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성진씨는 어머니(배우 김용림)와 닮은 여자와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의 부인(배우 김지영)은 일과 집안일까지 모두 완벽하게 하려는 모습이, 자신이 싫어했던 어머니의 모습과 똑같다고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고백해 화제가 됐다.
한편 딸 둘을 둔 배우 김응수씨는 정작 자신은 술 약속을 잡는 순간부터 거짓말까지 하며 술자리를 마다하지 않을뿐더러 직접 술을 담가 먹는 못 말리는 애주가지만, 사위만큼은 술을 좋아해도 참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런 김응수씨의 소망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적어도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외모도 닮은 애주가인 사위를 볼 확률이 더 높다.
아빠 닮은 남편, 엄마 닮은 아내 선택하는 건 ‘진화’의 압력 때문
몇 년 전 영국 과학원 생물학회지 프로시딩스 B에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 닮은 이성에 끌리는 현상은 ‘진화’에 근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헝가리 페치대학 연구진은 사람들이 이성부모의 생김새와 비슷한 이성에 강력한 매력을 느끼는 현상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턱의 너비, 눈썹간 거리 등 다양한 요소의 비례를 각각 달리한 14개의 얼굴 유형 모델을 만들고, 각각 두 쌍의 부모와 한 쌍의 커플로 이루어진 52개 집안의 성인 312명의 얼굴을 측정한 결과 여성의 짝과 아버지 사이에, 그리고 남성의 짝과 어머니 사이에 의미 있는 수준의 유사성 상관 관계를 발견했다.
단, 남녀가 이성의 외모에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다르게 나타났는데, 남성의 애인과 어머니는 입술 두께와 입의 너비, 턱 길이와 폭에서, 여성의 애인과 아버지는 입과 눈썹간의 거리, 얼굴 길이, 양 눈의 거리, 코의 크기에서 유사성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사회화나 심리적 요인보다는 ‘진화의 압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근친상간처럼 유전자가 지나치게 겹치는 것은 진화적 관점에서는 금기사항이지만 비슷한 유전적 특성을 추구하는 것은 "적응력 강화에 따른 이점", 즉 부모가 자식과 공유하는 유전자 비율을 높임으로써 훗날 자손들에게 나타나는 유전적 특성을 강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성 부모와 비슷한 배우자를 찾는 경향은 특수한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해 온 유전적 복잡성을 영속화하는 효과도 있을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비슷한 부부는 장기적인 관계를 지속해 출산율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헝가리 펙스대 타마스 베렉츠케이는 실제 가족사진에서 여성의 남편과 아버지가 닮은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대해 "부모를 이성의 모델로 삼는 성적 각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