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의 원조는 따로 있다
드라마 <스타일>은 비현실적인 스토리라인과 연기로 악평을 받고 초라하게 막을 내렸지만, '박기자'역의 김혜수는 당당히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잇걸들이 드라마는 싫지만, 혜수 언니는 좋아요!라고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그녀가 유행시킨 것은 피에르 발망의 레이스탑 이외에 모든 문장 끝에 붙였던 '엣지 있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어찌나 이곳저곳에 갖다붙이는지, '엣지'란 단어가 '간지'보다 더 싸보였다고 한다면 너무 격한 표현일까?
하지만 '박기자'가 말하면 오버 액션으로 보이던 그 '엣지'란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악마가 있으니, 그녀는 바로 현 미국 보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이다. 엣지있는 뱅헤어에 툭 떨어지는 스커트라인이 돋보이는, 한국에선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주인공으로 더 알려진 안나 윈투어는 탁월한 패션 감각과 분석력으로 20년째 美 보그Vogue의 편집장으로 군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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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변함 없는 단발머리에 샤넬 선그라스를 쓰고, 패션쇼장의 가장 앞줄에 앉아있는 여자. 세계 패션 위크의 스케줄을 뉴욕 중심으로 바꾸어버린 여자, 쇼의 시작과 성과를 결정짓는 여자, 매일 아침 출근전 테니스를 치고 중요한 파티에서도 10분 이상 머물지 않는 여자, 안나 윈투어. 잘 웃지 않아 '핵폭탄 윈투어'nuclear Wintour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는 그녀의 카리스마는 강하다 못해 넘쳐보인다. 그녀만의 철저한 자기관리는 따라하기에도 벅차 보이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성공 이후 대중적으로도 큰 관심(추종자만큼 안티도 많음)을 받고 있는 안나 윈투어를 에고이즘 스타일로 포스팅해보고 싶어졌다.(이름도 나와 같은 '안나' 아닌가. 자기애 발동+.+)
대학문턱에도 가보지 않은 이 '스타일리쉬한 영국 여인'의 파워는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 일까? '내 인생의 롤모델'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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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엣지'는 변치않는 스타일에 대한 고집에서 온다 |
샤넬을 너무 사랑해 샤넬옷만 따로 컬렉팅해둔 집이 있을 정도로 샤넬매니아인 안나 윈투어의 트레이드 마크는
위의 사진 몇 장만 보아도 누구나 한두개씩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잡지계가 입사시 지원자의 외모를 많이보지만,
특히 미국 <보그>는 차림새와 외모를 기준으로 직원을 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녀에게 스타일은 곧 전략이기 때문이다.
안나 윈투어의 취향이 곧 보그 취향이고 입사후 6개월이 지나면 모두 보그스럽게(안나스럽게) 변한다.
한 겨울에도 스타킹을 안 신은 맨다리에 하이힐을 신고
쇼가 시작되면 다리를 꼰채 샤넬 선글라스를 끼고 냉정하게 쇼를 관람하는
안나 윈투어는 패션뿐만 아니라 경력과 라이프 스타일까지도 '엣지' 그 자체이다.
안나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테니스를 즐기고 7시쯤 회사로 출근해 모든 스케줄을 소화하고,
12시이전에 잠드는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파티에서 10분 이상 머물지 않는 것도 이러한 생활패턴을 깨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녀는 '하퍼스앤퀸'에서 시작해 미국 보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영국 보그의 편집장을 지내다,
1988년 드디어 자신의 오랜 꿈인 미국판 보그 편집장이 된다.
무명의 디자이너(마크 제이콥스, 존갈리아노 등)를 루이비통과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로 만들고
세계 여성의 치마길이를 좌지우지하는 윈투어지만 독선적이고 괴팍한 성격으로 인해 '얼음여왕'이라는 악평을 듣고 있다.
모피를 사랑해서, 동물 보호단체의 경계대상 1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계의 전설'이 될 수 있었던 안나 윈투어만의 '엣지' 포인트는 무얼까.
과감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남다른 안목
대학을 나오지 못한 데다 글쓰기에 별다른 재능을 보이지 못했던 안나는
다른 에디터들과 경쟁하기 위해 남다른 패션센스와 창조적인 에너지를 개발해야했다.
아버지의 인맥과 자신의 탁월한 편집능력을 발휘해,
17년간 미국 보그를 이끌어온 그레이스 미라벨라에 이어 편집장으로 지명된 후
영국 특유의 엣지를 더하여 판매부수를 성장세로 회복시킨다.
(뉴욕이 파리의 패션을 따라한다는 오명도 벗겨주었다)
아티스티적인 모델보다 셀러브리티가 주목받는 시대를 연 것도 윈투어이다.
그리하여 2004년 타임지 선정 패션계 파워 여성 10명에 선정되는데
타임은 "유행은 그녀의 충고 하나로 탄생되기도 하고 무력해지기고 한다. 차가운 사람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풋내기 디자이너들을 키우는 데도 헌신해왔다"고 호평했다.
드라마 <스타일>의 박기자도 안나 윈투어를 따라
신인 디자이너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떤 디자이너나 모델, 사진가든 미국 보그에 한번이라도 등장해야 비로소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잡지의 편집장,
이 스타일리쉬한 악마를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Wintour's first Vogue cover
보수적인 패셔니스타들은 우아한 <보그> 표지에 청바지가 다 뭐냐며 씩씩거렸다는 안나윈투어판 미국 보그의 첫 호.
"길거리에서 실제로 마주칠 수 있는 멋진 여성을 표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_ Anna Wintour
철저한 자기관리의 여왕
앞서 이야기했듯이 안나는 자신의 멘토,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습관대로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생활을 하고 있다.
엘리트주의가 강하고 남성 편력 등의 스캔들이 많으나,
누구나 자신을 따르게 만드는 '이유 있는' 카리스마로 오랜 시간 미국 보그의 편집장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닦아온 다이어트 공식대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태도'라는 신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안나 윈투어는 ‘프리마돈나의 품위’를 지니고 있고, ‘죽여주는 구두’를 신고 있으며, ‘철의 여인처럼 엄격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 <뉴욕 타임즈>
안나는 잡지의 지면배정과 모든 페이지를 꼼꼼하게 살피고 검토하여 포스트잇을 붙여 하나하나 코멘트를 달기로 유명하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나오는 그 성서와 같은 '책'mockup을 생각하면 된다)
사실, 명품으로 치장한 광고 일색의 잡지를 대중들은 외면해왔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여성적 취향인 <엘르>의 대중성만을 쫒은 것도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이나 미셸 오바마같은 퍼스트 레이디들을 당당히 <보그> 표지모델로 등장시켜 화제가 되기도 하고,
인터뷰도 사회·문화적 안목이 뛰어난 '예쁜~' 여성만을 까다롭게 컨텍하였다.
(백악관 성추문이 터졌을 때, 힐러리의 촌스러운 패션 스타일도 안나를 통해 리뉴얼되었다.
힐러리와의 인연은 나중에 <보그>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편집장' 안나 윈투어로서 미국 '패션' 매거진의 위상을 드높였기에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선 그녀를 '비공식 뉴욕 시장'이라고까지 칭하였다.
하루를 일해도, 자신이 하는 일이가장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말자.
내 몰스킨 다이어리와 스크랩북, 필사노트를 더 예뻐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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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아요!안나!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