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중 문자가 왔다. 함께 모임했던 동료 시아버님의 부고소식이다.
같은 모임의 샘들로부터도 언제 가자는 연락은 없다. 나도 일단 퇴근 후로 접어둔다.
사실은 같은 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출퇴근시간을 함께 한 인연으로 모임을 했었는데 2년전 공무원 시험 준비하면서 일체 연락을 끊고 지냈고 합격한 후에도 여러차례 만남을 추진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모임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만남이 없었는데 부고 연락이 온거다.
퇴근 후 연락한 샘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할 건지 물으니 아무도 갈 수 없다고 한다.
[순간 난 어떡하지? 그냥 나도 못간다 하고 신경쓰지 말까? 아니면 가야하나?
사실은 난 다음날이 순회라서 오후가 비어 있다. 마음만 있으면 못갈 이유가 없다. 물론 장소가 남원이라 거리가 가깝지는 않지만 그래도 관촌에서 출발하면 못갈 만큼은 아니니 그런 상황이라 갈등이 일어난다.]
그래서 관촌중에 근무하는 P샘이 오후 수업 없으면 같이 갔다오면 좋겠다 했더니 그러면 고맙지 한다.
P샘에게 연락해보니 못갈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오후 수업 없으면 잠깐 갔다오면 좋겠다하고 내일 학교에서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마음이 요란해진다. 운전해서 가는 것도 걱정되고.. 내가 괜히 같이 갔다오자고 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왜 이 일로 내 마음이 이렇게 요란할까? 뭐가 문제인거야? 네 마음을 바라봐’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괘씸죄에 걸려 있었던거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잠시 공부에 전념하느라 함께 못한 것은 당연했지만 합격후에 좋은 소식으로 축하도 하고 보고싶었는데 거기에 응하지 않았다는 분별심이 있어서 나의 온전한 마음으로 대해지지 않았던거다. 이제와서 생각하니 정말 그 샘은 오고싶은데 못온것일수도 있는데...그런 마음을 보고 나니 정리가 되었다. 내일 P샘이 함께 동행할 수 있다면 같이 가고...아니면 미안하지만 못가는 걸로... 그러니 맘이 편해진다. 부고를 받고 온전한 마음으로 대하지 못해 그 샘에게 미안함도 함께 느껴진다. 담에 만나게 되면 더 반갑게 대해줘야지...분별심은 이제 사라진걸로...
첫댓글 분별심이 난 이유를 알고 나니 어찌 하겟다는 정이 세워지지요? .. p샘이 동행하면 같이 가고 아니면 못간다는 정을 세우고 나니 마음이 비워진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