했다.
‘1단계 순조로움. 예상치 않은 일이 발생하여 진도가 빠름. 뻐꾸기, 뱁새 둥지에 안착. 보내준 파일은 잘 받았음. 다시 보고 올리겠음.’
답장을 간단히 마무리한 정아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첫댓글 흐미 만구와 민주. 정아 그리고 임신의 이야기가 흥미로워요 나쥐롱언니 눈아프게 작성한 수필이니 아담과이브사이 언니 형아들께서는 차분하게 읽어보시고 꼬리말로 격려와 사랑을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나쥐롱 언니의 건필을 축하 하면서
나쥐롱 동생아 글잼잇게 잘읽고간다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면 다음편을 기다리면서 동생아 수고가 많앗습니다
나쥐롱님 수고하셧네요,,,,,,잘 보았습니다,,,,,,^^*
정아의 정체가 궁금하넹~~~~ 그나저나 울방의 언니들은 6박7일감의 미모들일것이여 ㅎㅎ
흐미 이삭아 6박7일깜이 그렇게 흔하간딩? ㅎㅎㅎ 정아의 정체가 궁금허징? 앞으로 10편은 봐야 알껀딩? 기대해라.
지도 궁금해여~~~언능 또봅시다
쥐롱아 나는 정아 정체를 알것 같은디~ㅋㅋ
미미누야 오찌게 아로? 흐미 내 생각을 읽어분겨? 말해봐봥... 맞는가 보게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