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우리는 이 말을 들으면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코미디언 이 주 일을 기억 합니다.
다소 바보 같은 몸짓과 어눌한 말투!
이게 우리가 기억하는 코미디언 이주일의 모습이지요.
자기는 못 생겼다고 우기는데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인지 그가 못 생겼다고 느끼지도,
못 생겼다고 이야기 하지도 않기 시작했습니다.
그만 그 나름의 매력에 푹 빠져 버린 겁니다
지금의 연예인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옥동자 라든가, 어린 강호동 역을 맡았던 개그우먼 강 신영 이라든가
김미화, 신 봉선, 등등.
얼굴은 말 그대로 “못 생겼는데” 전혀 못 생겼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아름답다는 느낌이 듭니다.
참 이상한 일 입니다.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들을 보면 처음엔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얼마쯤 지나면
매일 먹는 똑 같은 반찬 만큼이나 질리게 되고 무덤덤해 집니다.
그런데 신봉선 이나 강신영이를 보면 왜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보편적 아름다움의 평가기준을 무너뜨리고 그들을 아름답다고 느끼게
하는 걸까요
.
저는 그것을 열정 때문이라고 생각 합니다.
자기 일에 열정을 쏟고, 혼을 불어넣어 최선을 다 할때에 상상도 못할만큼의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
되고 그 분출되는 에너지에 이끌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감동을 느끼게 되고 그 순간부터
그들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로소 “그놈 차아암 잘 생겼다.”라는 칭찬이 절로 나오는것이지요.
저도 가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나이에 크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잘 생겨 지려고 노력합니다.
이제는 외모가 아니라 마음가짐이 어떠한지, 마음 씀씀이가 어떠한지가 잘 생겼는지, 못 생겼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겠지요.
자랑처럼 들릴 수 도 있겠지만 잘 생겨 지려고 노력하는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23년여전, 영세 받은지 얼마 되지않았을 때인데 우연히 중고 똥차 하나를 거저
줍다시피 하게 되는 계기가 있어 어엿한 my car족 반열(?)에 들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그 차로 본당 신부님을 모시게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신부님 曰 “형제님 이 차 나이가 환,진갑 다 지난 차로군요.”
‘ 크억! ‘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입에 물고 있던 사탕이 그만 목을 타고 넘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 그때 커다란 사탕알이 목구멍을 훑고 지나갈때의 아픔과 충격으로 한참을 고생해야 했습니다.
잘 얻어 타 놓으시고는 인사로 하신다는 말씀이 고작 그 말씀인겁니다.
어쨌든 그렇게 환,진갑 지난 똥차를 몰고 출근하던 어느날 집앞 골목길을 빠져나가려는데 앞에 택시한대가
멈춰서서 길을 막고는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는겁니다.
출근 시간도 늦고 어쩐일인가 궁금해서 내려가 보니 휠체어에 앉은 젊은이를 택시에 태우기 위해
그의 친구인듯한 청년이 쩔쩔 매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는 휠체어를 트렁크에 넣기 위해 접으면서 제게
“아저씨 죄송합니다.”
“제 친구가 몸이 불편해서요.”라며 미안해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화가 나서 따지러 온 줄 알았나 봅니다
저는 그게 아니라 내가 너희들에게 혹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도 같아서 그런다고 하면서 간단히
물어 보았습니다.
어디 가는 거냐, 저 청년은 누구냐, 매일 이 시간에 이 길을 지나가느냐.행선지는 어디냐 등등
알고 보니 그들은 친구 사이였고 하반신을 못쓰는 친구를 위해, 한 친구가 매일 그렇게 택시를
태워 재수학원을 데리고 다녔던 것이었습니다.
마침 제가 출근 하는 길 과 거의 같은 방향이었으므로 내일부터 는 내가 매일 태워다 주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그때부터(지금 이맘때 쯤이니 5월 중순 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학력고사일인 11월 중순 까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 아이들을 태워 학원에 데려다 주게 되었지요.
드디어 그 약속을 마감하게 되는 학력고사 날엔 차가 밀려 고사장 입실이 늦을까 봐 새벽 일찍
그 아이들을만나 고사장까지 태워다 주고 정문 앞 에서 셋이서 하이 파이브 를 크게 외치고 헤어졌습니다.
그랬더니 그해 겨울 그동안 주식투자 한 게 잘 되어 새 차를 하나 장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물론 잘생긴 마음 씀씀이를 예쁘게 보아주신 주님께서 내려주신 선물이었겠지요.
그 뒤로는 그렇게 마련해주신 차를 가지고 봉사기금 마련을 위한 생수 배달에 요긴하게 쓰게 되었구요.
화도 잘 내고 삐지기도 잘하는 내가 하느님 보시기에 뭐 그리 예뻐 보이셨겠습니까마는 저는 조금이라도
더 잘 생겨지려고 노력 하며 살지요.
노력하다 보니 정말 지가 잘 생긴 놈 인것 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지가 잘 생겼다고 우기면 뭐 합니까? 남이 인정해 줘야지…
이번엔 대련 우리동네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대련의 저희 집은 입구가 시장 통 이랍니다.
저는 이 동네사람들과 이웃이 되어 사이 좋게 지냅니다.
낯선 이방인인 제가, 말 도 잘 안 통하는 이웃들과 친구가 된 것은 바로 “잘 생긴” 덕분 이었습니다.
칼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의 골목길에서 처음 만난 그들에게 아침마다 던지는 어눌한 발음의 “니이 하오”에
처음엔 별 이상한 놈을 다 보겠다는 표정이었는데 이제는 자기들이 먼저 인사합니다.
”니이 하오”
처음엔 저도 어색했었는데 이젠 아주 자연스럽게 서로 인사합니다.
이젠 아파트 경비하는 청년들, 만두가게 아가씨, 야채장수 아주머니, 생선장수 할머니, 푸줏간 아주머니..
이렇게 다양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 올 때 는 목욕탕에서, 식당에서 꼬불쳤던 사탕을 하나씩 나누어 드립니다.
장갑을 끼고 조개를 까는 할머니에게는 사탕을 까서 입에 넣어 드립니다.
귤을 사가지고 들어 올 때는 몇 개씩 나누어 드리기도 합니다.
객기를 부리는게 아니라 나는 그냥 그게 좋습니다.
그분들도 덩달아 좋아합니다.
처음엔 부담스러워 하더니 이젠 그냥 좋아합니다.
그 동네에는 비가오나 눈이 오나 한 데에서 바람을 맞으며 굴을 까는 할머니가 한 분 계십니다.
하루는 조개를 조금 사게 되었는데 봉지에 담아 주는 손이 동상으로 퉁퉁 부어 있는겁니다.
난 나도 모르게 그만 그 손을 덥썩 잡아 제 얼굴에 부비며 아프지 않냐고 물어보았지요.
마치 늙은 우리 엄마의 생전 모습을 본 것 처럼 마음이 아려 오는 겁니다.
바보처럼 눈물도 그렁그렁해 지데요.
그날 이후로 조개며 굴이며 난 그 할머니에게서만 사게 되었습니다.
나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할머니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서도 사랑이 비칩니다.
하루는 새 조개가 먹고 싶어서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 “이건 싱싱하지 않으니 다른데 가서 사라는 겁니다.”
장삿속이 아니라 적어도 제게만은 진심으로 좋은 것 만 주고 싶은 마음이셨을 겝니다.
아! 역시 사람은 잘 생기고 볼일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 낯선 땅에서 친구를 사귀고
가진 것 없으나 마음만은 부자인 이웃들과 살 부비며 살아갑니다.
그들을 통해 좀더 잘생겨지려고 노력 합니다.
정말 “잘 생긴 모습”으로 하느님 품에 안겨지게 되기를 기도하며…
첫댓글 늘 잘생긴 모습으로 주님 앞에 앉으시는 아우구스티노 형제님을 기억할께요... 이웃을 사랑하시는 그 아름다운 마음을 주님께서는 꼭 기억하실 겁니다... "너가 나에게 잘 해주었으니 나도 너를 기억하리라"
나 보다 훨 잘생기신 형제님 그리고 그 가족들~~~
마음이 아름답네요...저도 아침 시장에 가면 배추.무우 파시는 할아버지가 계시는데 배추를 사고 거스름돈을 양손으로 공손하게 받아서인지 ...항시 지나 갈때마다 저 한테 미소로써 인사를 한답니다. 저희 부부도 형제님 못지않게 중국 이웃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삽니다...^^* 늘 잘생긴 모습으로...화이팅!!!!!!!!!
성당에서 만나면 마치 잃어버린 형제를 만난듯이 반가워 해 주시는 자매님!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마음은 얼마든지 더 잘 생기고 싶은데, 인생이라는게 뜻대로만 되는건 아닌걸요 뭐. 자칫 혓바닥 미남이 될까봐 조심 스럽기도 하구요.
하얀거미님 오늘도 한수 배웁니다. 저도 사실 좀 못생겼는데 마음에 화장도 좀 하고 해서 잘 생겨지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마음이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시겠지요?
정말 잘 생기셨다고 한 표 던집니다 ! ^^ 하얀거미님의 3차원적 얼굴은 모르지만 4차원적 얼굴은 상상이 가능하네요~~ 아름답고 행복한 글 잘 읽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져 기분이 참 좋아지네요...
마음이 따스해 지셨다니 저 또한 기분이 좋아 집니다.
진심은 모두를 친구로 만들어줍니다.......대련생활이 아름다우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