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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의 슈스터 감독은 최근 웨슬리 스나이더와 로이스톤 드렌테를 영입했고 뒤이어 첼시의 아르옌 로벤마저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로벤이 마드리드에 도착할 경우 레알의 왼쪽 측면은 과포화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어째서 레알 마드리드가 오베르마스(바르셀로나에서 뛰던 왼쪽 측면 미드필더)의 유령에 시달리게 되었을까?
여름 이적 시장에서 빅 클럽들은 안심할만한 전력을 갖추기 위해 모든 선수들을 주목하고 또 분석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 또한 자신의 팀이 어떻게 시즌을 준비해 나가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 할지에 대해 누구나 각자의 의견이 있겠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 왼쪽 측면의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며칠 전, 마드리드의 지역 언론인 ‘AS'의 토마스 론세로 기자는 레알 마드리드가 드렌테와 로벤을 영입해서 왼쪽 측면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지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레알의 왼쪽(sinister) 측면이 다른 팀들에 비해 약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었다.
그가 사용한 ‘sinister’라는 단어는 중세시대에 왼손이나 왼발잡이인 사람들이 더 잘난 척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으며 지금은 ‘불길한’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오른쪽을 의미하는 'right'라는 단어가 ‘옳은, 적절한’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것과는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sinister'의 반대말은 ’오른쪽의‘라는 뜻을 지닌 ’dexter'이다. 이 단어는 ‘능수능란한’이라는 뜻의 ‘dextrous’라는 단어와 유사하다. 슈스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sinister)에 능수능란한(dextrous) 선수들을 영입한 듯 보이지만 문제는 보기만큼 간단하지가 않다.
로이스톤 드렌테는 멀티 플레이어지만 왼발만을 쓸 수 있는 선수로 알려졌다. 그는 아마도 페네르바체로 떠난 호베르토 카를로스의 공백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게도 두 선수의 키가 똑같다고 한다) 슈스터 감독은 브라질의 신성 마르셀로나 미겔 토레스 모두를 신뢰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AS'는 드렌테가 왼쪽 측면 수비수보다는 윙어로 나설 때 더욱 편안하다는 발언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슈스터 감독이 원하는 포지션이라면 어디에서든 뛰겠다며 일찌감치 자신의 포지션을 둘러싼 논쟁을 수습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카를로스의 대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페예누르트의 전 감독인 어윈 쾨만은 드렌테가 왼쪽 측면 수비수로 적합한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드렌테의 수비 능력이 약하다고 지적하고 레알 마드리드에 주전으로 자리 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며 차라리 미드필더로서는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금 레알에 드렌테보다 나은 왼쪽 측면 수비수는 없어 보인다.
드렌테와 함께 왼쪽을 담당할 선수가 누가 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드렌테와 함께 영입된 웨슬리 스나이더는 꼭 왼쪽 측면만을 담당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 자신은 왼쪽 포지션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그가 왼쪽(sininster)에서 뛸지 오른쪽(dextrous)에서 뛸지 - 좋은 영입이 될지 불길한 영입이 될지 - 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아약스의 4-3-3 포메이션에서 최고의 활약을 해왔던 선수이다.
어쩌면 슈스터 감독도 4-3-3 포메이션을 고려중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이전 팀인 헤타페에서 4-2-3-1이나 4-5-1 또는 4-4-2 포메이션을 사용해왔다. 이 포메이션들 중 스나이더가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전술은 4-2-3-1로 보인다. 그는 중앙과 왼쪽을 넘나들며 호빙요와 함께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스나이더는 4-4-2에서 지난 시즌 구티가 맡았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스나이더는 자신이 공격수 바로 아래에서 뛰는 것이 가장 편안하다고 말했지만 우선은 미드필더로 기용될 것 같다며 주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다음에나 자신의 포지션을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가 왼쪽 측면을 보강하지 않는다면 재앙과 같은 결과를 맞을 거라 생각했던 사람들은 드렌테가 수비와 공격 모두를 담당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에 안도하고 있으며 스나이더 또한 왼쪽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줄 것이라 믿고 있다. 이제 관건은 첼시의 윙어 아르옌 로벤의 영입 여부에 달려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로벤의 영입이 불길할지 모른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로벤은 왼쪽 측면에서 빠른 속도와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는 윙어로 레알 마드리드의 구애를 받고 있지만 사실 그는 오른쪽 측면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선수이다. 이러한 장점은 호빙요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로벤은 호빙요 뿐만 아니라 자신의 네덜란드 선배인 오베르마스와도 비교되고 있다.
그러나 오베르마스와의 비교는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 또한 포함하고 있다. 로벤은 프리미어 리그 무대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했지만 잦은 부상에 시달린 것도 사실이다. 이는 오베르마스가 바르셀로나에서 겪었던 문제와 일치한다.
오베르마스는 바르셀로나가 아스날로부터 4천만 유로(약 520억 원)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한 왼쪽 측면 미드필더였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 어쩌면 레알 마드리드가 로벤의 영입으로 바르셀로나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는 일이다.
로벤의 마드리드 입성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이지만 이미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측면은 보완되었다. 얼마 전까지 부족하게만 보이던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은 이제 그와 반대되는 걱정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