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녀
정년 후 다시 일하는 곳은 2, 30대 젊은이들이 몇 백명이 교대로 근무하는 곳이다.
구성원들이 아주 젊고 95% 이상이 남자이다. 그리고 나는 최고령 급이다.
내가 있는 곳 옆 사무실에 50대 여인들이 있는데 그 중에 언니격인 60대 전후로
보이는 여인이 하나 있다. 훤칠한 키에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서로 나이를 먹은
사람들끼리인지라 가볍게 목례를 하고 지낸다.
어제 퇴근길에 그녀와 마주쳤다.
작업복과 달리 청바지를 롤업해서 입고 하얀 운동화를 신었는데 새삼스레 그녀가
아주 멋져 보였다. 살짝 설레였다.
2. 여행계획
나보다 10살 어린 후배까지 5명 일당이 아주 똘똘 뭉쳐서 산행과 여행을 다녔었다.
내가 6학년이 되면서 그 모임의 해산을 선언했다. 비싼 버너를 비롯해 각종 장비를
다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이제는 자기들 또래들과 어울려 다니라고 했다. 그 후로도
가끔 만나기는 했다.
며칠 전 후배가 전화를 해서 산행을 하고 휴양림에서 자면서 회포를 풀자는 제안을
해왔다. 기분이 확 살아났다. 후배들과 밤을 보내며 대화를 나눌까. 살짝 설레였다.
3. 노래
겨울비가 내리던 날 퇴근하며 차에서 노래를 틀었는데, 내가 아주 좋아하는 부활의
노래 중에서도 '비밀' (박완규) 이 흘러나왔다. 그 도입부분 가사.
........ 비밀처럼 계절이 흘러
상처들이 아물어가면
설레이던 너는 설레이던 너는
한 편의 시가 되고 .........
지난 날들이 떠오르며, 감성이 한껏 달아올랐다. 살짝 설레였다.
아직 더운 피가 흐르고 설레일 가슴이 있다는 건 분명 잘 살고 있다는 뜻일 게다.
2024.01.17
앵커리지
첫댓글 반갑습니다 제 또래의 신입회원이시네요
젊은 직원들이 몇백명 씩 있고 옆사무실엔 멋진 여인도 있고 ^^
저도 정년퇴직후 일하기시작한지 7년차입니다
그산님과 앵커리지님이 통하는 면이 많으신 것 같아요.
아직도 유능한 현역이시고, 산행 좋아하시고, 필력이 뛰어나신 것,
두 분이 이런 공통점이 있으십니다. ^^
저는 비정한 민간기업에서 55세에 정년을 하고 '생계형 비정규직(?)' 12 년차입니다 ^^;;;
산에 혼자 다닌지는 20년쯤 되어가나 봅니다.자주 뵙겠습니다.
비밀처럼 계절이 흘러 상처들이 아물어가면..
노래 가사 너무 좋네요.
저도 저 노래 찾아서 들어봐야겠어요.
앵커리지님이 언급하신 설레임,
1번은 절제되고 산뜻한 설레임,
2번은 앵커리지님이 아직 젊고 건강한 심신의 소유자임을 보여주는 건강한 설레임이라 생각합니다.
앵커리지님의 보람 가득한 일상, 그리고 활기넘치는 여가 생활을 응원합니다! ^^
나이가 들었다고 옛날 시골 할배처럼 늙기는 싫어서 안간힘(?)을 쓰며 삽니다 ^^;;
아직도 이렇듯 글 올리고 호응하는 세상이 있다는 게 신기해요. 좋네요. 그 노래도 꼭 들어보세요.
더운 피가 흐르고 설레 일 가슴이 있다는 건
분명 세포의 꿈틀거림이 아직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아름다운 여행 ~
응원합니다..
혼자서도 자주 산행하고 여행도 다니지만, 여럿이 어울려 다니는 건 풍성한 기분이 들어 좋습니다.
살아 있다면 설레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소한 것들에서 느끼는 기분좋은 들뜸은 윤활유같지요
즐건 여행이 되시겠습니다
일본에서 유행한 소확행이라는 말이 비슷한 의미일 거예요. 작은 것들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찾는다면 남은 시간들이 더욱 풍성해질 테지요.
비밀처럼 계절이 흘러
상처들이 아물어가면
설레이던 너는
설레이던 너는
시가 되고 ㅡㅡ
아! 맞어 그랬어요
살짝 설레이다 말지라도
그 느낌이 왜 그리도
기분이 좋은지
오래오래 가더라구요
앵커리지님의 깔끔한 글
잘 읽었습니다ㆍ
그 노래 꼭 들어보세요.
박완규의 거친 음성도 좋지만 이영현이 부른 노래는 가사도 명확히 전달되고 좋아요.
멋진 분 같네요.^^
사람 느낌은 같은가 봐요
에구 별말씀을... 조그만 동네 할배입니다.
바지런히 움직이는 할배요 ^^
가슴설레임이 있다는것도 마음이 아직도 젊다는것 아닐까요
글 잘 읽었습니다
몸이야 세월에서 크게 비켜나기 힘들겠지만 마음은 말 그대로 마음먹기 나름이라 생각해요.
반갑습니다
앵커리지님 !
가슴설레이는 글 잘 읽었습니다
더러는 그런 경우 있겠다 싶어서 미소지으면서요
저 또한 퇴직하고 재 취업하여 근무하는데
온통 남자들 뿐이라서 ㅎㅎㅎ
교대근무하는 직원들도
옆 동네를 살펴봐도 모두가 남자 입니다
자주 자주 설레는 글 올려주세요
~~~~^^_
반갑습니다.
저도 군생활을 오래 했었고(연금 못 탈 정도^^;;;) 기술직이라 온통 남자들만 득실대는 곳에서 평생을 살았습니다 ㅎㅎ
그래서 그랬는지 딸만 둘을 키웠네요 ^^
저도 67년 7개월인데
안적두 예쁜 할망구덜만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 설레입니다만!
그러신가요?
저는 살짝 설레이기만 합니다 ^^
설레임이 있다는 것은..
삶에 의욕이 있다는 거죠.
저도 박완규의 비밀 좋아하는 곡인데..
함 불러 봐야겠습니다.
언제 모임 한번 참여하세요.
모임에 갈 기회가 있겠지요.
아직은 낯설고 게시판이 많아서 정신 없습니다.
설레인다는 건 살아있다는 확실한 증거지요 ^^
가슴이 흔들릴때가 건강할 때입니다 뭐든 도전해도 좋은,
머리가 흔들릴 때 그날이 오기전에 즐거운 일 찾아서 맘껏 즐기세요~
알겠습니다.
그리 해 보겠습니다 ^^
설레임~~
참 좋은 말이죠.
아직 젊음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종 종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종종 뵙겠습니다.
앵커리지님 글을 읽으니 저도 설레입니다
그렇다면 잘 살고 계신 겁니다 ^^
살짝 살짝 여운을 남기며 글 쓰시는 솜씨가 대단 하십니다.
과찬이십니다. 감사합니다 ^^
사람 답게 즐겁게 사시는군요...
부디 그녀(?)와 잘 지내셨으면 합니다.
그냥 그랬다는 얘기입니다 ^^
'그녀' 얘기는 상세히 쓰지 못했는데, 좀 무표정하고 무언가에 쫓기는 분위기인 사람이라...
그녀에 대한 설레임,
여행계획
노래
유행하는 완벽집합으로
아주 행복하게 사시는 듯합니다.
이대로 주욱~~
완벽은 꿈도 못 꾸지만 그냥 작은 것들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살려고 합니다 ^^
이제야 이 글을 봅니다
빛나는 보석을 발견했습니다
부활의 비밀도 찾아서 듣고 있으니
그해 1997년이 생각 납니다
https://youtu.be/VNxUy2ua9AM
PLAY
그러셨다니 저도 좋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부활의 리더 김태원은 대중음악의 천재입니다. 그의 'Never ending story' 는 한국 대중음악 중 최고라 생각해요.
감성이 비슷한 듯하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노래 권해드립니다. 유태광/그대 머물면. 이 노래는 시를 가사로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