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요약편의 주요 특징은 세 가지이다. 전적으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바탕으로 하였고, 대화 형식이며, 그리고 교리교육에 성화를 활용하였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요약편은 왅너히 독립된 별개의 교리서가 아니며, 어떤 방식으로든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대체하려는 의도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되도록 많은 참조 항 번호들을 세심하게 지적해 줌으로써 교리서의 구조와 전개 과정과 내용과의 관련을 계속 유지하게 한다. 더 나아가 요약편은 교리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더욱 새로이 일깨우고자 한다. 설명적 예지와 영성의 향기를 지닌 교리서는 오늘날 교회 교리교육의 교과서로서 길이 남을 것이다.
교리서와 마찬가지로 요약편 역시, 그리스도 안에서 영위되는 삶의 기본 법칙에 맞추어 4편으로 엮어져 있다. 제1편의 제목은 "신앙 고백"으로 신앙의 법(Lex credendi), 곧 가톨릭 교회가 고백하고, 니케아-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으로 요약 정리된 신앙을 적절하고 종합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그 신경은 그리스도교 전례 모임 가운데서 꾸준히 선언됨으로써 신앙의 주요 진리들에 대한 기억이 생생히 유지된다.
제2편의 제목은 "그리스도 신비의 기념"으로 예배의 법(Lex celebrandi)에 대한 근본 요소들을 제시한다. 복음 선포는 사실 성사 생활과 특별하게 상응한다. 신자들은 성사 생활을 영위하면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 사업을 이룩하신 파스카 신비의 구원 효력을 체험하며 증언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제3편은 생활의 법(Lex vivendi), 곧 세례를 받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생활 태도 안에서 그리고 도덕적 선택 안에서 고백하고 거행하는 신앙을 충실히 드러내야 할 사명을 일깨운다. 실제로 신자들은 성령의 사랑 안에서 성부의 자녀로서 누리는 그들의 품위에 어울리는 일들을 수행하도록 주님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라는 제목의 제4편은 기도의 법(Lex orandi), 곧 기도 생활을 전반적으로 다룬다. 기도하는 이의 완전한 모범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스도인 역시 기도 가운데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도록 초대받고 있으며, 이 대화의 가장 뛰어난 표현은 예수님께서 친히 우리에게 가르치신 '주님의 기도'이다.
4. 이 요약편의 둘째 특징은 고대 교리교육 방식에 따라 질문과 응답으로 이루어진 대화 형식이다. 이 대화 형식은 힘 있는 질문들을 통하여 스승과 제자 사이에 이상적 대화의 길을 열어 주며, 그 질문들은 독자를 신앙의 진리 측면에서 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게 이끌어 준다. 또한 이 대화의 형식은 본문을 핵심 사항으로 축약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내용을 소화하고 암기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