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시론자들은 왜 정자시를 써야 하는지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과거의 명리학자들이 과학적인 사고력이나 합리적인 판단력 등이 무척 부족했으며, 아주 고루한 고서에만 매달려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과거의 명리학자들이 '그들만의 리그'에 빠져 오랫동안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하지 못했고, 그저 고서 이론 답습만 해 왔다는 평가입니다.
야자시의 합리적 근거에 대한 참고 자료입니다.
역학동의 16년 전 게시글인데, 도움이 될까하여 올립니다.
국가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했던 야자시 이야기입니다.
[야자시는 옛날부터 존재했습니다] 게시자: 현문 07.02.21
명리학 고서에 야자시가 없다고 해서 옛사람들이 야자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건 명백히 틀린 말입니다. 철초 선생이 적천수 주석에서 야자시를 언급했고(사주가 아님) 우리 고전 문헌에도 야자시 기록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정사이며 문헌 중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기록입니다. 여기에 역법에 관한 기록 중 야자시를 측정한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조선 시대에는 역법의 시간 측정을 굉장히 중요시했습니다. 세종조에는 시간 측정을 소홀히 한 관원을 바로 구속하라는 왕명을 내리기도 합니다.
세종조 기록을 보면 시간에 대해서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담당 관원들이 앙부일구(해시계), 금루(물시계)로 시간을 측정하다 보니 소홀히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세종이 아예 기계장치를 해서 시간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계를 만들기에 이릅니다. 이게 장영실이 물시계를 이용해 만든 자격루(自擊漏)입니다.
매 시, 경, 점(시간 단위)이 되면 시간을 알려주는 알리미 인형이 그 시간에 해당하는 북과 종을 치는 인형을 바라보고 그때 인형이 시간에 따라 북, 종, 편을 치면 관원이 그걸 듣고 외부로 알리는 시스템입니다. 이 물시계를 맞추는 기본 시계가 <일성정시의>입니다. 낮에는 태양을 기준하고 밤에는 별을 기준으로 하는 시계입니다. 이 시계를 맞출 때는 동짓날 야반 자정에 맞춥니다.
세종 19년(1437년) 기록에 ‘성구환’을 사용하는 법은 첫해 동지 첫날, 새벽 전 야반 자정을 시초로 하여(用星晷環之術。 初年冬至初日晨前夜半子正爲始...)...
야자시의 또 다른 기록을 보면
영조 1년(1724년) "황해감사가 장계하기를....., 11월 22일 야자시에 뇌성이 크게 울렸다.(黃海監司狀啓... 十一月二十二日, 夜子時, 雷聲大作)"
본문 글 황해감사의 야자시 글 일진을 보면, 11월 22일은 壬戌일입니다. 23일이 癸亥일이고요. 그런데 실제 壬戌일로 기록했습니다. 즉 왕조실록은 壬戌일 야자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은 관원들이 일상적으로 야자시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정조 24년(1800년) 기록을 보면
"9월 중기(中氣)의 상강(霜降)의 경우 청나라는 9월 초6일 야자시(夜子時) 3각 6분에 들고, 우리나라는 초7일 자정(子正) 2각 3분에 들어 하루의 차이가 납니다." (九月中氣霜降, 淸爲九月初六日夜子時三刻六分, 鄕爲初七日字正二刻三分, 差以一日)
이 기록은 청나라와 조선의 상강 입절 시각이 다르며 청나라는 야자시에 조선은 자정 후에 들어왔다는 것이므로 조선과 청의 시차 문제를 알고 있었으며 그 시간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을 말합니다(현재의 시간 단위와 다름).
조선왕조에서 막연히 자시만 측정한 게 아니고, 위 기록들은 자시 가운데 자정을 맞추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조선의 시간 계산은 청나라의 입절 시각까지 서로 비교할 정도로 엄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 역법 자료들이 모두 명, 청에서 넘어 온 것들이기 때문에 중국도 야반 자시를 측정했다는 겁니다.
이런 기록들이 야자시 사주를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옛 술사들이 역법의 자료에 얼마나 깊이 통했는가의 문제는 제기할 수 있는데, 왕조의 역법은 매우 귀중한 자료이기에 일반 관원일지라도 함부로 손대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자료에 접근하지 못한 술사들이 깊이 있게 야자시 명조를 연구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의 시작이 언제인가?
조선왕조의 역법은 자시가 아니고 자정이라고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