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국가적인 재난의 때에 기록된 것이 분명하다. 그 내용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는 꼭 이사야 선지자가 망국의 길에서 이스라엘을 향하여 애원하던 당시와 방불하다. 성경은 자주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이식한 포도나무로 묘사하였다. 하나님의 극진한 보살핌과 돌봄 가운데서 극상품 포도를 기대했지만 들 포도를 맺히고 이방 나라의 빛이 되라 했지만 오히려 저들에게 먹구름을 드리운 어처구니없는 백성이 되고 말았다. 사랑을 베풀고 지극 정성으로 돌본 것이 허사가 되어버린 기가 막힌 상황에서 부득불 원수들의 침공에 무너지고 황폐한 도성이 되어버린 이스라엘 위해 시인은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사 5:1) 나는 내가 사랑하는 자를 위하여 노래하되 내가 사랑하는 자의 포도원을 노래하리라 내가 사랑하는 자에게 포도원이 있음이여 심히 기름진 산에로다 (사 5:2) 땅을 파서 돌을 제하고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도다 그 중에 망대를 세웠고 또 그 안에 술틀을 팠도다 좋은 포도 맺기를 바랐더니 들포도를 맺었도다
시인은 이방 나라들의 저주거리가 된 이스라엘을 위해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호소한다. 더 이상은 자신들의 처지를 방관치 말아 달라고 애원한다. 이제는 그 은혜와 자비의 얼굴빛을 이스라엘을 향하여 비춰 달라고 요청한다.
(시 80:1) 요셉을 양 떼 같이 인도하시는 이스라엘의 목자여 귀를 기울이소서 그룹 사이에 좌정하신 이여 빛을 비추소서 (시 80:2) 에브라임과 베냐민과 므낫세 앞에서 주의 능력을 나타내사 우리를 구원하러 오소서 (시 80:3) 하나님이여 우리를 돌이키시고 주의 얼굴빛을 비추사 우리가 구원을 얻게 하소서
시인은 저들의 완악함이 넘치고 넘쳐서 하나님이 그들의 기도까지 싫어하실 정도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틀어졌다고 보고 이런 하나님을 향하여 이제는 그 진노하심을 거두어 달라고 기도한다.
(시 80:4)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의 백성의 기도에 대하여 어느 때까지 노하시리이까 (시 80:5) 주께서 그들에게 눈물의 양식을 먹이시며 많은 눈물을 마시게 하셨나이다 (시 80:6) 우리를 우리 이웃에게 다툼 거리가 되게 하시니 우리 원수들이 서로 비웃나이다
이스라엘은 정녕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이며 포도나무였다. (시 80:8) 주께서 한 포도나무를 애굽에서 가져다가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것을 심으셨나이다 그리고 그 가지와 넝쿨이 바다(지중해)까지 뻗고 강(유브라데)까지 뻗쳤었다.(11절) 그러나 지금은 그 울타리는 무너지고 담은 헐렸으며 포도원은 야생 짐승들이 들어와서 다 헤집어 놓은 포도원처럼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시 80:12) 주께서 어찌하여 그 담을 허시사 길을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그것을 따게 하셨나이까 (시 80:13) 숲 속의 멧돼지들이 상해하며 들짐승들이 먹나이다 오랜 후에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에도 유대백성은 빗나간 선민의식에 빠져서 동일한 실수를 하고 있었다. 이방의 빛이 되지 못했고 하나님의 율법은 무시되었으며 잎만 무성한 포도나무가 되어있었다. 포도원 지기는 수년 동안 한 해만 참아달라고 애원했지만 결국은 저주를 받아 말라버린 무화과나무처럼 회개할 줄 몰랐다. 각 시대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을 택하시고 그분의 사명을 맡기신다. 지극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돌보시고 오래 참으시지만 그 선택이 어떤 열매를 맺히든 아무 상관치 않는 무분별한 사랑이 아니다. 그렇게 인자한 포도원지기도 결국에는 열매를 맺지 못한 나무를 도끼로 찍겠다는 말씀에 대하여 더 이상은 거부하지 않았다.
(눅 13:8~9) 대답하여 이르되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 이 후에 만일 열매가 열면 좋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버리소서 하였다 하시니라
우리는 지금 어떤 열매를 맺고 있는가? 우리는 세상에 빛이 되고 있는가? 교회는 오늘날 망해가는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품성을 바르게 드러내고 있는가? 혹시 유대인들처럼 자신들의 교리와 신조에 매몰되어서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인자하심을 잃어버리고 주문이나 외우는 처량한 신세는 되지 않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져본다.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를 섬기는 저희가 세상 사람들 보다 나음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이미 도끼는 나무뿌리에 놓였는데 회개의 열매는 맺지 않고 우리 자신의 정체성마저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살펴보게 됩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살려 주시고 이제라도 주님께 돌아가게 하소서! 회개의 열매를 맺고 약속하신 성령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를 고치시고 회복하여 주소서! 이 황무하고 황폐한 땅을 돌아보아 우리 마음을 기경하시고 새롭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