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이라는 어느 만화 주제가처럼 화재는 물론 사건, 사고 현장이면 어디든 나타나 생명을 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 속 수퍼히어로, ‘소방관’이죠.
하지만 늘 긴박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현실 속 수퍼히어로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올해로 20년차 베테랑 소방관 오상기씨로부터 소방관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건물 화재 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어느 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느냐는 거예요.
중간층 이상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옥상으로 대피하는 것이 옳습니다. 요즘은 재난관리법에 따라 비상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옥상문을 개방하도록 되어 있으니까요.
중간층 이하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에는 지상으로 대피하세요. 엘리베이터는 절대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통해 내려오시고요.
다만 화재가 발생한 층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옥상으로 대피할 것인가, 지상으로 대피할 것인가 스스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죠.
Q. 가정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가장 좋은 대처방법을 알려주세요.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것 중 하나인데요. 종종 과실이나 고의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 119에 신고하면 벌금을 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 분들이 있어요.
이 때문에 화재 사실을 감추거나 현장을 치우는 분들이 있어요. 그럴 경우 오히려 화재를 더욱 키우게 되죠.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빨리 신고하는 겁니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도 소화기를 사 두는 것이 좋습니다. 소화기 1대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냐면요, 요즘처럼 골목길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경우 소방차의 진입이 어렵죠.
이럴 때에는 소방차 10대, 20대가 출동해도 소용이 없어요. 가정에 비치되어 있는 소화기 1대가 중요한 거죠.
가정에서 발생한 화재는 대부분 불을 바로 발견한다면 소화기를 이용해 불이 난 부분만 깨끗하게 진화할 수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게다가 소방차의 물을 이용해 불을 끄는 건 집에 있는 물건을 모두 버린다고 생각하셔야 해요. 따라서 일단 119에 신고를 하고, 비치된 소화기로 1차 진화를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화재를 막을 수 있습니다.
Q. 화재가 커졌을 때에는 어떻게 화재를 진압하나요?
가정의 1차 진압으로 화재를 막을 수 없을 때에는 전문적인 진압이 필요하죠.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원칙은 일단 화재가 어떤 방식으로 대형화 될지 모르기 때문에 소방차에 있는 호스 또는 수관을 무조건 화재가 난 지점까지 끌고 갑니다.
주방에서 발생한 화재라 할 지라도 소화기로 진화가 되지 않은 경우 아파트나 건물 전체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죠. 즉, 어떤 상황으로 전개될 지 모르기 때문에 ‘수관은 현장까지 연장한다’가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매뉴얼의 원칙이죠.
그리고 수관을 연장하는 데에도 철저하게 역할이 분담되어 있답니다. 수관이 무겁거든요.
계단이나 출입문 등 장애물에 수관이 걸리지 않도록 풀어주는 소방관, 끌고 가는 소방관, 마지막으로 소방차를 조작해 물을 보내주는 소방관까지, 각자의 역할에 따라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화재 진압 준비를 합니다.

<언제든 출동할 수 있도록 수시로 점검하고 있는 소방차들>

<종합상황실에서 만난 오상기 소방대원>

<소방차 측면에 장착되어 있는 소방호스>

<소방관용 하의와 신발. 벗어놓은 모습이 독특해서 물어보니,
한 번에 착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특수 소방차에 달려있는 열감지 장치>

<물로 진화가 어려운 상황일 경우 출동하는 특수 소방차.
화학물질이 담겨있습니다.>

<연기가 많은 상황에서 출동하는 특수소방차. 바람을 불어넣는 장치와 연기를
빨아들이는 장치가 장착되어 있어요>

"소방관도 자격증이 필요하다?"
최근 소방방재청에서는 건축물이 갈수록 대형화, 초고층화, 지하화, 다양화 되어감에 따라 소방환경 역시 변화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전문 소방관을 육성하는 화재진화사 자격인증제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 화재(火災) 진압도 전문화 시대! (소방방재청, 2011. 9. 15)
화재진화사란, 화재진압과 기본 인명구조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소방관을 의미하는데요. 자격인증 평가시험에 합격하여 소방방재청장 명의로 수여하는 인증자격을 취득해야만 합니다.
화재진화사 자격인증제가 실시되기 전에도 '화재진압대원 자격인증제'를 실시하고 있었는데요. <정책공감>이 만나본 오상기 소방대원을 비롯 대부분의 소방관들이 이 자격인증제를 치뤘으며, 이미 자격인증제를 취득했을 경우, 화재진화사 자격시험을 볼 때 2급 필기시험을 면제해 줍니다.

화재진화사는 전문, 1급, 2급으로 구분됩니다.
화재진화사 2급의 경우 3주(105시간)의 교육과정을 배워야 하며 화재진압관련 기초기술 및 독자적인 단위업무 수행이 가능할 정도의 능력을 갖춘 전문가이며, 화재진화사 1급은 2주(70시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화재진압 전략전술 및 팀 단위의 작전을 수행할 정도의 능력을 갖춘 전문가입니다.
전문화재진화사의 경우 1급 취득 후 2년을 경과 후 2주(70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특수화재진압 전략 기술 및 현장지휘가 가능할 정도의 능력을 갖춘 경우 자격 인증서를 부여합니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시험을 치르는 과목 역시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게 됩니다.
인증자격 시험은 2년마다 치를 수 있게 하는데요. 다시 말해 2급을 취득하였을 경우에는 2년 동안의 현장경험을 거친 후 1급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