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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라리★
메일 : bestyh17@hanmail.net
출처 : 팬카페
팬카페 : http://cafe.daum.net/Shine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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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그렇게 서흠이의 품 안에서 한참을 울어대고 나니, 속이 좀 후련해진 나는,
서흠이에게 계속 미안하단 말을 연발해내고 난 뒤에, 다시 엄마가 계신
나의 집 쪽으로 향하였다. 물론 서흠이와 함께.
집 앞에 도착했을 때, 나는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서빈이와 서겸오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왜 서서 기다려요.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지."
"봐라, 너희집을. 우리가 들어갈 수 있겠냐?"
서겸오빠의 말에 나는 우리 집을 바라보았다. 집 앞에는 낯설은 자동차 몇 대가
쭈욱 늘어서 있었고, 집안에서 들리는 통곡소리도 아까보다 조금 커진 듯 싶었다.
......친척들이 오셨나보다.
"저 들어가볼게요. 서흠이, 오늘 고마웠고... 서빈이 너도 와줘서 고마워.
물론 서겸오빠도. ^-^"
후다닥 집안으로 들어온 나. 엄마의 영정이 있는 곳에는,
예상대로 친척들이 쭈욱 늘어서 있었다. 통곡소리도 꽤나 크게 들려왔다.
영정이 있는 방 앞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내 어깨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누구지?' 하는 생각으로 뒤를 돌아보았을 때, 뒤에 있던 건......
"류빈이오빠!"
다름아닌 나의 이종사촌오빠인 신류빈, 류빈이오빠였다.
(아시는분은 아실 듯. ^^ 서상고에 나왔던 인물이지요~)
"지해 오랫만이다? 이런 불행한 일로 찾아오게 된 게 한이지만."
나보다 한살 많은 류빈이오빠는, 자신의 이모인 우리 엄마와는 조금 각별한 사이였다.
우리 엄마는 류빈이오빠를 친아들처럼 매우 아꼈고,
그 아낌을 받은 류빈이오빠도 우리 엄마를 잘 따랐었다.
오빠도......슬프겠구나.
우리 옆 동네에 있는 학교인 서상고등학교에서 잘나가고 있는 류빈이오빠는
마지막 만남이었던 중학교 2학년이었을 시절때보다도 힘이 없어보였다.
물론 그때보다야 멋있어진 류빈이오빠지만.
"류빈이오빠..."
"그렇게 슬픈 표정 짓지 않아도 다 알고있어. 휴...벌써 두번째네.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뒈져버린 것도......"
두번...째? 류빈이오빠의 부모님은 모두 살아계시고, 조부모 또한 건강하신 것으로
알고있는데...... 또 누가 죽었길래.
오빠를 향해 갸우뚱한 표정을 짓고있자, 류빈이오빠는......
"내가 가장 존경하던 형. 그 형이 첫번째... 그리고 이모가 두번째."
아, 류빈이오빠가 존경하던 형이라면, 들은 적 있다.
아마도 류빈이오빠가 중학교 3학년이고, 내가 중학교 2학년이었을
마지막 만남 때, 말해주었던 그 사람. 아마도 그사람일 것이다.
'은서륜'...... 아직도 기억하는 이름.
"앗, 형. 언제왔어."
"어......해성아. 방금전에 왔어."
나와 해성이, 그리고 류빈이오빠는... 해성이의 방 안으로 들어가,
오랫만에 길고 긴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다음날,
엄마를 화장하여 바다에 뿌리러 간다는 아빠.
그리고 그와 대치하고 있는 나와 해성이.
쫓아오지 말라는 아빠와, 쫓아가겠다는 나와 해성이의 의견이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결국은 따라오는것을 승낙해준 아빠.
'엄마 마지막 가는길이라도 보고싶어......'
라고 내가 말하자, 바로 승낙해 준 아버지셨다=_=
화장터에서, 엄마의 시신을 꺼내 화장을 시작하는데......
또다시 눈물이 난다. 엄마를 이렇게 보낼 수 밖에 없는 내가,
너무나도 바보같았다. 괜히 아파왔다.
왼쪽손으로는 해성이의 손을 꼬옥 붙잡고,
오른쪽손으로는 아빠의 손을 꼬옥 붙잡고서,
엄마의 마지막 가는 길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나......
"흐읍. 아빠... 나 더이상 못보겠어. 흑끕. 흐읍."
결국은 터뜨려버렸고, 나는 아빠에 의해 차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아빠가 해성이보고도 차안으로 들어가라 하셨는지, 해성이도 차 안으로 들어왔다.
"누나......"
"......응."
"엄마가 떠나간다...... 바닷속으로 떠나가버린다......
우리가 엄마한테 불효해서, 엄마는 그렇게 일찍 가버린건가봐."
"......"
아파. 해성아, 나 아파. 어쩜좋아......?
평생동안, 1년에 한번 돌아오는 내 생일을 맞이할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나곤 할텐데...
그 땐 어째야 하지......?
## 22
4일만에 나간 학교에서, 나를 반겨주는 사람은 하원이밖에 없었다.
그럴만도 한 게, 이 곳 학교에는 친한사람이 없었다.
전학 첫 날만 등교한 후, 그 후로 4일이란 시간이 흐를동안 학교에 나오질 않았으니.
내 짝은 아직 학교에 오지 않았다.
참고로 말하지만 내 짝은 현서빈이다. =_=
앗, 짝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것인데... 전학 온 첫날, 서빈이의 책 사이에
있던 종이쪼가리에 써있던 말. 짝사랑을 실감할 수 있었던 그 종이쪼가리.
=_= 그냥 생각이 났다. 단지 그냥 생각이 난 것 뿐이다.
"서빈아!! 너 머리 왜 짤랐어!!!"
하원이가 서빈이를 향해 울부짖었다. =_=^ 서빈이는 그런 하원이가 귀찮다는 듯,
내 옆자리로 와서 가방을 내려놓는다. 짧아진 서빈이의 머리...
예전 그 머리는 귀엽다는 생각을 들게 했었는데, 짧아진 그 머리는
서빈이의 남자다운 면모를 물씬 느낄 수 있게 한다.
많이 달라진 서빈이. 나를 보고서 웃지도 않고, 말도 걸지 않는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안좋다던데=_+
"서빈아... 너 혹시......"
"시끄러워."
하원이의 '혹시' 라는 말에 불끈한 서빈이는 시끄럽다며 책상에 엎드린다.
...이틀 못봤다고 이렇게 변할수가 있는걸까?
아니면 뭔가가 화나는 일이 생긴걸까. 그래서 이러는걸까?
이 애에게 말을 걸기엔 내 간은 너무도 콩알만했다.
"누나!! 영어책을 책상에다 두고가면 어떻게 해!!! 어...서빈이형 머리잘랐네."
앗, 깜빡했다. 아침에 들고온다는 것을 그만...... 그래도 내 착한 동생 해성이가
가져다 줬으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에고야=_= 꿈도꾸지 않으련다.
해성이는 머리자른 서빈이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적응이 되질 않는다. 서빈이의 예전 성격과, 지금의 저 헤어스타일이 도저히
같이 대치되질 않는다. 오히려 대치되는 게 있다면, 서빈이의 지금 성격과 지금 모습.
갑자기 저렇게 변해버린 이유가 뭘까...?
"저기...저 서빈아."
조심스럽게 서빈이를 부른 나였다. 예전같으면 곧장 대답이 왔을텐데,
지금은...그저 나를 바라볼 뿐, 아무말도 하지 않는 서빈이었다.
나는 서빈이를 바라보며 '저...저...' 이렇게 중얼거렸다.=_=^
정말 적응이 되질 않는다. 저 모습, 그리고 저 성격에......
"셋 다 왜 그렇게 놀라. 지해는 그렇다 치고, 너희 둘은......
난, 예전으로 돌아간 것 뿐이야. 5년 전으로."
5년......전이라니? 5년 전에는 저랬단말이야?
그런데 서빈아, 아무리 5년전엔 저랬다고 하지만... 나 진짜 적응 안된다?
너한테 적응이 안되, 도무지. ㅜ0ㅜ.
그러나 그런 말을... 내 옆에서 똥씹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서빈이에게 하기에는,
아까도 말했다. 내 간은 콩알만하다고=_=^ 두번말해야 알아듣겠는가.
"그러니까...5년전으로 돌아간 이유를 묻고있는거야. 나하고 해성이는."
"돌아간 이유? 알 거 없잖아. 곧 알게될텐데."
아 진짜=_=^ 정말 적응이 안된다. 오랫만에 학교에 나왔건만, 정말 이래도 되는기야?!
뭐......꼭 안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다마는, 그렇게 갑자기 변해버린다면............
적응력이 안좋은 나는 어쩌란 말이냐 =_=^ 적응이 안된채로 너를 대하란 것이더냐=_=^
입을 쩌억 벌린 채 멀뚱멀뚱 서빈이를 바라보고있는 나.
헤어스타일 하나로 사람이 저리 달라보일줄이야... 게다가 성격까지 바껴버리니.=_=^
그런데...멋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정말 남자다워졌다.
그렇지만! 그래도 서빈이는 저모습이 안어울린다, 이것이야 ㅠ_ㅠ^
해성이가 이상한 표정을 하고 자신의 교실로 돌아가고 난 뒤,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선생님이 칠판에 뭐라뭐라 쓰며 중얼거리는데...
"야."
서빈이가 작은 목소리로 누군가를 불렀다. '야'...? 누굴 부른게야=_=^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나를 툭툭 건드리며 다시한번 '야' 라고 하는 서빈이.
아무래도 '야' 란 나를 칭하는 것 같다.
"왜."
"적응안되냐?"
그럼그럼. 적응이 안되고 말고!
"응."
"풉...너 이런거 좋아하던 거 아니었어?"
이놈이 도대체 뭔말을 하는겨=_=^ 내가 언제 너보고 이런 게 좋다고 그랬다고!
그런데 이놈 모습이 왠지모르게 서흠이 삘이 나는 것을 보아하니...
뭔가 꺼림칙하다.=_=^
서빈이는 흥얼거리며 고개를 칠판쪽으로 돌렸고,
나는 그녀석을 향해 인상을 찌푸려준 후, 칠판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정확히 3초 후, 나를 비웃는듯한 웃음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풋......"
이 웃음소리를 내고 있는 놈은, 내 옆에 앉아있는 서빈놈이었다.
## 23
수업시간이 끝나고 끝나고 끝나고 또 끝나 돌아온 점심시간!
내가 학교다니는 이유이자 내 삶의 활력소인 점심시간이 돌아온 것이다.
서빈놈은 어디로 나가고 없었다.
그리고 하원이는 서빈이의 자리에 앉는다.
"이상하단 말이야..."
"뭐가 그리 이상해."
"서빈이말야. 갑자기 저렇게 변해버리다니."
"5년 전 모습이었다며."
갑자기 말이 없는 하원이. 내가 무슨 말실수라도 한건가?
뜨끔하여 하원이의 눈을 피해 천장쪽으로 눈길을 돌렸을 때, 하원이가 하는 말.
"맞아. 5년 전 모습이었지만, 다시 돌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휴...그동안 저 모습으로 싸움도 안하고, 잘 지냈었는데 갑자기 왜......"
남편을 걱정하는 아내의 모습.=_=
분명히 하원이는 서빈이를 좋아하고있는 것이었다. 아니면 말라지-0-
가만, 이러고 있을 게 아니다. 이렇게 짐작하게 된 바,
하원이에게 정확한 대답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_+
"하원아, 너 솔직히... 얘 좋아하는거지?"
"응."
=_=...헉. 아무런 떨림없이 '응'이라고 대답하는 하원이를 보면서,
왠지모를 분노에 휩싸인 나였다. 아니, 분노라기 보다는 흥분에 가까웠다.
상상모드. 서빈이가 하원이의 마음을 받아들여 둘이 사귀게 되고,
팔짱을 끼며 걸어다니는 모습......그리고...키....키스하는 모습......=_=*
얼굴이 붉그스레 해진 나를 보고서, 하원이는 쏘아붙인다.
"너 지금 이상한 생각 하지? 에휴, 관두자 관둬."
흐음. 자제하자, 강지해.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단다.=_=^
왜냐?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알 바 없다.
"지...지해누나!!! 아, 하원누나 안녕하세요. 저...잠시......"
서흠이었다. 급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더니 옆에있는 하원이를 보며
붉그스레한 얼굴로 인사를 하고서 내 손목을 붙잡고 어디론가 끌고가기 시작한다.
아아......이건 무슨 조화인가!
서흠이가 하원이를 보면서 빨개지는 이유는 무엇이고,
서흠이가 나를 끌고... 누군가가 쌈박질을 하고있는 곳으로 끌고가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냔 말이다!!! =_=^
"서흠아!! 무슨일이야=_=^ 멈춰서 말하고 데려가!"
"아, 미안해요. 아직 우리 사귀는 거 맞는데, 서빈이형이 싸우거든요. 갑자기 저리
변해갖고는 아무나 붙들고 싸우기 시작하는거에요. 그걸 막을사람은 누나뿐이거든요."
갑자기 죄없는사람 붙잡고 싸우기 시작하는 서빈이,
그런 서빈이를 막을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것은......무엇을 이야기하는거지?
서빈이는...분명히 갑자기 변해서 정신이 이상해진 게 분명하다.=_=^
아니면 왜, 왜, 왜 지나가던 사람 붙잡고 싸우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구타하는 것이던가! =_=^
서흠이는 자신의 말이 끝나자 나를 다시 재빠르게 끌고 간다.
결국은 이렇게 서빈이의 앞에 서게된 나.=_=
"뭐야?"
"저...그러니까......"
"형 정신 차려요!! 갑자기 왜 그러는거에요?"
"신경 꺼."
나와 서흠이를 지나쳐, 다시 구타하고 있던 상대에게 가서 주먹질하는 서빈이.
심하다고 생각될 만큼 상대를 쎄게 억누르는 서빈이를 보면서,
나도 모를 용기가 생겨난 건.......... 왜일까? 도대체 왜.
"현서빈, 너 그만해."
서빈이의 옆에 서서 목소리를 내리깔고 말하기 시작하는 나.
"너 내일에 신경쓸 필요 없어. 그럴 자격도 없다는 거 알지?"
"네가 뭐때매 이 애를 그렇게 때리는건지 모르겠는데, 무슨 죄라도 있어?"
"......"
"무슨 권리로 니가 얘를 때려? 누군지도 모르는 애를.
차라리 때리려면 아는 사람을 때려. 그래. 날... 나를 때려!=_=^"
그냥...해 본 소리였다. 설마 서빈놈이 나를 때릴까 하여.
그런데 서빈이는...... 그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서 나를 향해 주먹을 드는데......
'타악-'
서빈이의 뒤에서 서빈이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서겸오빠.
어디를 맞았는지는 몰라도, 기절하는... 서빈이었다.
"새끼가 미쳤나... 쟤 때리면 후회할거면서 주먹을들어."
서겸오빠는 이렇게 말하고서 서빈이를 자신의 등에 업혀두고,
서흠이는 서빈이에게 맞은 그 애를 자신의 등에 업히고서,
유유히 양호실로 사라진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나는... 왜 나오는지 모르는 눈물을 한없이 흘러내렸다.
* * * (작가시점)
양호실.
서빈은 금방 정신이 들었고, 자신의 옆에 있는 서겸과 서흠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한다.
"미안해. 형. 그리고 서흠아."
"너...갑자기 왜 그러냐. 다른 건 다 그렇다 치고서라도......"
"그냥...아무녀석이라도 패고 싶었을 뿐.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죽을것만 같아서."
"지해때문에 그러는거지......"
서빈은 서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서흠은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서 서빈과
서겸의 말에 귀 기울일 뿐이었다. 마치 죄 진 사람이라도 되는 듯.
"너 지해때문에 변한거지. 그리고 지해때문에 심난한거지......"
"......"
"그런데 왜 아까 지해를 때리려 했냐..."
"그냥 답답했어."
"...새꺄.그렇다고 지해를 때리려하냐. 때리고나면 후회했을거면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서빈.
"그건 그렇고 너한테 심하게 맞은 쟤는 어쩌냐? 쟤 모범생이잖냐. 쟤네 엄마가
치료비 물어내라고 극성일텐데."
"몸으로 떼우지 뭐."
이후, 침묵을 유지하는 서빈, 서겸, 서흠 세사람......
'아직 멀었구나...... 길이 험하네...... 그래도 아까 너가 막아줘서, 나는 얼마나 기뻤
는지 몰라. 너가 그 자리에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르겠다.'
라고 생각하는 서빈이었다.
## 24
"지해야. 미안."
"췌쳇. 그거면 다인 줄 알아? 서겸오빠 아니었으면 나 한대 맞았겠네!"
"미안하다니깐."
어휴...서빈이놈팡이=_=^ 양호실에서 오더니 갑자기 사과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나의 불어터진 눈을 본 듯 싶었다. 어머나, 쪽팔려라=_=^
아아. 이게 아니다. 왜 갑자기 그렇게 사람을 쥐잡듯이 팼는지 물어봐야겠는데...
"미안한 건 둘째치고, 사람을 왜 패고있었어?"
"알 필요 없잖냐."
으흐...성격이 완전히 바뀐 서빈놈팡이를 보면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뭣일까?
웃어주지도 않고, 오히려 차가운 말투로... 나를 대하니 ㅠ_ㅠ 정말 적응이 안된다.
몇번을 말하고있지만, 나는 적응력이 느리다. =_=^
그렇게 5교시, 6교시, 7교시가 지나가고... 하교길에 나섰다.
뒷문에 서 있는 서흠이. ㅠ_ㅠ. 생각해보니 우리는 아직 사귀고있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서흠이가 하원이를 보는 눈길은...수상하단말이야.
뭐, 정식으로 사귄다기보다는 서겸오빠, 서빈이, 나의 억지로 사귀고 있는 것이니.
"누나, 가요."
"응. 어디가려고?"
"^-^ 집에 데려다 주려고 하는거에요. 오늘은 시간이 맞질 않거든요."
아아. 집.=_=... 그렇게 교실을 나서 서흠이와 함께하는 하교길에 나섰다.
침묵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한참을 걷다보니......벌써 나의 집이 한눈에 보였다.
흑ㅠ_ㅠ. 이렇게 헤어지게 되는구나...
"누나, 들어가요. 저 얼른 가봐야되거든요 ^-^"
"아, 응. 잘가."
이게 우리 대화의 마지막이었다.-_- 줴길.
다음날,
오늘은 즐거운 토요일=_=!
그런 토요일이니만큼 즐거운 하루를 보내리라 다짐한 나였다.
...그런데...무슨수로 즐겁게 보낸담.
ㅇ_ㅇ 갑자기 떠오른 건, 내 친구 하람이! 우리 오정이. 신오정~
오랫만에...하람이와 하원이와 같이 놀아볼까 ㅡ.,ㅡ 무흘흘.
학교에 등교 완료! 책가방의 책정리 완료!
그리고 짝이 등교하기만을 기다리는데......
헐레벌떡 뛰어오는 서빈놈팽이. 아무래도 지각을 겨우 면한 듯 싶었다.
헐레벌떡 뛰어와서 조용히 자리에 앉는 서빈놈팡이=_=^
아으... 정말 적응이 되질 않는다.
"서빈아."
"왜."
무심코 서빈이를 불렀다. 서빈이는 짧게 '왜' 라고 대답해주었고,
나는 무슨말을 할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_=
"나 진짜 적응이 안되. 어떻게 안될까 ㅠ_ㅠ!?"
"...너때매 이렇게 했는데 어떻게 하라는거야."
나...? 나때매 이렇게 하다니! =_=
머리 자르고, 성격 바꾸고 한 게 나때문이라고?
무슨뜻일까...무슨뜻인걸까......
젠장. 내 머리로는 도저히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따지기에는, 서빈놈팽이의 표정이 너무도 무서웠다.
이번이 세번째다. 내 간은 콩알만하다.=_=^
"우리 아들 이렇게 만든 놈 누구야!!! 나와!!!"
어떤 아줌마의 성질난 목소리. 깜짝놀라 고개를 소리나는쪽으로 휙 돌려보니,
오마이갓=_=. 그 쪽에는...어제 서빈이가 마구잡이로 구타했던 그 학생과,
그 학생 뒤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있는 뚱띵이 아줌마가 있었다............
치료비를 물어내라고 온 게 분명해. =_=^
저런 뚱띵이 아줌마들은... 돈이 최우선일테니깐.
"전데요."
서빈이가 뚱띵이 아줌마에게로 다가선다. 한발짝 한발짝 옮길때마다 왠지 모르게
소름이 끼친다. 으억-ㅇ-.
"너...너...너!!!!! 얼른 이 애 치료비 물어내!!! 왜 죄없는 우리 아들을 건드려!!!"
"돈 없는데요."
서빈이는 너무도 당당했다. 조용한 교실에서는 서빈이의 목소리와 뚱띵이 아줌마의
고함소리밖에 들리질 않았다. 뚱띵이아줌마는 서빈이의 당당한 태도에
무척이나 열이 받은 듯 싶었다.
"너!!! 부모에게서 그렇게 배웠니?"
꼭 아들딸이 버릇없이 행동할 때 아줌마들이 해대는 말. 부모한테 그렇게 배웠니?
이 말이 저 뚱띵이 아줌마에게서 나오고 있었다.
서빈이는...... 뚱띵이 아줌마에게로 무섭게 다가가고 있었다.
"우리 부모 욕하지마. 이미 뒈진지 오래니까."
이 말을 하는 서빈이는... 여태껏 봐왔던 서빈이의 모습중에 가장 무서운 모습이었다.
왠지모르게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변하다니. 무섭다...휴, 무섭다.
그저 무섭다는 생각밖에 들질 않았다.
"어...어디서 이렇게 막되먹은 짓을!!! 치료비 못물어내니?"
"물어내. 물어낼테니까 씨발, 닥치라고. 부모 욕하지 말라고......"
"당장 물어내. 이 애가 너한테 얼마나 맞았는지 몰라도, 천만원이 나왔다."
처......천만원. 그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서빈이에게 요구한단 말이야?
서빈이한텐 무릴텐데. 무리일텐데...휴.
"당장 안되는데요."
"그럼 지금 경찰서가자!!! 너같은놈은 구치소에서 썩어봐야되!!!"
저...저런 몰인정한 뚱띵이 아줌마를 보면서, 나도모르게 다시금 흥분해버렸다.
저 뚱띵이 아줌마가 진짜로 서빈일 구치소로 데려갈 기세였으므로.
"아줌마, 돈 제가 갚아요. 제가 갚을테니까, 딱 이틀만 여유 주면 되요."
"네가? 저놈이랑 무슨 사이길래. 흠흠. 어쨌든 난 돈만 받으면 되니까."
씨...발. 나 일 저질렀다...... 아빠한테 뒈졌다. ㅜ_ㅜ!!!
## 25
뚱띵이 아줌마가 자신의 아들과 같이 나의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을 때,
내 눈 앞은 어땠는지 모를것이다. 아빠한테 맞아뒈질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아니야. =_=^ 설마 아빠가 내게 손을 대시겠어! 나를 이뻐라 해주시는 분이신데!
흑흑. 그래도 왠지 뭔가가 불안하고, 또 초조하다. ㅜ_ㅜ.
서빈이는 뚱띵이아줌마가 간 후에도 그 자리에서 미동 없이 서 있다가,
갑자기 내게로,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자리로 와서 의자에 털썩 앉았다.
"너, 무슨 배짱으로 천만원을 물어내겠다고 하냐?"
"나도 몰라.=_=^"
묻지마렴. 곤란하단다 ㅠ_ㅠ!!
그런데 아무래도 뭔가가 수상했다 -.,- 서빈놈이 어찌 때렸길래 치료비가 천만원씩이나
나온다는 것인가. 수술을 해야하는 상태도 아닌 것 같던데 =_=^
저 뚱띵이 아줌마가 우리를 어리다 얕잡고 속인 게 틀림없는게야. 아암, 그렇고말고!
"너 천만원 있냐?"
"아빠한테 있겠지.-_-;"
"너희 아빠 회사가 어디냐?"
"이 동네에서 가장 큰 건물."
이래뵈도 우리아빤 갑부. 고로 나도 갑부라고=_=^
아, 이게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 돈을 따내는 게 좋을까.
ㅜ_ㅜ아빤 날 이해해주실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믿고싶다.
해성이하고 같이 졸라본다면... 가망이 있다.
괜히 내가 내겠다고 한걸까......
아니다. 사람 목숨 하나 건진것이라 생각하고, 돈을 꼭 받아내는거야.
아자, 아자, 아자! =_= 서빈놈 목숨 구해준다 생각하자!
"...진짜 니가 내줄거야?"
"그럼 어째. 벌써 이야기 다 끝나버렸는데."
"그럼 나 니 종으로 살아야겠네. 돈 갚을때까지."
...종? 종 하나 내 밑에 내비두면, 나야 편하고 좋지만...
에이 ㅜ_ㅜ 선심쓰는 척 해주는 게 나을 것 같다.
"됐어."
"됐긴. 종이 되준다니깐!"
"됐다니깐!"
"내맘. 난 빚지고 못살아."
"됐어=_=^"
책상을 손잡이로 짚고 훌썩 일어난 나.
이 일을 행하고 나니, 내가 왜 일어났는지 잘 모르겠다.
"지랄발광하지말고 후딱 자리에 앉아.(-_-)^"
"지...지랄발광이라니!=_=^"
으흑. 내가 못산다 못살아! 지 목숨하나 건져줬더니 뭐시깽이, 지랄발광?!
"좋아. 그럼 너 그 아줌마한테 돈 건네주는 날부터 내 종 해=_=^"
강지해, 승질났다.=_=^
지랄발광이란 말로 내 심기를 건드려......현,서,빈?
네가 나의 노비가 되는 그 날부터,
너는 세상을 다 산 것이여.=_=^
'풉.' 하고 비웃는 서빈놈팽이. 그 비웃음 때문에, 너는 1년 더 일찍 죽게 될 것이야.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리에 앉았다......가 일어서서 하원이 자리로 갔다.=_=
"지해야. 너 너무 멋졌어! 너희집이 익히 돈이 많은것을 알고는 있었다만......"
"아아, 몰라! 나 짜증나려고 그래=_=^"
"근데 너 서빈이하고는 무슨사이야? 무슨사이길래 돈까지..."
"우린 짝꿍사이야-_-^"
짝꿍사이라고 해 놓고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어이없는 발언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짝이라고 꼭 돈을 내줘야 하진 않으니까.
그래도 어쩌리오. 짝꿍 사이가 아니면...... 뭐라고 말하리까.
이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하원이.
맞다, 하원이가 서빈놈팽이를 좋아한다고 했었지.
ㅜ_ㅜ 너무 과민반응이란다, 하원아. 우린 정말 아무사이도 아닌데... 흑.
* * *
수업이 끝나고, 종례도 끝나고, 하교길에 나서려는데......
나를 붙잡는 손길이 있었으니, 그 손의 주인공은 바로 서빈이었다.
"너희아빠한테 가는 거, 나도 같이 가."
얘가 있으면...그러니까 서빈이가 있으면... 조금 불편할텐데.
딱잘라 거절해야겠다.=_=^ 그게 나을 듯 싶다.
"나 혼자...아니, 해성이랑 둘이서 갈래!"
"내가 빌리는건데 난 가면 안되?"
"그니까... 아, 그냥 나 혼자 부탁해보고 싶어서 그러니까, 그러면 그런 줄 알아 =_=^"
재빨리 교실을 빠져나왔다. 교실을 빠져나가고... 운동장.
+_+ 해성이가 보인다! 누구 동생인지는 몰라도 눈에 확 들어오는구먼!
훤칠한 키, 딱 벌어진 어깨, 잘생긴 외모.
그 누구가 나의 동생을 보고 반하지 않겠는가!
제외대상이 있다면 바로 나겠지만.
"해성아!!!!!!"
"앗, 누나."
"짜식. 나랑 얼른 아빠 회사에 좀 가자!!!"
"왜?"
짜식이 따지기는. 나는 오늘 교실에서 있었던 일과, 내가 했던 행동과 말을
리플레이하듯이 해성이에게 자세히 설명하였고... 해성이는 점점 굳어지는 얼굴로
그 때를 상세하게 재방송 하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하는 말,
"누나... 아무리 누나라도, 아빠한테 천만원을 부탁하기란..."
"그러니까 니놈한테 같이 가달라는 거지!"
"서빈이형은?"
"같이 가겠다고 그러는데 내가 거부했어."
"좋아. 서빈이형을 구치소에 안박아 두려면 그 방법밖에 없겠다. 가자!"
오 예~ 해성이를 직통으로 꼬드긴 나는,
의기양양하게 우리 아빠의 회사, 즉 우리동네에서 가장 큰 건물으로
해성이와 손을 맞잡고 걸어갔다......
## 26
"아빠, 어떻게 안될까?"
"흐음. 글쎄..."
사정얘기를 한 후, 아빠를 졸라보는 중에 있는 해성이와 나.
망설이시던 아빠는 갑자기 한마디를 하신다.
"그 아줌마... 이리로 데려올 수 없겠어? 아무래도 너희가 어리다고 치료비를
뒤집어 씌울려고 하는 것 같은데...... 천만원은 너무 심했다."
"그치?!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지?"
으허허. 우리 아빠는 나랑 삘이 통하시나보다.=_=*
그렇게 해서 이틀 후 아빠에게 그 아줌마를 데리고 오기로 한 후,
나만의 즐거운 토요일을 맞이하기 위해...
수화기를 손에 얹고서 하람이네 집 전화번호를 반쯤 눌렀을 때,
나에게 해성이가 큰 소리로 외치는 말.
"맞다, 누나!!! 서흠이가 3시까지 그 커플전용카페로 오랬는데!!!"
"지금 몇신데?"
"2시......50분.-_-"
"야, 근데 왜 이제말해!!!"
"말할 기회도 안줬으면서 뭘!!!"
누나인 나에게 잘못을 저지른 주제에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해성이를 한 번
흘겨본 후, 서흠이가 기다릴까봐서 헐레벌떡 그 커플전용카페로 달려간 나였다.
원래 그곳까지 가려면... 20분이나 소요해야 했지만,
워낙 급한지라 허겁지겁 달려왔더니... ㅜ_ㅜ 글쎄 3분이 늦었드랬다.
한마디로 13분만에 골인...=_=!
"앗, 누나. 왜이리 달려오셨어요."
"흐억흐억.너 기다릴까봐!"
"^-^ 3분밖에 안늦었네요. 우선 앉아요."
갑자기 운동을 해서인지 심하게 떨리는 다리를 주먹으로 진정시킨 뒤,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_=^ 자리에 앉은 뒤에 다시 떨려오는 다리. 이참에 확 잘라버리까=_=^
앗, 이런 징그러운 생각을 하다니......라기에는 난 원래부터 잔인했다 ㅡ.,ㅡ 무흘.
나에게 무엇을 마실 지 물어보지도 않고서, 레모네이드 2잔을 시키는 서흠이.
하긴 =_= 물어보지 않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걸 시켰다면 그게 그거지 뭐.
더군다나 허겁지겁 뛰어왔더니 목이 타는데 레모네이드만큼 좋은것도 없지 =_=!
무흘 ㅡ.,ㅡ 세상은 나처럼 긍정적으로 살아야 제법 살맛이 나는 법이야! (-_-)
"누나, 우리 어제가 5일째였던 거 알죠?"
5일째...5일째...맞구나, 5일째=_=
"아, 응."
"누나의 대답은 뭐에요?"
"무슨대답?"
나에게서 무슨 대답을 원하는건지.=_= 얘가 나랑 사귀자고 했을 때,
5일째가 되면 무슨 대답을 해주기로 했었나?
......퍽★! 생각이 나질 않아서 내가 내 머리를 주먹으로 갖다 쥐어박었다.
가끔가다 이런 행동을 하면 기억력이 살아나더군 ㅡ.,ㅡ 난 별종이란말이야.
"앗, 누나. 자학하지 마세요."
"이건 내 기억력을 살리는 한가지의 방법일 뿐이야.=_=^"
"풉. 특이하네요. 기억나셨나요?"
기억나기는 개뿔 =_=^ 괜히때렸다. 내 머리만 아프다. 아아악 ★
"그...글쎄=_="
"이젠 나에대한 생각도 변화하지 않았나요?"
그...그런것같긴 하다. 이 애를 정말로 좋아했을 땐, 서빈이랑 있으면 이 애 생각밖에
안했는데... 이제는 서빈이랑 있어도 이 애 생각은 나질 않는다.
오히려......이 애랑 함께 있으면 서빈이 생각이 난다고나 할까?......가 아니잖아!!!
그럼 내가 그 앨 좋아하기라도 한다는거야?! ㅜ_ㅜ
그렇지만...지금까지 내가 해 온 행동들로 보면...그런 것 같기도 하다.
다짜고짜 서빈이를 위해 돈을 투자하겠다는 생각도 그러하고,
서빈이가 나를 때리려 했을 때...... 들었던 왠지모를 섭섭함도 그러하고,
서빈이가 '자기'라고 부르다가 저렇게 무뚝뚝해졌을 때... 적응이 안된것도 그러하고,
이런면에서 보자면, 내가 서흠이보다 서빈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자꾸 아니라고 부정하고서, 서흠이가 더 좋다고 박박 우겨대는 나의 또다른 생각은...
복잡하네. 생각보다 많이 복잡하네......
"누나, 서빈이형이죠?"
"......"
"이젠 서빈이형이 나 대신 누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거죠?"
"모르겠어. 복잡해."
"맞을거에요. 누나가 제게서 느꼈던 건 그저 단순한 '호기심' 일 뿐이에요."
호기심...? 과연 호기심이었을까......?
그런데 분명한 건, 나는 서흠이에게 '좋아한다'는 감정은 느껴봤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랑한다' 는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서흠이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어쩌면, 그래.
어쩌면...............
## 27
"야, 너. 너희 어머님께 전해드려. 돈 받으려면 이동네에서 가장 큰 건물로 오시라고."
"가...가장 큰 건물?"
"응. 학교 교문에서 직진하다가 꺾어지는 곳에서 우회전 한 다음 쭉 가다보면 나오는
KAT빌딩 23층.-_- 지금 당장 전화해서 교문앞으로 오시라고 해. 내가 같이 갈테니깐."
지금은 월요일. 서빈놈의 사건으로 인해 하람이와 놀려고 했던 나의 계획은 처참히
무너지고, 일요일은 잠만 퍼 잔 덕에 금방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이제 돈을 물어주는 일만 남았다. -_- 천만원이라니. 나이가 어리다 얕잡고 속이면
내가 속을 것 같았더냐. 더군다나 우리 아버님께옵써 =_=^.
서빈놈에게 쥐어터져 곳곳에 멍이 들어있는 그 아이는, 마치 내 눈빛에 기가 죽은 듯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다. 통화연결음이 몇 번 들리고 나서, 어제 들었던
그 뚱띵이 아줌마의 음성이 재수없게도 내 귀에 다 들린다.=_=^
자리를 피해줄까 하다가, 재수없지만 그냥 듣자 라는 생각으로 꿋꿋이 자리에 서 있는 나.
"엄마!!! 돈 받으려면 이 동네에서 가장 큰 건물 가야되니까 교문앞으로 오라는데?"
[고...곧 간다고 전해라.]
이 통화가 끝나고, 머지않아 도착한 뚱띵이 아줌마.
돈이라면 좋아 죽는게구나.=_=^
내가 앞장을 서서 뚱띵이 아줌마와 그의 아들을 우리 아빠에게로 인도했다.
KAT빌딩 23층 꼭대기 -_- 우리 아빠의 회장실이 있는 곳이다.
내가 그 빌딩 앞에 서자, 뚱띵이 아줌마에게서 놀라는 기색이 어지간히 보였다.
"저...이 회사하고 너하고 무슨 관련이니?"
"저희 아빠 계신 곳이거든요-_-"
"아...우리 애 아빠도 여기서 일하는데."
그 쪽 애 아빠와 우리 아빠를 비교했다간 큰코다칠텐데요=_=^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띵동- 23층입니다.]
엘레베이터 안내원의 목소리. 그에이어 나는 그 엘레베이터에서 내리고,
뚱띵이 아줌마와 그의 아들은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리며 따라 내린다.
"앗, 아가씨. 여긴 어쩐일로 오셨습니까?"
훗. 비서아저씨다. =_= 뚱띵이 아줌마는 놀란듯이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꽤나 거만한 표정으로 '들어갈게요' 라고 말하고 회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조심스레 따라 들어오는 뚱띵이 아줌마의 표정엔...
저번과 같이 거만한 표정이 아니었고, 오히려 두렵다는 표정이 보였다.
"아빠. 모셔왔어."
"아, 오셨어요. 앉으세요. 지해하고 거기 학생은 나가있어라. ^^"
=_=^ 줴길스러운 표정으로 회장실을 나섰다.
회장실 앞에 앉아서 몇 분을 기다렸을까, 뚱띵이 아줌마가 나오시고...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이 건물을 빠져나가신다.-_-
어찌 결판났는지 물어보기 위해, 아빠에게로 쪼르르 달려간 나.
"^^ 50만원으로 협상봤다. 근데...이걸 왜 네가 물어주는 거니?"
"아, 그게... 그 애 부모님 안계시고, 걔 혼자살아. 해성이가 말했듯이,
해성이가 따르는 선배이기도 하고. 내 짝이기도 하고."
"미래의 네 남편은 아니고? 이름이 뭔데?"
"아빠=_=^ 장난하지 마! 남편은 무슨. 이름은 현서빈."
장난이 너무 심하신 아빠를 툭 쏘아보며 말하였다. 아빠는 웃음 띈 표정으로
서빈이에 대해 계속해서 물으신다.
"그 애 잘생겼니? 성격은 어때?"
"아빠!!=_=^ 도대체 나한테 뭘 물어보는거야?!"
"딸.^^ 승질내지 말고~ 괜찮은 애다 싶으면 우리 지해 확 시집보내버리려고 하지."
"끔찍한소리 마. 난 18세 푸르른 청춘의 소녀라구 ㅠ_ㅠ^
아, 아빠! 나 이제 갈게. 하던 일 마저하고, 집에서 봐~~"
* * *
회장실을 빠져나오고, 빌딩을 빠져나가 집으로 향하는 길.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데... 무언가 오싹오싹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_=
다시 앞을 보고 걸어가는데... 다시 야릇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본 나.
"지해야. 잘 지냈냐?"
"하...한휘선배."
오랫만에 보는 한휘선배였다. 한휘선배는 걸음을 빨리 해 내 옆으로 다가왔다.
으윽. 야릇한 느낌... =_=
"난 너 보고싶었는데, 넌 아니야?"
"아...아하하.=_= 보고싶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내 눈앞에 자주 띄질 않아, 존재를 잊어먹고 있을 판이었다.
나는 적응력도 안좋지만, 기억력도 그다지 좋은편이 못된다.=_=^
"오랫만에 어디가서 얘기나 좀 하자."
......해서 오게 된 카페. 마주앉아 얼굴을 보고 있자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고 =_=.
"주문하세요."
"냉수만 주시면 되요.-_-"
...풉...푸훗.=_= 냉수만 주시면 되요. 라고 말하는 한휘선배 때문에 당황한
아르바이트생은 말을 더듬으며 휘리릭 지나가버렸다.-_-
그런데 정확히 말하자면 당황한 게 아니고, 얼굴에 반한 듯 싶었다.
=_=^ 한 5살쯤은 어려보이는 영계에게 반하는 알바생을 보면서,
나도모르게 한숨이 푸우- 하고 나왔다.=_=
"지해야.강지해."
"네=_=?"
"너도 성질 참 많이 죽었네."
글쎄... 내가 성질이 죽은건가? 뭐,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거니와 더불어,
내 성질이 죽든 말든 뭔참견이래=_=^
아아.=_= 이게 아니다. 아무이유없이 승질내지 말자 ㅜ_ㅜ^
솔직히 내가 한휘선배를 거부하는 이유라고 말하자면,
...부담스러워서. 내게는 과분한 사람이어서 그런게니깐.=_=^
"이제 지해 너가 나......방황하지 않도록 만들어주면 안될까?"
## 28
엥=_= 그건 또 무슨소리래.
"너가 날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서, 몇번이고 포기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게 내 뜻대로 안되더라. 미칠것만 같았어. 모든것을 다 포기하고 싶더라고.
더군다나 너가 전학을 간 이후로는 더더욱 그래."
정말 난 한휘선배에게 여러번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랄 만큼 큰 죄를 지은 것 같다.
나는 한휘선배에게 아픈 말도 많이 했고, 선배를 떼어놓으려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항상 나는 죄인이다. 이 쪽에선 나같은 것을 좋아해주는 한휘선배앞에서 죄인.
저 쪽에선 괜히 나 때문에 원하지도 않는 사람과 사귀고 있는 서흠이 앞에서 죄인.
내가 죄인이다. 그래, 내가 죄인이야. 아무 말도 할 것이 없는 비참한 죄인......
"항상 너에게 여러번 미안했어. 너가 싫다는데도 이럴 수 밖에 없는 내가 싫었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너를 포기할 수 없었어. 어떻게해서든 너를 갖고싶다... 후."
솔직히 한휘선밴 나에게 미안할 게 없잖아? 그런데 왜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까.
내가...내가 잘못이었나.
"뭐라고 말 좀 해봐, 지해야."
선배가 나같으면 지금 이상황에서 말을 할 수 있겠어요...?
씨발, 서빈이와 서흠이 사이에서 복잡해하고, 한휘선배 앞에 서면 또 복잡해하는
나는 이게 뭐야. 응?
내가 얼른 마음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걸까......?
내가 좋아하고 있다고 믿고있는 서흠이.
나를 좋아해주는 한휘선배.
그리고 말과 생각보다는 행동으로서 좋아함을 표현하고 있는 서빈이.
누굴까...? 누군것일까.
"너 현서빈 데려왔을때도, 너가 현서빈이랑 사귀고있지 않은 것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안심했었지. 근데 저번에 길을 가다가 너와 그애를 봤어... 너는 나를 보지 못했겠지만.
어쨌든 그랬는데, 너는 잘 모르겠지만... 현서빈이 너를 좋아하고 있는 듯 보이더라.
그 이후로, 난 현서빈을 경계했다. 언제 너를 빼앗길 지 모르니깐...
근데 너는 나도 아닌, 현서빈도 아닌... 안서흠을 좋아하고 있더군..."
서빈이가...나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후후, 그건 아닐 듯 싶은데...
"풉. 이야기는 이게 아니었는데... 어쨌든, 네가 복잡한 건 안다마는...
좋아하려면 현서빈놈을 좋아해라. 너를 좋아하지 않는 듯 보이던 안서흠보다는,
그래도 너를 좋아해주는 현서빈놈이 나을거다."
.
.
.
"물론 나를 좋아해주면 좋겠지. 하지만 너는 분명 나를 좋아하진 않을테니까,
네 행복을 위해서 내가 이런말을 하는거다. 나를 좋아하지 않을거면......
차라리 현서빈을 좋아해라. 알아들었지? 오늘은 이 말 하려 온거다. 풋, 이만 간다."
난 뭐야? 응? 강지해. 넌 뭐야...?
너는 너를 위해주는 선배를... 이렇게 그냥 보내버릴꺼야?
"앗, 한마디 까먹었다! 그렇다고 너를 포기한다는 건 아니다. 내 힘이 닿을때까지,
내 힘이 다 떨어지지 않는 한, 절대로 너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거다!!"
"고...마워요."
"...훗, 강지해에게서 고맙단 말도 들어보고. 오늘은 조금 운이 좋은데?"
힘차게 걸어나가는 한휘선배. 나...잘한 거 맞나?
이제 결정해야지. 확실하게 나 하나 좋아해주는 건 한휘선배 뿐이지만...
내가 선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건 무의미 하잖아?
비록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 두녀석이라도... 내가 정말로 좋아한다면,
한휘선배가 나에게 이러는 것처럼... 나도 포기하지 말아야지. 그래야겠지?
* * *
한휘선배와 헤어져 집으로 가는 길.
벌써 어두컴컴해진 밤길을 조심스럽게 하나 둘씩 발을 내딛으며,
집으로 전진해나가는 나.
...
..........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이 느껴진다.
'뭐야, 또 한휘선밴가?' 라는 생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얘 맞냐? 안서흠새끼 여자친구."
"맞는 것 같은데요!"
뭐...뭐야. 이것들.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남자애새끼들이 정확히 6명.
이들 중 2명이 나를 붙잡고 놓아주질 않고있다.
"놔요!! 못 놔?!"
"흐흐. 미안하지만 인질이 돼 줘야겠는걸..."
"뭣땜에 이래! 무슨짓이야?"
"...안서겸 안서흠 형제가 우리 비위를 건드리는 짓을 했다. 네 남자친구를 원망해라."
서흠이......? 서흠이 때문에 이러는 거군.
솔직히 까대고 말하면, 내가 잡혀있다고 해서... 서흠이가 올 것 같아보이는가 본데,
서흠이는 형식상 나의 남자친구일 뿐, 마음도 없는걸.
그 더러운 새끼들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어디겠는가? 서흠이한테겠지.
"안서흠? 흐흐...여기 니 여자친구가 우리에게 잡혀있다...
구하고 싶거든 혼자 나와라."
지 할말만 하고 뚝 끊어버리는 녀석.
그건 그렇고... 여기에서 우리집 코 앞인데.=_=^ 소리만 질러도
아버지께서 튀어나오실 수 있을만큼 가까운데.
그냥 확 소리를 질러버려?
"이봐, 아가씨. 꽤 이쁘다? 응?"
"야, 정윤하. 이왕이면 걔는 작업걸지 마라. 그냥 조용히 붙잡아두고 있자구.
너 얘한테 작업걸라다가 한휘형한테 걸리면 그 즉시 개박살난다."
정...윤하?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_- 누구였드라?
아, 생각났다! 어렸을 적 잠깐동안 우리 옆집에 살던 귀여운 꼬마애=_=
그 애 이름이 정윤하였다.
그렇지만 이 애는 귀엽기는 커녕 잔인해 보였기에, 그 애는 아니리라 단정지었다.
=_= 근데... 이 여섯명의 남자. 한휘선배의 꼬봉녀석들이란 말야? ㅡ_ㅡ^
"...얘가 그애냐? 한휘형이 좋아한다던..."
"그래."
"......훗. 한휘형이 좋아할 만 하네."
저...정윤하라고 했던가? ㅡ_ㅡ
그거, 칭찬으로 들어도 되는게냐?
앗, 이게 아니다. 나는 지금 이녀석들에게 붙잡혀 있던 것이다.
...ㅜ_ㅜ 왜 자꾸 서빈이가 생각나는거지...왜.........
그 때, [퍼버버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구세주가 나타나셨다. ㅜ_ㅜ
"뭐야, 얜 누구냐? 안서흠 나오라고 했더니 어디서 잡것이 기어들어와."
"나? 난 현서빈이다."
으헝헝. ㅜ_ㅜ 서빈놈아!!!!!!!
## 29
서빈놈이 저렇게 싸움을 잘했던가...
아주 피비린내를 몰고 다닌다.
나를 붙잡고 있던 그 두놈도 싸움에 가담하였다.
고로, 난 자유의 몸이 되었다=_=^
그래도 6명이랑 싸우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다.
그렇다고 내가 끼어들수도 없는 노릇. 왜냐? 난 싸움을 못하기 때문이다.
서빈이가 한 두사람쯤을 쓰러뜨렸을 때까진 좋았다.
아, 씨포롱. 왜 구원군이 안나타나냐고오-0-^
분명히 서흠이는 전화를 받았으니까 위치추적해서라도 올 수 있을텐데,
왜 서빈이만 와 있냐고 ㅜ_ㅜ^
세네명이 남았을 쯤 되서부터, 각목으로 뒤통수를 맞은 서빈이는...
계속 두들겨 맞고만 있었던 것이었다. ㅜ_ㅜ^
씨포롱.=_=^ 이렇게 되면 내가 나서지 않을수가 없잖아.
...좋아. 저새끼들은 한휘선배의 꼬봉들이니깐 나를 죽이지는 못할테야.
"이 미친놈의 개쉐이들아. 6명이서 한명 패면 재밌냐?
아 존나 꼴시려워=_=^ 너희가 이제 남자망신 다 시키는구나?
이제 주먹 그만 날리시지?"
내가 드디어 미친게다. 험상궂게 생긴 저 6명의 사내들에게 이런 험한(?)
욕들을 퍼붓고 있는것이다. 괘...괜찮을거야, 강지해. 너에게는 한휘선배라는
든든한 백이 뒤에서 받쳐주고 있질 않니 ㅜ_ㅜ^
그러니까 서빈이때문에 고꾸라진 2명의 사내를 제외한 4명의 사내는
서빈이를 구타하는것을 멈추고 모두들 나를 주시했다.
"이봐, 아가씨. 닥치고 가만히 있는 편이 좋을텐데?"
"내가 지금 닥치고 있게 생겼어?"
정윤하란 놈이 다가오고있다. ㅜ_ㅜ 씨포롱. 뒤질것들.
"가까이오지 마. 그 즉시 바로 콜 때린다."
"풋...누구한테?"
저녀석들에겐 보이지 않을테지만, 나에게는 보인다.
일어나고 있는 서빈이......그리고 그녀석들에게로 다가오고 있는 서빈이.
나는 윤하란 놈에게 희미한 미소를 띄워줬다.
[퍽-]
아까 뒷통수를 맞은데에 대한 서빈이의 보답.
윤하의 뒷통수를 재빠르게, 쎄게 치고서 다시 전투(?) 태세를 갖추는 서빈이.
"아, 씨발."
다시 나에게서 서빈이에게로 다가가는 녀석들이었다.
나는 바로 폰을 들었다.
그 때, 서빈이가 나에게 소리쳤다.
"강지해!!! 폰 내려놔. 나 혼자서 한다. 누구의 도움따윈 필요없어."
씨포롱. ㅜ_ㅜ^ 니가 그런말 하면...... 멋지잖아.........
정말이지...주황빛 가로등에 반사된 서빈이의 모습은...
한휘선배보다도, 서흠이보다도, 해성이보다도 더 많이 멋져보였다.
결국에는 난 폰을 내려두고, 그녀석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서빈이가 삘을 받은 듯 하다.
미친듯이 나머지 4명을 패고 있다...
살기어린 눈빛을 띄고있는 서빈이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쥐어 패고 있었다.
"너희들, 뭐야. 왜 이런데서 사람을 패고있냐... 어, 너는 현서빈..."
이 목소리는...분명히 한휘선배였다.
갑자기 모두들 움직이질 않는다. 서빈이마저도 싸움을 멈췄다.
서빈이는 턱으로 내가 있는 쪽을 가리켰다.
한휘선배가...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한휘선배는 고개를 돌려 윤하란 놈과 그의 친구들을 바라본다.
"지금 뭐하는 거냐? 얘는 여기에 왜 데려다 놓고."
"아...저 그게..."
"정윤하, 네가 말해봐라. 아니... 지해하고 현서빈 너는 그냥 가라."
* * *
...해서 서빈이와 난 그 싸움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서빈아, 너 얼굴 좀 봐봐."
"보긴 뭘보냐..."
"아, 언능!!! 존나 많이 다쳤을 거 아니냐!"
"하나도 안아파......"
세상에. 이게 많이 다친 게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더냐.
저번 그 3대 3 맞짱보다도 더 많이 다쳤잖아...
"너 근데 어떻게 왔어? 내가 어떻게 있는 줄 알고..."
"후후, 서흠이한테서 연락이 왔다."
"그럼 서흠이랑 같이오지, 왜 너 혼자왔어!"
"내가 혼자간다했지. 그랬더니 서흠이도 혼자가라고 하더라.
어차피 걔네들은 조한휘 후배들이라서 지해 너 못건드린다고..."
이렇게 걷다가, 내가 서빈이를 이끌고 벤치에 앉았다.
왠지... 그냥 헤어지기에는 뭔가 미안하기도 하고, 껄끄럽기도 하다.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함께있으면 편하다. 이 애와 함께있으면......
하늘 위에 둥둥 떠있는 것처럼 너무나 편해서,
그 편안함이 좋아서, 헤어지기 싫은것이다.
"지해야. 나 좀 봐. 나 좀 봐라. 응?"
"......"
고개를 돌려 서빈이를 올려다 보았다.
짜식... 이렇게 보니까 네가 크긴 크구나. ㅡ_ㅡ
"네가 적응이 안된다면 예전으로 돌아갈게."
"......"
"내일부턴 예전처럼 그러고 다닐테니까,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테니까..."
.
.
.
.
"이젠 좀 알아주라. 모르는 척 있지 말고... 그냥 알아주라.
씨발스럽게도 난 너란사람이 무지 맘에 드나봐."
"......?"
"모르겠단 표정으로 보지 말란말야, 병신아.
내가 널 좋아한다니깐......"
있지, 서빈아. 나말야......
......
.........
니가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너무 좋다......
## 30 <번외> 아픈 그대에게 (서빈)
'팔 게 없어서 사랑을 팔고 다니냐???? 사랑이 니 밥이냐???????!!!!!!
나 -_- 예약한다. 너에게 사랑은 개떡이 아니란 걸 보여주겠써 +_+)//////'
나에게 이렇게 외쳐대는 너를 보면서 느낀 건, 그저 단순한 호기심이었어.
그리고 이틀 후, 내 전화로 다시만난 너는 그냥 내 계약상대자일 뿐이었어.
.
.
.
'현서빈, 난 이러려고 니 사랑 산 거 아니야. 다만 잠깐의 오줌-_-^을 피하기 위해서 그랬지.
보상? 댓가? -_- 원한다면 줄테니까, 좀 떨어져 봐 ㅜ0ㅜ!!!'
처음엔 그저 계약이었기에, 계약 상대자의 대우를 해준 것일 뿐이었어.
.
.
.
'나랑 사귀는 거, 일주일 추가~ 자기는 너무 재밌어 ㅇ.,ㅇ
다른 애들이랑 다르게 너무 멋져 -0- 오우, 환상적이야 +_+)/'
이 말 또한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말이었어.
.
.
.
그리고 내가 서흠이를 데리고 너에게로 갔을 때, 서흠이에게로 향하는 너의 눈빛을
그냥 보고있기가 어려웠어. 나도 왜였는지 모르겠어.
.
.
.
'자기야 ㅠ0ㅠ 지해자기야 ㅠ0ㅠ~~~'
처음엔 장난으로 붙였던 '자기' 라는 단어도, 어느새부터는 꼭 붙이고싶은 단어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어. 내가 왜이러는지 모를만큼.
.
.
.
그 후, 네가 서흠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왠지모를 분노에 휩싸여버린 나였어.
나는 그 때, 내가 너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야 말았어.
.
.
.
'3월...'
'3월 +_+'
'28일 -_-'
'28일?'
너의 생일이 나랑 같다는 걸 알았고,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너의 생일날, 서흠이와 연결시켜주려고 무딘한 애를 썼어.
서흠이가 좋아하는 건, 너의 친구이자 나의 친구인 하원이였는데 말이야...
그래도 나는 너를 무척이나 사랑했기 때문에,
너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고는 버틸수가 없을것만 같았어.
그래서... 나는 아플게 분명했지만, 너의 바램을 들어주고야 말았어.
.
.
선하고와의 싸움에서 네가 사랑하는 서흠이의 얼굴에 상처입히지 않기 위해,
내가 서흠이 대신 싸웠어.
내가 많이 다쳐 창고에서 나오자, 나를 걱정해주는 너를 보며
얼마나 행복했고, 또 얼마나 힘이 솟아났는지 몰라.
.
.
너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미 예전에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가 갑자기 떠올랐어.
그리고 내가 슬퍼했던것만큼 너도 많이 슬퍼하겠구나... 라고 느껴,
서겸형과 서흠이를 이끌고 너의 집으로 가 보았어.
훌쩍훌쩍 울고있는 너를 보면서 무슨말이라도 해주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는 내가 너무나 초라했고, 너무나 한심스러웠어.
네 앞에 나설 수 없는 내가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몰라......
.
.
서흠이와 네가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내가 곁에 있어주는 것보다 서흠이가 곁에 있어주는 게 더 좋을거란 생각이
들면서도 왜 자꾸만 내가 곁에 있고싶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겠어.
.
.
너를 이제 서흠이에게로 보내주려 했는데,
왜 자꾸 네 모습이 내 안에서 아른아른 거리는 건지...
그래서 결심했어. 너를 놓아주지 않기로.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 내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서...
서흠이 못지 않은 남자같은 내 모습을 보여줘서,
지해 너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거라고.
.
.
짧아진 내 헤어스타일을 보고 깜짝 놀라던 너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어......
.
.
너가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다 지쳐, 죄 없는 애를 붙잡고 패 버렸어.
그래서 치료비를 물어내라는 불똥이 나에게 튀었을 때, 내 사정을 알고
나를 구해준 너에게 나는 무슨말을 해야 할 지 몰랐어.
.
.
그리고 서흠이를 사랑하는건지, 나를 사랑하는건지 잘 모르겠다던
말을 서흠이에게 너가 했다고 하는 말을 전해듣고서,
...나는 내가 반은 성공한 것이구나! 라고 느끼고야 말았어.
.
.
얼마 후, 서흠이로부터 너가 인질로 잡혀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누구보다도 분노에 휩싸여서 나 혼자 너를 구해내고 싶었어.
.
.
그리고......네가 서흠이에게서 나에게로 돌아왔을 때,
나는 이세상에 있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껴버렸어.
.
.
나 어떻게 할까? 이제 그 누구도 나를 돌려놓을 수 없게 되어버렸어......
나는 너만을 원하고,
너만을 사랑하는......
한 사람에 미쳐버린 바보가 되어버렸어.
아직까지도 아픈 그대에게.
나란 존재가 약이 될 수 있을까......?
아픈 그대에게.
나란 존재는 힘이 될 수 있을까......?
아픈 그대에게.
내가 가장 해주고 싶은 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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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라리★
메일 : bestyh17@hanmail.net
출처 : 팬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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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소설연애
☆.*.자작
※ 시 선 집 중 ★ 21~30 ※ :) by.라리★
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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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0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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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잼있어, 지금 시각은 12:19분 이군. 참고로 밤이 예욧. 그래서 다른거 뒷편도 읽어야 하는데 못 읽어요. ㅠ.ㅠ 시간만 있음 더 읽을수 있는데. 이거 너넘 잼있어욧.ㅎ ㅎㅎㅎ!o!
감사해요 ㅜㅜ♡ 즐거운주말되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