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서 서울 양재로가는 광역버스
내가 상갈역에서 내릴 준비를 할 때
어느 허름한 할머니가
버스에 오르시며 돈통에 손을 넣었다 뺀다
기사분이 버럭 뭐 넣으시냐고 큰 소리 치시자
거기에 서서 죄인처럼 용서해 달란 듯이
손을 모아 비비시고 계셨다
기사아저씨가 짐작 하셨다는 듯이 들어가 앉으시라 말하자
감사하다며 분명하게 말을 하신 뒤
중간 빈좌석에 앉으신다
옆에 앉으신 젊은 아주머니가 "할머니 어디까지 가시요? "물으시자
또 용서를 빌듯
두 손을 비비 신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으신 건가 아니면 치매초기이신가
해결 어려운 가정사가 있나 보다
다음 정거장이 내가 내릴 역이다
어찌해야 하나
용기를 내어
주머니 속 이만 원과 천 원권 모두를 꺼내
그 할머니 앞에 쪼그려 앉아 손에 쥐어주며
"배고프시면 사 드세요"
고맙다 하시며 더럽혀진 손으로 공손히 받으실 때
아~가슴이 아프다
신발도 여름 학생 실내화고
무엇을 하시다 버스를 타셨는지 손에 물기가 묻어있다
아내가 깨끗이 빨아 곱게 접어 넣어 준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아 드리며
"할머니 힘내세요
절대 아프시면 안 되고요
너무 힘드시면 지구대에 가셔서 도움을 청하세요"
나의 허술한 이야기가 도움이 되겠는가
나는 상갈역에서 내렸고
그분을 태운 버스는 서울로 서울로 달리고 있었다.
늙고 야윈 몸으로 험한 물 위를 떠가는 나뭇잎 되어 어디로 가시는 걸까
마음이 아프다
하나님은 이겨낼 수 있는 고통만 주신다 하였는데
저분도 어려운 문제 해결하여
포근한 가정으로 돌아가 쉬게 하여 주시라고
기도 드리며 전철에 올랐다.
첫댓글 마음이 따스해지는 님의 마음 씀씀이가 전해집니다.
신의 가호가 있으시길...
고운댓글 감사드립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할순 없지만
나이들어 가슴 아픈일은 없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할머님께 함께하시길 두손모아 기도합니다
나이 젊었을때 시련은 주먹쥐고 이겨낼수있으련만
힘없는 노인이되어 하늘을 바라보는 아픔은
더 슬픕니다
고운 댓글 감사드립니다
이시간 마음아파 우는 분들이 없기를 바래봅니다
조현병 환자나
치매이신 분들
헤매고 중얼중얼 거리고
암따나 걸치시고
안타깝기만 하답니다
가끔 그런분들을 만나긴 하지만
어찌해야할지 당황스러울때가 있어요
어딘가에 돌보아줄 가정이 있을텐데
댓글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신주말 보내십시오~~
대한민국 어느 동사무소에 복지 담당에게 할머니를 모셔다 드리시면
모든 행정절차와 숙식해결까지 이루어진답니다
물론 가족들과도 연락이 이루어지죠^0^
그랬군요
다음부턴 꼭 기억해 두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어른이 되어 간다는건
가슴아픈 기억들을 마음속에서 삭이고 살아 가야 하기도 하나봐요
하나님의 자비로우신 돌봄이 있길 기도 해 봅니다
시골바다님
따스한 맘에 맘이 먹먹해집니다
이번 한주도 눈동자처럼 지켜 주실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하시길요
젊었을때 실패하고
좌절 가난하면 복구가 되지만
나이드신 어르신이 그러하시면
참으로 서글퍼 질것같습니다
좋은댓글 감사드립니다
즐건 주일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