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 전남 담양
전남 담양 글 | 김동옥(여행작가)
슬그머니 여름이 발을 들이밀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자연미 넘치는
바람 부는 봉서리 대숲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는 가볼 만한 대숲이 세 개 있다. 죽녹원, 봉서리대숲, 삼인산대숲이 거기다. 사실 담양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게 대숲이다. 거의 대부분의 마을이 대숲을 끼고 있다. 그러나 죽림욕을 즐기기에는 산책로가 구비된 세 곳이 좋다. 이들 대숲은 저마다 특징이 있다. 조경미에 있어서는 죽녹원이 돋보인다. 자연미는 삼인산대숲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죽녹원은 생긴 지 그리 오래지 않은 대숲이다. 담양군에서 기획 조성한 인공대숲이 바로 죽녹원이다. 미로처럼 숲길을 내고, 곳곳에 소품을 설치해 아기자기한 맛을 더했다.
봉서리대숲에는 갤러리도 있다. 사진기자 출신인 주인장이 찍은 작품들이다. 대숲의 사철 다양한 모습들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우후죽순 돋아난 죽순의 모습
대숲은 요즘 죽순이 한창 돋아나는 시기다. 죽순은 4월초부터 6월말까지 불쑥불쑥 솟아난다. 죽순은 하루에도 40~50cm 자란다. 비
숲, 숲… 싱그러운 공기창고
관방제림에서는 여유로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담양읍 방면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초입 부근에 자리한 관방제림은 산림청 선정 우리나라에서 가장 걷고 싶은 숲길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곳이다.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된 관방제림은 담양읍 남산리 동정마을부터 천변리 우시장까지 이어져 있고, 지금은 대전면 강의리까지 담양천을 따라 연장됐다. 역사적으로 관방제림은 천변리까지를 말하며 길이는 약 2km에 이른다. 이 구간에는 푸조나무와 팽나무, 개서어나무 등 185그루의 고목들이 뿌리를 내렸다. 이 나무들은 제방을 공고히 하기 위해 심은 것이었다. 나무의 높이는 대부분 10m를 넘지 않지만, 그 둘레는 어른 셋이 두 팔로 안아도 모자랄 정도의 거목들이 많다.
우리나라 대표적 정원,
소쇄원
담양은 사림의 고장이다. 시원한 서원과 정자를 찾아나서는 여행으로 테마를 잡아도 좋다. 식영정, 면앙정, 송강정, 죽림재, 명옥헌원림, 소쇄원 등의 명소들이 즐비히다. 그 중 소쇄원은 결코 그냥 지나치면 안 될 곳이다. 양산보가 지은 조선중기의 대표적 정원으로 우리나라 정원 조성 원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 정원, 소쇄원
우리나라의 정원은 애써 다듬기보다 자연 그대로를 안으로 끌어들인다.‘ 소쇄(瀟灑)’라는 말은 ‘맑고 깨끗하며 시원하다’는 뜻인데, 원래부터 있었던 계곡물이 앞으로 흐르고 오른쪽에는 대숲이 펼쳐져 있다. 뒤편은 소나무숲이 버틴다. 소쇄원의 자연친화적인 면은 연못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계곡물을 바로 연못으로 끌어들이지 않고 대나무수로를 거치도록 했다. 차가운 계곡물이 연못에 바로 섞이면 물고기들에게 좋지 않을까봐 충분히 상온에서 데워지도록 배려한 것이다.
고려 때 축조된 금성산성
금성산성
시간이 허락한다면 금성산성에도 올라보도록 하자. 그냥 두고 오기에는 후회로 남을 곳이다. 금성산성은 고려 때 축조된 성곽으로 산성산(572m) 정상부를 두른다. 성곽은 총 7,345m. 외성의 길이가 6,486m이고, 내성의 길이가 859m다. 금성산성을 한 바퀴 둘러보려면 족히 다섯 시간 가량 걸린다. 아쉽지만 연동사지 주차장에서 외남문까지만 올랐다 내려오는 것도 괜찮다. 이때는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하다. 여름철이면 비 온 다음 날 운해가 끼어 장관을 이룬다.
길잡이
잠자리
출처 : 흙사랑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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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촌아띠 원문보기 글쓴이: 촌아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