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퇴고본7)
1.너를 낳았기에
산기가 있어
잠 못 이루는 밤
이리 뒤 척 저린 뒤 척
산통만 더해가는 몸부림
첫사랑의 열정으로
문학에 눈 뜬 첫걸음
그리 예쁜 것도 아닌데
너를 안고 미소 지음은
산고 끝에 낳은
사랑의 순정 열매이어라
2.아침인사
산책길에 늘어선
맥문동 방긋방긋
길모퉁이 큰입 벌린
나팔꽃도 방긋방긋
꿀잠에서 깨어나
모두가 방긋방긋
기분 좋은 아침이라
내 마음도 방긋방긋.
3.반곡지에서 시조
반곡지 풀 내음이 고향에 데내려놓고
인동초 미소 앞에 발걸음 멈춰설 때
입 다문 야생딸기가 입을 열 때 오라네
왕버들 머리 감고 임 마중 채비하는
둘레길 발맞추는 예술인 경산투어
한마음 물들여가며(물들이며) 사랑으로 꽃피네
닫혔던 역사문화 말문이 열려지고
또다시 오고 싶은 반곡지 둘레길에
작가들 무거운 발길 다시올날 남긴다아쉬움을 남긴다
4.별이되어 오소서
임이시여
모두가 잠든 밤
별이 되어 오소서
그대와 나
한 쌍의 나비 되어
살포시 안기리라
새벽별 반짝일 때
붉은 장미
한아름 안고
남천강 건너는
징검다리 위에서
그대 마중 하리다
은하수 건너는
징검다리 위에서
그대 마중하리라 이른글은 함부로 적어면 절대 안된 답니다.
5.불기둥에 걸린 사랑
그리워할 사람도 없다면
얼마나 외로울까
그리움도 행복이지
별빛같은 눈망울
따스한 가슴으로 만난
휴게소 카페
마음을 주고 받으며
줄다리기하는 시간
잡은 손 놓지 못했지
가랑비에 마음 젖으 적시며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날
호반을 비추는 불기둥에
그대 생각 토해내며
보라빛 엽서를 쓴다
6.빗방울
빗방울 굵어지면
희미한 당신 모습
그리움으로 달려옵니다
그리다 지우고 지우다 다시
그리면 그릴수록 그리움만
태산처럼 높아지는 당신
그리움으로 저린 가슴보다
차라리 잊고 사는
깃털이고 싶습니다
7.사과
불끈 동여 멘 책 보따리
몽당연필 두 자루가 춤을 춘다
사과밭을 지날 때
탱자나무 울타리 안
빨간 홍옥과 눈이 맞았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
군침만 흘리며
입술 깨물던 날
나는 커서
사과밭 집 아들한테
시집가야지.
8.수선화
세상 짐 너무 벅차
외면하며 살았지
어느날
은하수 별빛처럼 반짝이며
미소짓고지으며 안겨오는
너와 교감하는구나
티없이 맑은 모습
향기 품는 사랑에
가슴은 젖어들고
노오란 옷 단장하고
처연히 앉아
첫사랑처럼 안겨오는
수선화.
고운 마음 담고 닮아
너와 함께 살고싶다
9.시험치는 날
손자 셋을 둔 검정고시 수험생
70 숫자만큼이나
콩닥거리는 가슴 달래며
시험장에 들어선다
손자 같은 하루살이 친구들
학교마당 떠나 살다
어디서 재잘대다 왔는지
머리수가 하도 많아
동그레진 눈 놀란가슴
내가 수험생인 걸 깜빡 잊었다
부모 심정으로 기도하며
교실에 발 딛는 순간
노랑머리 빨강머리 니코틴 냄새….
무엇이, 누가
이들을 운동장 밖으로 내몰았는가
저 푸른 새싹들...
10.아버지와 홍시
사랑채 황토벽
졸고 있던
사다리가 일어선다
감나무에 세워진엎드린 사다리
아버지 손에 잡힌 막대
끝에 달린 브이손이
홍시를 달고온다
아버지 생각하면
홍시가 먹고싶고
홍시를 먹을 때는
아버지 생각난다.
11.아이스케끼
매미 소리
여름 하늘 찌르면
나무통을 짊어진
아저씨가 온다
아∼이스케끼
아∼이스케끼
골목을 누빈다
감나무 돌아 뒤 안 한 바퀴
엉덩이 치켜들고
마루 밑 탐색한다
빈 병 3개 옆구리
터진 고무신
아이스케끼 뚜껑 열면
1개 줄까 2개 줄까
오빠 언니
학교 갔다 일찍 올까
가슴이 콩닥콩닥거린다
한 번 빨고 볼 때마다
달콤한 팥이
웃고 나왔지
12,엄마가 없다
외로움이 몰려오고
힘든일 생길때면
그냥 불러보는 이름
(외로운 바다에 정신줄 놓고
멍때리는 날에는
엄마가 보고싶어 눈물흘린다)
가난한 시골 아낙
빈 솥 전에 눈물 흘리며
행주만 돌리시던 울엄마
아울렛 가서
예쁜 옷 사드리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싶은데
엄마가 없다
어화 넘자 어화
꽃상여 노래 실려
가시던 그 길
그리도 멀고 먼지
5남매 꿈 터는
여기 남아 있는데
기억의 저편 멀어져간
5남매 꿈 터는
여기 남아 있는데
엄마가 없다
13.왜 일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시려오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장독대 앞
정한수 떠 놓고
무엇을 그리 소원하시고 빌게 많으셨는지
그 이름만 떠올려도
그리움 사무쳐
어머니를 품에 안고
실컷 울어보고 싶은 마음
머리가 희어지고
손자 셋을 둔 나이에
왜 일까
나직이 불러보는
어머니
나의 어머니
14.잃어버린 고향
고향을 잃은 것이
나뿐이 아닐진대
고향 잃은 명절
허허롭기만 하구나
유유히 남으로 향하는
뭉게구름 고향길 나서는데
토담이 눈물짓는
주인 잃은 텅 빈 폐가
하모니카 불며 굴렁쇠 굴리던
친구들 떠난 자리
속이 빈 당산나무
홀로 고향을 지키고 있구나
15.자라지 팔각정
자라지 연못가에
다시찾은 팔각정
임들은 어딜가고
홀로 외로움 적시느냐신다
따스한 온정 나누며 부르던
그날의 가곡과 시 낭송
사랑 꽃 피워놓고
임들은 떠났네
옷 벗은 가지에
그리움 걸어두고
바람이 머무는
자라지 팔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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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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