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속의 울진 삼척 여행
2011. 2. 12 - 13
'낯선 곳으로 떠나는 사람들' 제73차 정기 여행- 울진 대게 맛기행을 위해 죽변항을 들르고 심산유곡에서의 겨울 온천욕으로 덕구 온천을 계획했다. 그러나 지난 밤부터 백두대간의 동쪽 해안 지역에 엄청난 폭설이 내려 모든 교통이 두절되었다는 뉴스다. 일기예보에서는 오후까지 눈이 계속 내리겠단다. 행선지를 서해안 쪽으로 변경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올겨울 마지막 설경이 될 것 같아 무리가 따르더라도 강행하기로 했다.
아침 현재 적설량이 동해시와 삼척이 1m, 강릉과 울진이 각각 80cm. 기상 관측 이후로 최대 폭설이라 했다. 대관령 고속도로 길도, 제천에서 태백을 거쳐 가는 길도, 영주에서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가는 길도 모두 막혔다. 좀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갈 수 있을 것도 같다. 빙 돌아가는 길이지만 안동을 거쳐 영덕으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
청송의 적설량도 30cm이니 진보를 지나면서 겨우 뚫어놓은 좁은 찻길을 조심조심 더듬는다. 영덕에 이르러 죽변항과 덕구온천으로 확인하니 모두 불통이다. 신돌석 생가와 기념관은 문 앞에서 돌아서야 했고 여말 학자 목은 이색의 고향인 괴시리 한옥마을은 들를 수도 없다. 겨우겨우 후포항까지 올라가서 대게로 저녁식사를 챙겼지만 문을 연 곳이 별로 없으니 엄청난 바가지를 그대로 감수할 수밖에.
울진대게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후포항
덕구온천 대신 백암 온천에서 묵고 울진으로 향한다. 길이 허용하는 데까지 가보고 그 때 가서 상황에 따라 길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콘도에서 바라본 백암의 설경
백암에서 평해로 나오는 길엔 그 유명한 배롱나무 가로수가 무수히 꺾였다.
관동8경 중의 맨마지막인 평해읍의 월송정. 8경 중 제1경 총석정(통천)과 제2경 삼일포(고성)는 북한 땅에 있고 남쪽 땅에 나머지 여섯이 있다. 제7경 망양정과 8경인 월송정이 울진에 있으니 광복 이전까지 울진 땅이 강원도였던 탓이다.
울진에서 삼척으로 통하는 7번 국도.
눈 속에 갇혀버린 죽변항의 풍경.
10년이 넘는 동거 생활에 24만 킬로를 달린 나의 애마 코란도.
삼척시 원덕읍에서
삼척의 신남리 해신당을 들르려 했으나 길이 허락하지 않는다.
7번 국도가 방금 전 뚫리기는 했지만 삼척을 지나 동해시까지 겨우 1차선 정도다. 어제 밤에 수백 대의 차량이 도로에서 밤을 새웠다는데 아직도 방치된 차량이 눈 속에 묻힌 채 도로에 널려있다. 아침에 백암을 출발해 강릉까지 오는데 하루 온종일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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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 나라 내 땅 원문보기 글쓴이: 낭산
첫댓글 첫날은 비교적 눈이 덜 내린 지역으로 돌아 갔기에 그동안 눈을 치운 저 폭설의 고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요~ 낭산님의 탁월하신 선택이 우리 낯선동의 2월 여행을 환상의 눈의 나라로 이끄셨어요~ 이제는 저곳들의 눈이 빨리 치워져 그곳 시민들의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꿈같은 시간들.......친구들에게 자랑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