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차 동시분양 청약에서 사상 최저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아파트 분양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집값 하락이 점쳐지는 데다 오는 6월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실수요자들마저 아파트 청약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12차 동시분양 2순위까지 청약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716가구 모집에 62명이 신청, 0.09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무려 654가구가 미달로 남아 3순위로 넘어갔다. 첫날 무주택 우선순위 청약접수에서는 단 8명만이 신청했고 1순위와 2순위 청약접수에서도 각각 42명, 12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이 극도의 침체현상을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분간 미분양 지속될듯=전문가들은 정부의 각종 규제대책 시행과 경기침체 여파로 주택수요가 위축돼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을부터 서울 강남지역마저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에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청약시장은 강남 저밀도지구 일반분양 아파트 등을 제외하곤 판교신도시 분양 때까지 침체가 예상된다. 입지여건이 뛰어나거나 인기 브랜드를 제외하곤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할 전망이다.
집값 하락이 예상되면서 아파트를 통한 재테크 매력이 떨어진 데다 실수요자들도 ‘일단 판교를 기다리자’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PB사업단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집값 하락 전망이 이어지는 데다 판교신도시를 기다리는 수요자들이 많아 분양시장이 당분간 침체를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판교 첫 분양이 끝나면 당첨확률에 실망한 수요자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판교신도시 분양이 분수령=각 업체들은 오는 6월 판교신도시 분양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불씨를 지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속에 청약이 이뤄질 경우 청약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바람이다.
하지만 판교분양 때까지 서울·수도권 청약시장은 꽁꽁 얼어 붙을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판교분양 전까지 아파트 청약시장의 한파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오는 3월부터 일반분양이 이뤄지는 강남 저밀도지구 아파트의 경우 일부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향후 분양시장은 경기회복시기, 주택규제 완화여부, 판교분양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분양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