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여행 이틀째,
우리가 머문 곳은 해남 남도호텔- 외양은 그저 그렇지만 깔끔하고 넓어서 편안했어요.
또 조식을 제공하는데, 그 조식이 꽤 괜찮네요.
조식을 든든히 챙겨먹고, 고산 윤선도 유적지로 향했습니다.
오전 9시에 문을 여는데 8시 30분에 도착하여 잠깐 마을길을 산책했습니다.
마을길이 어찌나 예쁜지요.
이 접시꽃에 홀딱 반해서 씨앗도 받았습니다.
해남은 어디를 가든지 꽃이 반겨주는 곳.
고산 윤선도 유적지 입장료는 어른이 2,000원인데 코로나19 상황으로 무료 입장이랍니다.
공짜라니까 기분이 왜 이렇게 좋은지요.ㅋㅋㅋ
으악!
멀리서 이 꽃을 보고 와다다다 달려갔습니다.
이렇게 심어 놓으니 정말 예쁘군요.
향기도 좋은 노란 백합꽃.
백합만 이쁜 게 아닙니다.
수국꽃도 참 예뻐요.
해남 여행은 꽃 여행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꽃이 다양하고 많네요.
관람객은 딱 우리 두 사람뿐.
고요하고 적막하고 깔끔하고...
어디를 보아도 꽃꽃꽃.
작은 꽃이 모여 있으니 수천 배의 효과를 나타내는 듯해요.
꽃만 보면 달려가 자세히 보는 바람숲- 전생에 무슨 꽃에 원수가 졌나 싶을 정도로....ㅋㅋㅋ
녹우당- 예전에는 공개를 했다고 하는데 그 자손이 살아가는데 많은 애로점이 있어 지금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요.
관광객이 들여다보면 사생활이 보장이 안 되니 얼마나 힘들까요?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고택을 관리하고 보존하고 잘 이어가는 일은 정말로 힘들 거예요.
무조건 부러워할 일은 아닌 듯(사실은 구경하면서 계속, 아, 조상 잘 둬서 정말 좋겠다. 이렇게 멋진 곳을 물려받다니...하고 말했거든요.)
표지판에는 500년된 은행나무라고 쓰여 있는데
인내책자에는 600년 되었다고 합니다. 어느 게 맞는 걸까요?
은행이 주렁주렁 달려있네요.
녹우당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쉬웠지만, 둘레를 돌아보며 그 아쉬움을 달래보기로 했어요.
이건 300년 된 소나무라고 쓰여 있네요.
녹우당을 중심으로 산책길(이름:녹우당길)이 조성되어 있어요.
바람 솔솔 불어 걷기 딱 좋은 날...(뉴스에서는 전국에 폭염주의보 내렸다고 했는데. 여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비자나무 숲길 가는 길.
이 숲에 들어선 순간 선선한 기운이 느껴졌어요.
초록 이끼 낀 기와를 보면 마음이 참 편해져요.
고산 윤선도 유적지는 그냥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곳입니다.
일단 너무 잘 꾸며져 있고, 공기 맑고, 풍경 하나하나 모두 눈에 가슴에 담고 싶으니까요.
녹우당은 우리나라 종가 중 가장 많은 유품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제 드디어 전시관에 들어가서 윤두서의 그림 보는 시간.
산지기는 윤두서 초상화가 너무너무 보고 싶다고 합니다.
윤두서(1668~1715)의 채애도(採艾圖)
<채애도>는 조선 회화사상 시골 아낙네들의 노동하는 삶을 과감하게 주인공으로 삼은 최초의 예로
고개를 돌린 여인의 뒷모습은 이전 시기에는 볼 수 없었던 자세.
애(艾)는 쑥이라는 뜻.
경전목우도(耕田牧牛圖)
민생에 대한 윤두서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작품
이것은 바로 그 유명한 자화상(일명 고독한 자화상)
크기는 가로 20.5cm, 세로 38.5cm
종이에 옅게 채색하여 그린 이 그림은 화폭 전체에 얼굴만이 그려지고 몸은 생략된 형태로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에 그려진 초상화 가운데 최고의 묘사 기량을 보이며 자화상에 구사된 입체화법은 그 이후 초상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산지기는 윤두서 초상화를 봤으니 이젠 됐다며 크게 만족했답니다.
첫댓글 우왕. 저 대학생때 학술답사로 갔던 곳이에요. 돌담 아래에서 친구들과 사진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너무 좋은 곳,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 다음에는 보길도 윤선도 문학관에 가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