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인사
선교사님께서 안부를 물어 왔다. <목사님, 코로나로 교회들이 눈총 받는 때 어찌 지내는지요. 광주에만 온라인 예배하라는 언론 보도에 걱정이 앞섭니다. 주일에 성도님들 예배 자리 오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 아파 엎드리게 됩니다. 주님이 모든 것 아실 터인데 끝까지 신광교회 붙드시고 지켜 주시길 구합니다. 주님의 평강과 대면 예배가 다시 드려지길 기도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설 연휴 주님 사랑 나누시길 바라며 이 곳에서 저희 네 가족이 주님 사랑을 전합니다.> <선교사님, 안부 감사합니다. 다 편안하지요. 코로나로 예배 빼앗긴 일이 가장 마음 아픕니다. 일부 교회가 자만해서 전 교회가 피해를 보는 실정입니다. 언론의 질타로 교회서 예배드림이 갈수록 흐려져 문제입니다. 불신 자녀들 만류로 어르신들 예배 나오는 길을 막고 있습니다. 자신을 성찰하는 좋은 점도 있지만 전체 영적 침체 분위기 속에서 겨우 숨 쉬는 정도입니다. 그분의 주권을 믿고 기다리며 선진들의 발자취를 더듬고 인내하는 중입니다. 기도할 뿐이고 그분의 선하신 뜻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요즘 주일 예배 마치면 어머니 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주로 청국장에 김치와 나물을 곁들여 먹어도 집 밥이 맛있다. 식후에 쓴 커피 한잔 놓고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운전하신 집사님께서 섬겨 주신 일, 화장실 타일 수리한 후기, 구매하여 드린 아뜨아뜨 안심 사우나 제품 쓰신 경험담, 윤정이 엄마가 새 김치 담아 와서 3층 할머니 오면 다 먹어 버리다고 감춘 일, 층간소음에 신경 쓰이고, 인사성 없는 옆 집 젊은 부부 이야기, 머리 염색약에 마이신을 탔더니 가렵지 않다는 조언.. 또 교회 못 나온 분들의 안부도 물으시면 답을 한다. 그리고 어머니 통장 관리 내용을 알려 드린다. 고구마, 과일, 쌀, 빵을 이웃과 나눈 일을 확인한다. 집으로 돌아와서 한 끼니 더 먹도록 반찬을 담고, 찹쌀 넣어 만든 누룽지도 주신다. 김영임 성도와 임 권사님이 맡긴 명절 봉투까지 넣으셨다. 나서는 찰나에 률희 아빠가 인사차 교회 들렸다고 찾아 1층 여자 화장실 누수 사실을 알렸다. 부품 확인하고 교체하겠다는 말이 고마웠다. 도착해 보니 좁은 공간에서 작업 마치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자상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누수로 인한 수도 요금은 수리받은 영수증 첨부시키면 50% 환급받을 수 있고요, 수도 계량기 움직임과 바닥에 비친 물기 확인 후 잡히지 않으면 배관을 노출시켜 작업한 법을 말>했다. 고마운 손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참치 선물 세트를 드렸다.
모처럼 맞은 봄날 같아 간편복으로 전남대 운동장을 찾았다. 코로나에 지친 가족들이 많았다. 킥보드 붙든 어린이들, 로라 스케이트 배우는 여학생, 아빠와 야구공 던지는 아들.. 남녀노소가 모여든 본래 운동장 모습 같았다. 걷고, 달리는 사람도 햇볕 쌓인 트랙에서 힘 있게 움직였다. 그 무리 가운데 1시간 30분간 16킬로 달리고 들어왔다. 첨단등대교회 목사님 내외 방문 전화에 땀 젖은 몸, 물만 껴 얹고 나갔다. 코로나 전, 매월 금요 저녁 기도회로 오가며 성도들과 만났던 그때가 그리웠다. 서로 만나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아귀찜 식당에서 소소한 삶을 나눴다. 경찰 시험 준비한 아들 숙소를 노량진에 마련한 일은 하나님의 은혜였단다. <일전에 그 사모님 아들이 우리 집에서 7개월 살았어요. 그런데 사모님 소개로 교회 학사 관을 아들이 사용하게 되었어요. 열심히 심어 놓은 덕에 별 어려움 없이 용돈 받으며 공부하고 있네요. 그 사모님이 가까이서 아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섬겨 주며 말 수가 없다 하네요.> 합격을 바라며 여우 성격 가진 여친 만나길 응원하였다. 막내는 잘 어울리는 성품에 맞는 일을 찾아 큰 실적 내서 감사드렸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일 년간 대출금 1천만 원 갚았다니 놀라웠다. 이자 감당하기도 버거운 시기에 선교와 구제도 여전하였다. 사택 수리하고 들어가도 위풍은 어쩔 수 없어 적응하고 산단다. 오히려 조선대생에게 2층 게스트 룸을 학사 관으로 내어 줘 감사했다. 그가 생활에 불편함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섬김이 아름다웠다. 명품 배, 시금치, 배추, 화장품 챙겨 오셔서 <엄마 표 누룽지>를 드렸다. 교회 차에서 꺼낸 블랙야크 옷을 입어 보라더니 아내에게도 입혔다. 다음 날, 강 집사님이 들렸다. 선물과 아들이 보낸 헌금을 하셨다. 공인 중개사 합격을 치하해 드렸다. 실무는 인강 들으며 실제 도움을 받고 계셨다. 화장실 옆 꾸지 뽕나무에 관심을 보여 3층 창고 보관한 제주도 산 마른 꾸지 뽕나무 상자를 건넸다. 커피 마시며 앞으로 진로 위해 기도 부탁을 하셨다. 그믐날, 장모님 댁에서 떡국 먹을 때 정연복의 <설날 떡국>이 생각났다. <설날 아침 맛있는/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며/ 덩달아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 나무로 치자면 나이테/ 산 줄이 더 그어지는 셈이다/ 그래, 올해부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자// 하루하루 전혀/ 조급함 없이 살면서도/ 철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와 같이// 나이가 들어간다고/ 겁먹거나 허둥대지 말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만/ 좋은 사람 쪽으로 변화하면서/ 내가 먹은 나이에 어울리는/ 모양으로 살도록 하자>
2021. 2. 13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목사 010 8579 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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