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지기 친구T
양주-안양-일산-용인을 넘나드는 화요일 일정은 가히 살인적이었나. 아픈건 아니다.
두 포인트가 있는 ‘점 찍기’ 여행이었다. 한 포인트는 안양 범계에 있는 L제빵사의 ‘건강담은 빵굼터’ 방문이었고, 선약이 되어 있었던 일산에서의 점심식사, 11년지기 친구(아는 동생)와의 만남이 두 포인트이다. 애매하지만, 뭐 대충 그리 정리할 수 있겠다.
동계강좌 청강을 신청하려 S언어연구소 조교와 통화했을 때, 조교는 “청강을 신청해놓고 잘 안들어와요. 열심히 들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K1, K2교수님께 문자로 허락을 받고 얼마나 좋았던지, 퇴근시간이 지난 이후에 ‘죄송하다’는 말을 연이어 보내며, ‘교수님들이 청강을 허락해주셨다’고 보냈다. 헬라어를 들었을 때는, 월요일에는 수업이 있어도 화요일 아침에 주로 아버지와 함께 드라이브 겸 해서 양지로 왔고, 헬라어 기말고사도 치루지 않았다. 조교 수업은 서너 번 들어가고 들어가지 않았다. M조교는 가르치는 일에 능숙하셨고, 가끔 재미난 농담으로 지쳐가는 후배들을 격려했다. 히브리어는 처음부터 조교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동기인 I조교인데, 친절하고 ‘유도리’가 있었다. K2교수님의 수업은 재미있었다. 지난 학기 아람어 청강에 이어 두 번째 수업이다.
얼마 전, 李님이 내가 요새 소화도 잘 안되고 가슴이 아프다는 말에 ‘엥?’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내가 워낙에 학교생활하는 동안 밝고 튼튼했으니 보여주신 반응이었을게다. 나는 어린 시절 별명이 ‘종합병원’이었다. (그 외에도 털보, 울보 등이 있다.) 아토피 말고도 이러저러한 것들이 많다. 언젠가 하나의 글타래로 풀어내보겠다.
연휴 마지막날인 월요일과 그 다음날 화요일이 휴일이라는 친구와 화요일에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나도 방학이고, 청강 하루 정도는 뭐 어때.’ 과감하게 수업을 빠진다. 원래 소심한 범생과인 나에게는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원래 이 친구를 만날 때는 13년지기 친구(아는 동생)와 함께 만난다. 셋은 ‘다음카페 아토피학교’에서 만났다.
(당시 고2였던 친구T http://cafe.daum.net/atopy/34J2/146 웃음치료에서 만났다. 강의는 별로였다. 이 친구는 파주에 산다. 직장은 LG 디플. 9년차 직장인.
당시 23살이었던 친구S http://cafe.daum.net/atopy/7jd/38035 당시 휴학 중이던 숭실대에서 만났다. 이수에 있었던 이 친구집에도 종종 놀러가고, 이 친구집에서 잠도 자고. 이 친구는 지금 신림동에 산다.)
친구S는 요즘 몸이 안좋다. 진물이 흐른다고 외출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T만 만났다. 친구T는 나보다 6살이나 어리지만, 꽤나 열심히 살고 있는 친구다. 드럼 실력도 엄청나다. http://cafe.daum.net/atopy/O7Wc/60 직장생활 9년차도 쉬운게 아니다. 친구T는 올해 서른이다. 친구T는 나보다 2살 많은 남자친구가 있다. “결혼은 안하느냐”고 물어보니, “남자친구가 너무 잘해준다. 고맙다. 결혼상대는 아닌 것 같다. 헤어지자고 말했었는데, 안된다고 했다. 아직 만나고 있다. 그리고 아직 결혼생각은 없다.”고 했다.
원래 만나러 가는 길에 ‘순두부찌개가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나서 “뭐 먹을거냐”고 물어보니, “초밥”이란다. “아는 가게 있냐”고 물었는데, 별 대답이 없었다. “추우니까 어디라도 들어가자. 국물 있는 거 먹자.” 들어가보니 맛집인가 짬뽕집에 자리가 없다. 바로 옆집 국수집은 한산했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시켰다. 나는 막입이라 다 맛있는데, 이 친구는 맛이 없단다. 왠지 미안하다. 이래서 나는 식당이나 여행코스를 내가 잡지 않는다. (사실 잘 모른다. 그래서 맡기는게 편하다.) “배 고프면 다른 것 또 먹자.” 하고 나왔다.
오락실에 갔다. 한 시간동안 자유롭게 게임하고 1인당 평일 3천원(주말/휴일 4천원)이다. 1942, 총쏘는 게임, 노래방, 보글보글, 레이싱 게임을 하니 1시간이 금방 갔다. 보습이 필요하다고 해서, 올리브영에 들어갔다. 샘플을 열심히 발랐다. 나도 이것저것 구경을 했는데, 엄청난 종류에 상큼하다고 생각했던 향을 찾을 수는 없었다. 알라딘 일산점에 갔다. 책을 구경했다. 나는 만화책들을 골라 계산을 하고,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던 친구T가 일본소설을 읽는 것을 구경했다. 스타벅스에 갔다. 사람이 꽉 차 있었다. “오늘 평일 낮 아니야?” ‘노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싶었다. 자리를 겟 하고, 쇼파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다가 자리를옮겼다. 앉아서 음료를 마시며, 사온 빵을 먹고 사온 만화를 읽었다.
아까 안양의 열린서점에서 구입한 소책자를 선물했다. B대표가 번역한 ‘어떻게 불치병을 잘 대처할 수 있을까’였다.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했지만, “소책자니까 한 번 읽어보라”고 했다. 사실 나도 살짝 훑어봤는데, 첫 인상은 ‘어? 가이드 포스트 같네?’였다. 결론이 어떤지도 궁금하지만, B출판사에서 나온 책의 결론은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T는 요새 아토피가 점점 심해진다고 했다. 듀필루맙(최근 3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증 아토피 개선제)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리고 헤어졌다.
친구T와 친구S는 내 페친이다. ‘좋아요’ 누르지 마라. ㅋㅋㅋ
※ 이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편집한 글입니다.
첫댓글 T님의 소식도 올려 주셨군요. 벌써 직장생활 7년차라~ 그만큼 시간이 흘렀네요.
이렇게 우리들의 이야기가 쌓여가는 아토피 학교네요.
초창기 모임이 활성화 되었을 때 멤버들 소식을 접하니 반갑네요. 다들 더 건강해 지시길~~응원합니다.
그리고 언제 한 번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