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총선 30일전인데도 아직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지역구가 있습니다.
예비후보들보다 유권자들이 더 답답해 합니다.
선거 때만 되면 들러리로 나타나는 이름들이 참 많습니다.
살다보면 주인공이 아니면서 어떤 일에 끼이면 들러리라고 일컫습니다.
'들러리'는 '들르다'에 사람의 뜻을 더하는 의존명사 '이'가 붙은 겁니다.
들르다의 뜻이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이므로,
들러리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는 사람'이 되겠죠.
이 낱말은 본래 우리 문화에서 생겨난 말이 아닙니다.
서양 결혼식에서 생겨난 말입니다.
서양에서는 예부터 결혼식 날 행복한 신부를 질투해 잡귀들이 나쁜 마법을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잡귀들의 그런 마법에서 신부를 보호하고자
신부와 똑같은 복장을 한여자를 세워 귀신들을 헷갈리게 했다고 합니다.
바로 그, '신부와 똑같은 복장을 한여자'가 들러리입니다.
악귀로부터 진짜 신부를 지키고자 만들어진 게 바로 '들러리'죠.
이러한 관습은 고대 로마까지 올라가는데요.
로마에서 신부에게 구혼했다가 거절당한 구혼자가
친구들을 동원해 신부를 납치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런 일을 막고자 신부와 비슷하게 생긴사람을 골라 비슷한 옷을 입혀 납치당하는 것을 막은 거죠.
요즘은 그 뜻이 바뀌어,
'주된 인물 주변에서 그를 돕는 인물' 정도의 뜻으로 쓰입니다.
주인공이 아니라
그 옆에서 보조만 맞춰주거나 단역 정도의 일만 해주고 사라지는 사람들을
낮잡아 '들러리'라고 하는 거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그 때 제가 들러리를 섰던 분들이 생각납니다.
그 분들도 지금 빛이 나는 삶을 누리고 계시겠지요?
그래야 제 들러리 노릇도 빛이 날텐데 말입니다. ^^*
오늘 아침뉴스에서 들으니
남부지방에 봄비가 내리고 낮에 전국적으로 빠르게 번질 것이고
곳에 따라 눈발도 비친답니다.
이번 총선에 들러리 섰던 분들 중에는
공천장을 손에 쥐지 못해서 다시 4년 뒤를 기약해야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아무쪼록 몸과 마음 잘 다스려서 계속 꿈을 꾸셨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