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미이라> 시리즈가 내건 캐치프라이즈는 ‘온고지신’이었다. 옛 것을 익혀 새롭게 할 것! <스콜피온 킹>은 이 경구에 충실한 영화다. 그것은 비단 <미이라2>에 잠깐 등장했던 스콜피온 킹을 단독 주연으로 삼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스콜피온 킹>은 <미이라> 시리즈가 갈고 닦은 길에 수고롭지 않게 발을 들여놓는다. 더욱이 이 영화의 각본을 짜고 엮은 이는 <미이라> 1, 2편을 감독했던 스티븐 소머스다. 자칫 <미이라>의 아류작 쯤으로 여겨질 법한 <스콜피온 킹>은, 그러나 <미이라> 시리즈의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피해가는 영리한 공정을 거쳐 오락영화로서 손색이 없는 모양새를 갖추었다.
고대 이집트. 멤논이란 사악한 지배자는 자신의 군대와 곁에 두고 있는 마법사의 예지력으로 모든 부족을 지배할 계략을 실행중에 있다. 이에 각 유목민은 멤논에 맞서 하나로 뭉치게 되고 마테유스라 불리는 특출난 전사에게 마법사를 퇴치하는 임무를 맡긴다. 적진에 뛰어든 마테유스는 마법사를 죽음의 계곡으로 생포해 오고 멤논은 마테유스를 처치하고자 한다.
<스콜피온 킹>은 <미이라2>에서 반인반수의 몰골로 등장했던 스콜피온 킹을 전면에 내세운 액션 모험극이다. <미이라2>에서 그저 극악스럽게 표현됐을 뿐인 스콜피온 킹이 어떤 내세를 가지고 있었을지, 궁금증을 품었을 관객에게 <스콜피온 킹>은 그 해답을 들려주고 있다. 그러니까 스콜피온 킹으로 재림하기 전 살아 생전 전사였을 때 펼친 ‘의로운’ 활약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미이라2>에서 동명의 인물에 캐스팅됐던 프로 레슬러 더 록이 이번에도 역시 스콜피온 킹을 연기했다.
영화는 <미이라> 시리즈의 벤치마킹 상품임을 숨기지 않는다. 마테유스와 마법사 카산드라, 그리고 여기에 웃긴 짝패 하나가 가세한 모양새는 <미이라>의 오코넬, 에벌린, 조나단의 인물 배치와 아귀가 척척 맞는다. 이것 뿐이 아니다. <미이라> 시리즈가 재미본 장면을 노골적으로 반복하기도 한다. 시리즈를 통해 몇번이나 장관을 연출했던 모래폭풍은 이번 영화에 와서도 어김없이 불어 닥치고 살인 풍뎅이떼는 불개미로 종을 바꾸어 그만큼의 섬뜩한 기분을 만끽시킨다.
<스콜피온 킹>은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하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 <미이라2>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는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적재적소에 쓰인 특수효과는 이 영화의 미덕으로 격상된다. 특수효과 과잉을 비켜 영화가 공들인 것은 몸으로 때운 사실적인 액션이다. 더 록은 자신의 출신 성분을 십분 발휘해 둔중함과 동시에 날렵한 액션씬으로 객석의 흥을 돋구어준다. 영화를 보고 나면 더 록이 왜 <미이라2>에 출연하는 실수를 저질렀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물론 그랬다면 <스콜피온 킹>에 출연하는 기회를 얻지 못했을 테지만 말이다.
-_-; 헐.. 다시 미이라 2보구 싶어지넵,.;
스콜피온도 보고싶어지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