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취약한 지역사회 대상 의료서비스 접근성 제고

[김수영1]

아기를 등에 업고 있는 엄마들이 도로 옆 덤불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수송대가 무성한 초목 사이로 어렵게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들은 은신처에서 수송대가 지나가는 것을 숨죽인 채 가만히 지켜본다.

남수단 중부 에콰토리아(Central Equatoria)의 예이(Yei) 및 모로보(Morobo) 지역에서는 무장단체 간 분쟁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폭력 사태 때문에 지역사회 전체가 강제로 집을 떠나 피난하는 상황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을 찾아 수풀 속으로 도망쳤다. 이러한 지역사회 주민들은 주요 도로와 정착지에서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에 병에 걸려도 의료시설에 갈 수 없다.

물자를 실은 국경없는의사회 차량이 모로보에 위치한 이동진료소를 향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2023년 9월. ©Manon Massiat/MSF

심지어 피난민이 아니더라도 의료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모로보 지역의 경우, 약 15만 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제대로 기능하는 의료시설이 2개 밖에 없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취약한 지역사회의 의료서비스 접근성 제고를 위해 두 개의 이동진료팀을 통해 가장 외딴 지역에서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작년에 이동진료소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약한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단체가 없는 것을 보고 우리는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기로 했습니다. 진료소를 설치하기 전, 지역에 따라 3~4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_루방 알렉스 찰스(Lubang Alex Charles) /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간호 활동 책임자

예이 및 모로보 지역에서는 2023년 초부터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우간다 국경지대에서 국제적 원조가 줄어들어 우간다에서 귀환하는 사례가 대대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또한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말라리아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서 말라리아 검출률은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이동진료소에서 매일 400명 이상의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외래진료, 예방접종, 말라리아 및 영양실조 검사, 산전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계획 서비스, 성폭력 생존자 치료, 정신건강 지원, 보건 인식 활동 전개, 전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이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_루방 알렉스 찰스

사람들의 보건 수요 규모를 고려하여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기본적인 구명 의료서비스 접근성 개선을 위한 추가적 방안을 모색해 왔다. 예이 지역에서는 ‘지역사회 환자 통합관리(ICCM)’ 이니셔티브 아래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의료서비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외딴 지역에서 지역사회 지도자들과 협력하여 교육을 실시해 왔다.

ICCM은 지역사회 의료보건 인력을 교육, 지원, 공급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말라리아, 폐렴, 설사와 같은 흔하고 치료 가능한 질병 대응을 위해 진료, 치료, 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역사회 보건 인력은 아동을 대상으로 말라리아 검사도 실시하고 있습니다.”_암바 제임스 줄리어스(Amba James Julius) / ICCM 이니셔티브 책임자

조엘 라수바(Joel Lasuba)는 담당 지역에서 지역사회 의료보건 인력을 감독하고 있으며, 매달 의료보건 종사자들과 만나 환자 기록 및 약품 재고를 확인하고 특정 사례나 어려움에 대해 논의한다.

지역사회 의료보건 종사자와 ICCM 책임자가 회의하고 있는 모습. 2023년 9월. ©Manon Massiat/MSF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3개뿐인데, 사람들은 여기서 대응할 수 없는 수많은 질환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이런 환자들은 예이 마을에 있는 잔수크(Jansuk) 진료소로 이송하는데,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마을에서 더 나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길 요청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몸 상태가 너무 허약하거나 두려운 탓에 잔수크 진료소까지 이동할 수 없습니다.”_조엘 라수바

잔수크 진료소는 해당 지역에서 제대로 기능하는 몇 안 되는 의료시설 중 하나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은 이곳에서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지속적인 군사적 대치와 관련 폭력 사태가 지역 주민들이 도로로 이동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의료서비스 접근을 막은 탓에 진료소를 찾는 환자 수가 감소했다.

잔수크 진료소 입구 앞에 세워진 표지판. 2023년 9월. ©Manon Massiat/MSF

동시에 예이 및 모로보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구호 단체들은 재원 삭감으로 인해 2022년부터 운영 규모를 축소해 왔으며, 이로 인해 피난민 및 지역사회 주민들이 의료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이 보다 어려워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인도주의 구호 단체들과 국제원조기구들이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남수단 지역에서 모든 사람들이 구명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을 촉구한다.

[송순영]

수많은 질환을 가지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의료서비스가 온전히 제공되어지길 간절히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