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개인택시 조합장 당선 무효 판결

[철수]

여주지원 민사부, 조합장 당선무효소송 원고 승소 판결

▶2013년 3월 4일 치러진 양평군개인택시조합장 선거에서 이몽성 후보가 당선됐다는 공표문(사진 좌)과 다음 날 재검표 결과 현 조합장인 김학석 후보가 당선됐다는 재공표문(사진 우), 그리고 지난 4월6일 선고된 판결문

[동부뉴스 박선홍 기자]

재검표 의혹 논란을 빚어온 양평군개인택시 조합장 선거가 13개월만에 법원으로부터 당선무효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여주지원합의부는 양평군개인택시 조합원 이 모 씨가 제기한 조합장 당선무효확인 소송에서, 6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문제가 된 선거는 지난 2013년 3월4일 치러진 제9대 양평군개인택시조합 조합장 선거다. 전체 조합원 148명 가운데 99.3%인 147명(무효표 3표)이 참가한 당시 선거에서 75표(53.6%)를 획득한 이몽성(61) 후보가 69표(46.4%)에 그친 김학석(62) 당시 조합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부웅)는 즉시 이 후보의 당선을 문서로 공표·확정했다.

그러나 선거 다음날 선관위가 조합 여사무장이 이 후보의 표 뭉치 속에 김 후보의 표 5매가 섞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전날 발표된 개표결과를 번복하고 현 조합장이 74표, 이 후보가 70표로 현 조합장의 당선을 확정짓자 지난해 3월 8일 당선무효확인소송이 제기됐었다.

원고 측은 재판과정에서, 적법한 이의신청도 없이 1차 공표를 뒤집고 현 조합장을 당선자로 결정한 것은 위법하고, 또한 투표용지가 봉합되거나 검인되지 않은 채 단순히 봉투에 담겨 보관되었으며, 피고의 여직원이 다음날 아무런 권한 없이 투표용지를 만지고 검표하는 과정에서 원고 측이 참관할 기회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 측은 “여직원이 선거 다음날 선거관련 서류를 정리하기 위해 투표용지를 정리하던 중 김 후보의 표 5장이 이 후보의 표 속에 섞여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이때 일찍 출근한 선관위원 1명도 함께 있었고, 원고 역시 선거 다음날 재검표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 재검표 결과에 승복하였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가 이 사건 선거 1차공표에 대하여 정당한 이의신청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재검표의 정확성과 정당성이 담보되려면 투표용지의 보전절차가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선거 1차 공표 후 투표용지를 봉인하지 않은 채 단순히 봉투에 넣어 조합사무실 캐비닛에 보관하였고, 1차 검표와 재검표 사이에 12시간 이상의 시간적 간격이 있어 재검표를 위한 투표용지의 보전절차가 제데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 현 조합장 당선 결정이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6번 연속(4∼9대) 조합장에 연이어 당선되었던 김학석 조합장은 ‘당선 무효’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편 양평군개인택시조합 측은 이날 판결에 대한 본보의 취재 요청에 별다른 입장을 피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