莫逆之友(막역지우)
아주 허물없는 벗. 허물이 없는 아주 친한 친구. 거스름이 없는 친구다.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슬리는 일이 없어 매우 친한 벗. 마음이 맞고 서로 통하며 오래된 절친한 친구. 死生(사생)과 存亡(존망)을 같이 할 수 있는 친하게 지내는 벗. 莫逆之交(막역지교). 莫逆之間(막역지간).
莊子(장자) 大宗師篇(대종사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子祀, 子輿, 子犁, 自來(자사, 자여, 자려, 자래) 네 사람이 이야기 한다. 누가 과연 無(무)를 머리로 삼고 生(생)을 등으로 하며 死(사)를 꽁무니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까?
또한 누가 과연 죽음과 삶, 있음과 없어짐에 하나의 몸임을 알 수 있을까?
그런 자와 벗 삼고 싶구나.
네 사람이 서로 쳐다보면서 빙그레 웃고 마음에 거슬리는 것이 없자 마침내 서로 더불어 벗이 되었다(四人이 相親而笑하야 莫逆於心이어늘 燧相與爲友러니 : 사인이 상친이소하야 막역어심이어늘 수상여위우러니).
얼마 있다가 자여가 병에 걸리자, 자사가 가서 병의 차도를 물으면서 말했다. 기이하구나! 조물주가 그대를 이처럼 구부러지게 하였구나.
구부러진 곱사등이 등에 생겨 오장이 위에 붙고, 턱은 배꼽 아래로 숨고, 어깨는 이마보다도 높고,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데, 음양의 氣(기)가 조화를 잃어버렸는데도 그 마음은 한가로워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았다.
자여가 비틀비틀 걸어가 우물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고는 말했다.
아! 아! 저 조물주여, 거듭 나를 이처럼 구부러지게 하는구나.
子桑戶(자상호)와 孟子反(맹자반), 子琴張(자금장)의 세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누가 과연 새삼 사귀는 게 아니면서도 사귀고 서로 돕는 게 아니면서도 도울 수 있을까? 과연 누가 하늘로 올라가서 안개 속에 노닐면서 끝이 없는 곳을 자유로이 돌아다니고 서로 삶도 잊은 채 더함이 없을 수 있을까?
세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씽긋 웃고 이윽고 벗이 되었다(三人相而笑 莫逆於心 燧相與爲友 : 삼인상이소 막역어심 수상여위우).
성완용/ 법고 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