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흥보가 등 실린 앨범 발매 11월 5일 피아노 병창 공연 내년 불교음반 제작도 계획 중 | | | ▲ 절대음감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발달장애 뮤지션 최준 군은 현재 8번째 연주회로 피아노병창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
죽음에 대한 감회를 피아노곡 ‘백중’으로 표현하는 최준 군(25)의 손길에는 소멸의 쓸쓸함이 그대로 담겨 나왔다. 최 군은 7살 지능의 발달장애 뮤지션이다. 또래의 아이처럼 대화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느낌을 그대로 일기 쓰듯 오선지 위에 그려내 피아노로 표현하고 판소리로 세상과 소통한다. 절대음감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최 군은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 10월 21일 삼청동에 위치한 최준 군의 연습실을 찾았다. 연습실 아래는 어머니 모현선 씨의 옷매장이 있었고 2층 디자인기획사를 운영하는 아버지 최정돈 씨의 사무실 한 켠에 최 군의 연습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과 함께 한마음선원을 다녔던 최 군은 백중날 절에 다녀온 소감을 음악으로 옮겼다. 누구를 생각하며 썼냐는 질문에 “대행 스님!”이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아들이 이제 생사의 의미를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준이가 죽음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재작년 대행 큰스님의 입적 이후에요. 스님을 다시 뵐 수 없다는데 큰 충격을 받았죠. 또 지난해에는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다복이가 죽었고 올해 2월에는 매일 준이를 업고 특수학교를 다니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어요. 그러면서 죽음이라는 것이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임을 알게 된 거 같아요.” 최근 피아노병창 새 앨범을 발매한 최준 군은 11월 5일 오후 8시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소리, 피아노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연주회를 갖는다. 8회째를 맞는 이번 연주회에서 그는 ‘백중’은 물론 판소리 흥보가 등 10여곡을 판소리 병창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 | | ▲ 11월 5일 피아노 병창 공연 포스터 |
최준은 피아노 병창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2012년 KBS 인간극장, 올 5월에는 SBS 스타킹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특히, 최근 SBS 스타킹 출연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양방언 씨와의 만남이 계기가 되어 국립극장 여우락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등 음악적으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어머니는 전한다. “국립극장 같은 큰 무대에 연주할 수 있도록 양방언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이후에도 전주소리 축제와도 연결이 되었고 국립중앙박물관 후원음악회도 원만히 성사될 수 있었죠. 이번에 여는 공연 역시 이런 성과에 힘입어 가능했어요.” 아버지를 따라 자주 지방의 절에 다닌다는 최 군은 월정사 상원사 견성암 등을 다녀온 느낌도 모두 오선지 위에 그려 놓았다. 천수경과 반야심경은 7살 때부터 다 외웠고 매일 저녁 <한마음 요전>을 들여다 볼만큼 신심도 깊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이 장애판정을 받고 점집과 교회 등을 전전하던 최 군의 부모는 한마음선원 대행 스님 친견 이후 불교에 귀의했고 최 군도 자연스럽게 불자로 성장하게 되었다. 절에 다녀온 느낌을 오선지에 그려 프린트를 해 놓으면 아버지 최정돈 씨가 곱게 철을 해 놓은 것이 벌 써 두 권 분량에 이른다. 그간의 곡들을 선별해 내년 즈음에는 불교 음반을 낼 계획이다. 올해 서울디지털문화예술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작곡을 전공으로 대학원 진학도 고려하고 있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최 군은 흥보가 중 화초장을 피아노병창으로 들려주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주변의 아기자기한 풍경도 최 군의 오감 속으로 들어오면 모두 음악이 되어 춤을 춘다. 그에게 음악은 또다른 언어이고 세상과 연결되는 열쇠이며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비춰주는 하나의 거울인 것이다. 그래서 최준은 시방세계 세상의 수많은 풍경들을 음악으로 담아내며 세상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02)722-0277 | | | ▲ 최준 군이 불자 뮤지션으로 성장하기까지 어머니 모현선ㆍ아버지 최정돈 씨의 뒷바라지가 큰 힘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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