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잡아라”…건설사 기술개발 사활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시행 ‘D-1년’
삼성물산, 100억 들여 연구소 건립
실증 주택, 측정ㆍ체험실 등 갖춰
현대, 고성능 바닥구조시스템 개발
업계 최초 현장 인정서 획득 주목
DL이앤씨ㆍ대우도 자체 개발 나서
포스코ㆍ롯데는 ‘전담 부서’ 신설
|
삼성물산의 층간소음 연구소 ‘래미안 고요安 LAB’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
[e대한경제=김태형 기자] ‘D-1년.’ 대형건설사들이 내년 7월 시행되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에 대비해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는 새로 짓는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의 사용검사 전에 샘플(5%)을 골라 바닥충격음을 측정하고, 이를 지자체가 확인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성능 확인결과 권고기준에 못 미치면 사용검사권자가 보완시공 등 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다 지은 아파트라도 층간소음 기준에 미달하면 준공승인을 못 받는 고강도 규제다. 지금은 바닥 자재업체들이 실험실에서 차단 성능을 사전에 확인(인정바닥구조 인증)한 뒤 현장에 시공하는 ‘사전 인정제도’가 시행 중이다.
‘조용한 집’을 만들기 위한 건설사들의 무한경쟁 속에서도 저마다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따로 있다.
시설 투자에서 단연 앞선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8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층간소음연구소인 ‘래미안 고요安 LAB(랩)’ 착공식을 열었다. 내년 4월 개관 목표인 이 시설은 지하 1층∼지상 4층(연면적 2390㎡) 규모로 총 100억원이 투입된다. 층간소음 실증연구를 위한 10가구의 실증 주택과 측정실, 체험실 등을 갖췄다. 층간소음 연구만을 위한 연구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삼성물산은 2012년 3월 인근에 세운 주거성능연구소(연면적 2990㎡)와 더불어 아파트 주거성능 관련 종합 연구ㆍ검증이 가능한 시설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말 조직개편에서 ENG센터 산하에 석ㆍ박사급 10여명으로 구성된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했다. 또한, 특정 부분의 슬래브 두께(210→250㎜)만 늘려 층간소음을 줄이는 특허도 냈다. 김재호 삼성물산 부사장(층간소음연구소장)은 “단순히 주거 성능 저하가 아닌 사회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선도적인 역할을 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 차단구조 현장 인정서를 건설사 최초로 획득한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고성능 바닥구조시스템인 ‘H사일런트 홈시스템Ⅰ’을 개발하고, 실험실이 아닌 건축현장에서 층간소음 저감 성능을 검증받았다. 이 시스템은 소음 저감과 충격 흡수 극대화를 위한 특수 첨단소재(완충재)를 사용했으며, 바닥시스템의 고유 진동수를 조정해 저주파 충격진동 전달을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건설은 이 기술을 층간차음 전문 협력사와 공동개발했고 특허 등록도 마쳤다.
특허 경쟁도 뜨겁다.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은 기존 ‘3중 바닥구조’를 개선한 기술을 일제히 선보였다. DL이앤씨는 독일 바스프(BASF)와 기술제휴로 생산한 고성능 완충재를 맨 바닥층에 깔고 모르타르의 2번으로 나눠 타설한 반면, 대우건설은 자체 개발한 건식 패드를 적용해 모르타르와 완충재 두께를 늘려 층간소음을 완화했다.
전담 부서를 새로 만든 곳은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3월부터 소음ㆍ진동ㆍ재료ㆍ구조 등 분야별 석ㆍ박사급 16명으로 층간소음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고, 롯데건설은 올해 2월 층간소음 솔루션팀을 신설했다. 포스코건설은 중량충격음을 줄여주는 하이브리드형 강성보강 특화 바닥구조기술을, 롯데건설은 층간소음 저감효과가 뛰어난 벽체지지형 천장시스템을 각각 개발했다. GS건설도 기술연구소 내 Pioneer(파이오니아)팀에서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한국건설생활환경연구원(KCL)의 실태조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새로운 층간소음 측정ㆍ평가방법에 관한 세부지침이 나올 것”이라며,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통해 자칫 불합격 아파트가 나올 경우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물론이고, 집단소송 등 다양한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모든 건설사들이 ‘긴장 모드’로 준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출처 :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1072814210700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