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로텐부르크를 떠나 뮌헨으로 가는 날!
아침에 유스호스텔의 푸짐한 부페를 즐기고, 뮌헨으로 가기 위해 출발. 도착예정시간은 11시 37분~
뮌헨역에 도착하니, 큰 역답게 사람도 많고, 역안에 간단한 음식을 파는곳이 죽~늘어서 있다.
뮌헨의 명물이라는 흰소세지와, 푸짐하면서도 맛있는 케밥, 독일 전통음식 프렛젤까지...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바게뜨빵사이에 흰소세지를 구워서 끼워주는 것을 선택했다!(3.5유로)
어쩜... 역에서 파는 소시지인데도 이렇게 맛있을 수가!!
뮌헨역에 파는 음식은 다~ 맛있다고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보다.
소시지하나로는 아쉬워서, 손크기정도의 프렛즐도 하나 샀다. (가장 작은 크기임.0.55유로)
쫄깃쫄깃 맛있긴 한데, 좀 많이 짜다.. ㅡㅡ; 젤 작은거 사길 잘했지...
뮌헨역에서 배를 든든히 하고 난 후, 뮌헨에서의 숙소인 유스호스텔 '움밧' 을 찾아갔다.
(역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 '움밧'은 밝고 자유로운 분위기때문에 언제나 여행객들로 만원사례를 이룬답니다.
저는 미리 예약을 하고 가서, 바로 숙박을 할 수 있었는데, 이 곳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성수기에는 예약을 꼭 해야한다나요... ^^
24유로이며, 유스호스텔증이 있어도 할인이 안됩니다. 조식이 불포함이여서 4유로를 내야해요. 그리고 Mix룸입니다.
그렇지만,,, 움밧에 묵어보시면, 다른 유스호스텔보다 약간 비싸더라도 이곳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될꺼에요 ^^)
움밧에 도착하니, 리셉션에서 부터 한국말이 여기저기 들린다.
한국인 여행객이 정말 많아서, 한국어 전용PC도 있고 한국어로 유의사항도 적혀있다.
한국인도 많지만, 요란스러운 서양인 배낭여행객들도 많아서 전체적으로 살짝 소란스럽긴 하다.
그러나 리셉션옆에 마련된 라운지는, 마치 잘 꾸며진 bar같이, 라운지 곳곳에 1인용 낮은 쇼파가 있어서 대부분 그곳에 누워서 잠을 자거나, 책을 읽도록 마련되어 있다.
(숙소사진도 다 찍어뒀었는데, 나중에 디카 용량이 없어서 지워버렸네요..아쉽습니다 ㅜㅜ)
벌써부터 라운지에 눈독을 들인 나... 누울 수 있는 쇼파는 이미 다 자리가 찼다. 해리포터를 읽고 있는 사람도 있고 ^^
오늘 관광갔다 와서 꼭 저 쇼파에 누워봐야지!라고 다짐하며 관광을 나섰다.
독일은 지하철표 개찰구가 없기때문에 표를 사지 않고 타도 문제는 없다. 다만 불시검문했을때 없으면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표를 샀다.... (하지만 유럽여행하는 동안 한번도 검문 당하지 않았다)
표를 사서 지하철을 타려고 보니, 뮌헨은 관광지가 다 몰려 있어서 굳이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된다는거~ ;;
(게다가 지하철 간격이 늦어서, 목적지에 가려는 열차가 엄청 안 온답니다..;)
첫번째로 간 곳은, 노이에 피나코테크 라는 미술관!
19세기의 회화, 조각등을 전시해놓은 곳인데, 독일과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많다고 한다!
입장료는 3유로~! 와우 싸다 ^^(일요일은 무료라던데?)
저렴한 입장료에 비해, 고갱과 고흐, 마네, 세잔 등등.. 유명한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도 있고,
클림트와 에곤쉴레의 작품도 한 두점 있기에, 통일된 컬렉션은 아니지만,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미술관을 구경하고 있는데, 낯익은 한국사람과 마주쳤다.
다름아니라 아까 전 움밧에서 체크인할때 나와 같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여자아이였다.
나이도 같고, 미술에 대한 관심사도 비슷해서, 미술관에서 나온 후의 일정을 함께 보내기로 하고 뮌헨 시가지로 함께 갔다.
뮌헨 시가지는 정신없다 @_@ 형식적인 기념사진을 한장 찍고보니, 여기가 어디 앞인지도 모르겠다는..ㅎ
장크트 페터 교회 에 입장해서 교회안을 둘러보는데, 화려한 바로크양식의 내부로 온통 금박이 번쩍번쩍거린다.
이런 화려한 내부보다, 소박하고 조용한 교회가 더 좋기에, 교회에서 얼른 나와, 대신 교회의 종루 꼭대기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에펠탑에 비하면 교회꼭대기쯤이야... 그렇지만 길이 좁아서 내려오는 사람과 때때로 충돌하기도 한다.
꼭대기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독일의 이미지 그 자체다. 참으로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멀리로 얼핏보이는 뮌헨의 시가지 풍경 ^^;
교회를 내려온 후, 나와 함께 있던 그녀는 국립극장에서 오페라를 보러 간다고 한다.
(그녀는 오페라 티켓을 한국에서 미리 예매해서 약 30유로 쯤의 저렴한 가격으로 티켓팅을 해놓았었다.
티켓까지도 예매한 그녀의 준비성에 감탄!)
파리에서 오페라를 보지못해 아쉬웠던 나는, 혹시나 남은 티켓이 있을까 하고 그녀를 따라 국립극장으로 향했다.
마침 오페라축제 기간이여서 국립극장에는 정장과 드레스를 갖춰입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입석은 다 팔렸고, 남은 표는 145유로 짜리뿐... 어쩔수 없이 오페라는 다음을 기약하며, 그녀와 극장앞에서 헤어졌다.
그녀가 떠나고 나니, 다시금 혼자가 된 나는 살짝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는 뮌헨... 관광은 안 해도 호프브로이는 꼭 가봐야 한다는 뮌헨인 것이다...
식당이나 bar라면 혼자서 충분히 다녀오겠으나, 7000여명을 한번에 수용한다는 커~다란 호프집에 혼자 간다는건 아무래도 내키는 일이 아니었다.
일단, 다시 시가지의 중심인 마리엔 광장 앞에 가서, 거리공연을 구경하며 생각해보자!
시간은 자꾸 흐르고, 해는 어둑어둑해져가는데.. 뾰족한 수도 없고,
'에이~ 그냥 일단 가보자' 라고 결론 내리고, 호프브로이 앞을 찾아갔다.
벌써 북적북적한 호프브로이 앞.
입구에 서성이고 있는 한국인들도 많았지만, 일단 혼자서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듣던대로 엄청나게 넓고 시끄럽고 사람이 많다.
이미 여러사람들이 한 그룹을 이루고 있는 테이블이 태반이었기에, 가게안을 둘러보다가 비교적 조용한 테이블에 능청스럽게 합석을 했다. ^^;
한국인 두명과, 외국여자한명이 건배를 하고 있었는데, 넌즈레 인사를 건네며 자리에 앉자 다들 웃으며 반겨줬다.
나와 합석한 사람들은 한국인 형제였는데, 그 중 한명이 독일 유학생이라서 독일어를 꽤나 유창하게 했다.
한 두마디 대화를 건네며 자연스럽게 건배를 하니, 처음엔 어색했던 사이가, 시원하고 맛있는 흑맥주와 함께 자연스럽고 즐거운 술자리가 되었다. (여기서만 맥주를 2리터 마셨다..;)
호프브로이에서 15유로를 주면, 밴드들이 아리랑을 연주해주는데, 아리랑 소리가 나오니까 한국인들이 다 뛰어나와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춤을 춘다. 술집의 분위기가 워낙 신나니까 이런것도 재미있다.
몇시간 후에, 한국인들이랑 호프브로이직원들이랑 싸움이 났는데(직원들 말이, 한국인들이 술값을 안내고 나가려고 했다고 한다)
나와 합석했던 독일유학생이 그걸 중재해주려고 독일어로 싸움을 말리다가, 싸움에 같이 휘말려서 다~같이 호프브로이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이때까지 마신 맥주와 음식값을 하나도 청구하지 않은채 말이다!! ㅎㅎ
(호프브로이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데, 크고 작은 싸움들이 일어나서, 그곳 직원들에게 인상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봤을때는 호프브로이 직원들이 한국인들이 독일어를 못하니까, 사정도 제대로 들어보지 않고 불친절하게 대해 싸움이 더 커지는것 같더군요)
어쨌든, 불쾌하게 쫓겨났지만 맥주값은 굳었다며, 아쉬운마음에 근처에서 맥주를 한잔 더!
바이에른 전통맥주(뮌헨은 바이에른주에 속해있어요)
맥주를 다 마시고, 숙소로 돌아가려는 시각. 알고보니 일행들도 '움밧'에서 숙박을 하고 있다!(움밧의 엄청난 한국인 밀집도..)
움밧에 가보니, 움밧의 bar에서는 이미 파티가 한창~!!
클럽을 방불케 하는 음악과 다양한 인종이 모인 bar에서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 한쪽에서 포켓볼을 치기도 하고, 즐거운 얘기와 함께 맥주를 마시기도 하며 저마다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맥주와 사람. 이토록 즐거운 밤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뮌헨의 밤을 빛내고 있는게 아닐까.
<7월 24일> 뮌헨에서의 두번째 날.
어제 맥주를 족히 4리터는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식사시간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끙끙거리며 잠을 깼다.
8명이 함께 쓰는 남녀mix룸인데, mix룸을 쓰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서양애들은 남녀불문하고 mix룸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갈아입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사실 외국인들이랑만 함께 방을 쓸때는 편하게 옷을 갈아입었으나, 움밧에서는 내 바로 밑 침대에도 한국인이 있는 지경이니... ^^;
오전에는 시가지에서 간단히 기념품을 좀 사고, 어제 제대로 보지 못한 시가지의 일부를 둘러보았다.
길가다 볼 수 있는 사자상. 뮌헨의 상징이다.
오전이 지나 시가지 관광을 끝내고는, 어제 본 '노이에 피나코테크' 맞은편에 위치한 '알테 피나코테크' 에 갔다.
'노이에 피나코테크'가 19세기의 인상파 작품위주라면, '알테 피나코테크'는 14~18세기의 유럽회화 위주.
그에 맞춰 '노이에'의 건물은 현대식 건물이고, '알테'의 건물은 1820년대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로,
맞은편에 위치했지만 서로 상이한 모습이라는걸 확인할 수 있다.
'알테 피나코테크' 앞의 조각 전시품
이 곳 역시 세계적인 화가들의 작품이 모두 모여있으나, 전시실이 워낙 많고 넓어서 위치를 찾는것도 힘들다.
그리고 어젯밤의 음주가 아직 영향을 미치는지... 관람에 영 집중 할 수가 없다.
미술관의 카페테리아에서 레몬타르트와 커피(5.6유로)를 먹고 미술관을 나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에 더이상 관광은 못 할 것 같아서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움밧 라운지의 1인용쇼파에 누워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면서, 여행객의 사치를 누리고 있는데
오늘 아침식사를 함께 한 우리방 여행객이, bar에서 한잔 하자며 제안하기에 이틀연속 뮌헨의 맥주거품을 제대로 맛보았다!!
뚜렷한 관광은 하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여러사람들과 어울리며 맛있는 독일 맥주를 맘껏 즐긴 뮌헨!
그 즐거웠던 기억때문에라도, 언젠가 또 다시 뮌헨을 찾고 싶어진다.
<출처 : ★배낭길잡이★ 유럽 배낭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