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것은 아닐지 몰라도, 특정 지역이나 사회에서는 지휘관의 전투참가가 일상적이기도 하였습니다. 고대 게르마니아 지역 같이 아직 문명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전사적인 요소들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지휘관의 전사적인 능력이 중시되었습니다. 이런 원시적인 사회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경우도 지휘관의 전투참가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등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 중장갑보병으로써 팔랑크스 대형을 이루어 전투를 치뤘습니다. 총지휘관도 다른 시민들보다 절대적인 우월성을 가지지 못했고 팔랑크스 대형의 특성상 지휘관의 역할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의식이 강한 시민군들을 지휘하기 위해서는 지휘관의 솔선수범이 필수적이었고 따라서 지휘관들도 대형을 정비하고 명령을 내린후에는 팔랑크스 대형속의 일부로 전투에 참가하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휘관으로써 모범이 되어야 했기 때문에 가장 치열한 위치에서 전투를 치러야 했습니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의 전쟁에서는 지휘관급의 전사율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영웅인 브리시다스나 리산데르도 전투중에 전사하였고, 고대 그리스의 최고의 전략가라고 일컬어지는 에파미논다스도 전투 중에 창을 맞고 전사하였습니다.
뒤이어 나타난 마케도니아에서도 지휘관의 전투참가가 잦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필립포스에 의해 발전된 마케도니아군은 고대 그리스의 팔랑크스 전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도 커지고 전투양상도 복잡해지고 전술수준도 월등히 향상된 군대였습니다. 따라서 지휘관 개인이 전사로써의 모습을 보이기에는 너무 발전된 군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립포스나 알렉산드로스는 전사로써 전투에 참가하곤 하였습니다. 그리스의 독립을 분쇄한 카이로네아 전투에서는 필립포스가 방패부대의 일원으로 전투에 참가하였고, 알렉산드로스는 기병대 지휘관으로 전투에 참가하였습니다. 알렉산드로스의 경우, 페르시아 원정때에도 이런 모습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수스나 가우가멜라 전투에서는 알렉산드로스가 정예기병대 맨 선두에서 페르시아의 다리우스를 향해 맹돌격하여 승부를 결정짓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성향으로 인해 그라니쿠스 전투에서 전사할 뻔하기도 하였고 그 외 다른 전투에서도 중상을 입기도 하는 등 여러 번 위험에 처하였습니다. 아마도 이런 성향은 마케도니아가 아직 원시적인 전사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었고, 알렉산드로스의 경우 호메로스식의 영웅주의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중세시대에도 지휘관이 개인적인 용맹을 뽐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사자심왕 리챠드를 꼽을 수 있겠지요. 화약무기가 발명된 이후에는 개인적인 용맹의 비중이 낮아졌기 때문에 지휘관이 전사로써 전투에 참가하는 경우는 줄어들었지만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구스타프 같은 경우는 기병대를 직접 지휘하여 전투에 참가하기도 하였고, 나폴레옹도 진두지휘하는 경우가 많았고 로디 전투에서는 맨앞에서 돌격하는 모험을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동양도 이런 예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항우장사라는 말이 있듯이 초나라의 항우는 그런 맹돌격형 전사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사기를 보면 항우가 죽는 마지막 전투에서 항우가 직접 수백명을 살상시켰다고 합니다. 좀 과장이 있었겠지만 엄청난 용력을 지닌건 확실한 듯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성계의 용력에 관한 수많은 일화가 전해져 오고 있고, 일본에서도 우에스기 겐신이 돌격대장으로 직접 전투에 참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다른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만 생략하겠습니다.
이런 예들을 보면 지휘관의 전투참가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나는 그 사회의 문화나 관습에 의해 지휘관이 전투에 참가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지휘관 개인의 개성이나 성향에 의해 전투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전쟁사의 일반적인 모습은 아닐지는 모르지만 지휘관의 전투참가의 예는 의외로 많습니다. 그렇다면 지휘관의 전투참가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장점으로는 부대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지휘관이 직접 돌격하고 열심히 싸우는데 그 부하들이 소극적으로 싸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휘관의 전사로써의 용맹은 부하들의 자부심을 높여줄 수도 있고 결정적인 순간에 부대의 전투력을 상승시킬 수도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지휘관이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겠죠. 지휘관의 전사 또는 부상이 부하장병들을 분격케하여 오히려 전투력을 상승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전술적인 승리는 거둘 수 있을지 몰라도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손해일 것입니다. 리첸 전투가 대표적인 경우겠죠.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는 지휘관의 전사, 부상이 군대의 사기를 저하시켜 전투의 패배로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결정적인 상황이나 부대의 사기를 극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참가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모하게 지휘관이 전투에 참가하는 경우는 되도록 지양하여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그렇군요.잘 읽었습니다.우에스기겐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노부나가같은 군주도 직접 창을 들고 선봉에 섰던 적이 있다더군요.사나다유키무라는 군대를 직접 이끌고 도쿠가와 본진으로 막 뛰어들어 용맹을 과시했다죠..
노부나가... 특히 오케하자마 전투가 유명하죠. 그리고 유키무라는 용맹 과시하다가 죽었죠.
다케다 신겐처럼 지휘관은 산처럼 무거워야.. ^^
BOB의 윈터스중위가 떠오르는 이유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