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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 서울촛불시위]“때리지 마~!”“아악~!”
늦은 6시께. 물괴기방에서 계산을 헐라고 헌디, 어디서 뭐라고 외는 소리가 들린다. 계산대 너머 창밖을 내려다 봤다. 유모차 부대가 시청건물을 돌아 세종로로 향하고 있다. 200여(?) 대의 유모차에 모두 노랑풍선을 매달았다. 장관이다.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 아스팔트가 물로 뒤덮여있고 공기가 매캐허다. ‘아니 벌써?’
광장에 섰다. 전대협깃발이 펄럭인다. 아마도 그 출신들이 만든 깃발이리라. 시청 왼쪽 도로에 물대포 차가 시(세) 대나 자빠져있다. 그러고 봉게, 아까 물괴기방에서 27일에 일어났던 일을 정리허고 있던 중에 함성이 크게 여러 차례 난 것도 같았다. ‘내가 환청을 들었으까?’(촛불집회는 7싱께로....)했는디 실제 일이 일어났능갑다. 시 대 모다 새 놈인디 앞바꾸에 바람을 빼부러각꼬 다우너카우맹키로 물팍을 꿇고 있다. 한 젊은이가 차에 올라 해체작업을 허고 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저래도 되냐고 걱정 섞인 말씀을 허시자, 키가 훤칠한 젊은 사람이, “이건 정당방위입니다! 저네들이 불법으로 시민들한테 물대포를 쏴서 부상을 입히니까 거기에 저항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국민의 권리입니다!”고 헌다. 영감님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유쾌, 상쾌, 통토로통통, 쾌.쾌!
프라자 호텔 앞에 ‘안티이명박’ 까페 깃발 여러 개가 펄럭인다. 엊그제 산화허신 이병렬 열사도 그 회원이셨다. 서총련 깃발도 펄럭인다. 근디 너무 아담허다.
6시 9분. 대한문 앞 네거리 한 가운데에는 방송차가 서 있고 사람들이 벌써부터 진을 치고 앙거들 있다. 시청에서 광화문으로 가는 길에 대형 흰 천이 바닥에 깔려있다. 길이가 어림잡아 100미터는 돼 보인다. 사람들은 그 천 우에다가 이 나라의 대통령, 대한미국에서 더는 경쟁자가 없다고 자부허는 위풍당당 이명박 대통령 가카분(糞)을 똥친 막대기로 맹글어불고 있었다.
“난 투표권도 없었는데 무슨 죄냐?”
“뉴라이트 씨바바바”
“명바가....
좆이 부쉬, 조중동이
그렇게 좋냐?
좆 되는 수가 있다.”
“명박씨,
아무것도 하지마
말 들으면 떡 줄께.”
광화문 쪽으로 더 가보았다. 그 천 위에 비스듬히 모로 누워서 책을 보는 이도 있다. 참, 무랑태수 같다. 천 위쪽에 쥐박이 그림을 그려놓았다. 뿔이 둘 달렸다. 오른 쪽 눈꾸녁은 뜨다 말았다. 귀구녁에도 주댕이에도 눈꾸녁에도 쥐새끼들이 숨어있다. 쥐박이 턱쪼가리 밑에는 삘건 물감이 칠해져있다. 쥐박이 모가지 떨어짐시로 나온 피다. 그 젙에는 이라고 씌여 있다.
“쥐박이 참수형”
영감님 한 분이 어린 아이가 써놓은 것을 보고 한참을 웃으셨다고 허신다. 맞춤법을 잘 모르고 잘못 써놨는디 그 것이 더 재밌더란다. 그 분이 말씀허신 데로 가봤다. 또박또박헌 글씨로 이라고 외치고 있다.
“나는 이명박이 시러”
코리아나 호텔 앞이다. 닭장 산성(닭장차 위에 철판을 용접해놓음)이 쥐박이가 서식허고 있는 청기와집 가는 길을 막아서고 있다. 시위대는 대형 펄침막을 걸라고 가로등에 줄을 매달고 있었다. 볼 만허겄다. 닭장차로 가차이 가봤다. 철망에는 조화들이 꽃혀있다. 근조 쥐박이리라. 조화 밑에는 손팻말들이 아우성이다.
「고시 철회 「닥치고 퇴진 「도로는 국민소유
명박 퇴진」 차 빼고 얘기하자!」 도로행진은 국민자유」
「충무공이시여!
힘을 주소서!
2MB를 단칼에 벨 수 있게....」
노컷뉴스에서 찍은 사진이 걸려있다. 충격이다. 한 젊은 아버지가 유모차를 끌고 있는디 걱다가 소화기를 난사해 부렀능갑다. 희뿌연 그 속에서 젊은 아버지가 손사래를 치고 있다.
「니들이 이러고도 경찰이냐!! 유모차잖아!!
애기가 타고 있잖아!! 이 호랑말코 같은 놈들아!!」
6시 35분. 닭장산성 앞에는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놀고 있다. 작은 펼침막, ‘쑈를 하라!’-추가협상은 쑈다!-를 펴 들고, 유랑극단 차림을 한 그들이 대중가요,‘무조건’을 비틀어 부른다.
"....촛불을 향한 나의 사랑은 특급 사랑이야~~~~
....촛불을 켜면 달려갈 거야 무조건 달려갈 거야~~~~”
청계천 소라광장(?)에서도 무신 행사를 헐랑갑다. 노래‘그날이오면’이 울려퍼지고 젊은 남녀 둘이 바닥에 앙거 있고 몇은 주위에 안고 서고 있다. 입구에는 어저께맹키로 ' 사IN'거리편집국이 자리잡고 있고, 길모퉁이에서는 ‘네티-대한민국자유언론-’가 작은 천막을 치고 활동하고 있다. 그 맞은편에는 차말로 요상시론 데서 요상시론 사진(한국전쟁)들을 전시해놓고 있는디, 사람들은 그 그림을 마구 비웃었다. 맥아더가 펜대를 잡고 뭔가를 쓰고 있는 그림인디 맥아더 상판떼기를 덕지덕지 꿔매서 걸레로 맹글어부렀다. 또 그 놈 오른 쪽 가슴배기에는 ‘사탄’이라고 써놨다. 그 걸레쌍판떼기 젙에는 손팻말이 이렇게 피를 토허고 있다.
「..................
비정규직 철폐하자
.................
기륭 투쟁 승리!!!!」
6시 55분. 대한문 쪽으로 간다. 유모차가 있고 그 젙에 내 또래 아짐이 부채질을 허고 앙거계신다. 치장을 잘해놨다. 차 지붕에, 「밥상을 지켜라」, 「고시철회 전면재협상」이 붙어있고 차 아래는 「이명박 OUT」을 붙여 놓고 있다. ‘와하하핳!’근디 유모차는 유모찬디 그 안에는 어린 아기가 아니라 치와와가 있었다. 그 개는 꿈쩍도 않고 눈을 감고 누워있다.
“애가 어제 고생을 너~무했어요. 물대포 맞고, 소화기 가스 마시고.... 아휴 주인 잘못 만나 너무 불쌍해요. 지금 아파서 저렇게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 거에요.”
말을 들어봉게 웃을 일이 아니다. 아까 혼자 속으로 웃었던 것이 영판 미안허다.
“소화기 뿌릴려면 뿌리고 물대포 쏠 테면 쏴라고 비닐을 겹겹이 둘러쳤어요. 나도 이렇게 수건을 갖고 다니구.”
그 개가 민족개네 충견이네 허던 아저씨가 술은 없응게 담배 피우시믄 담배나 같이 피우자고 험서 젙에 앙근다. 차말로 쥐박이놈한테 표창장을 줘야쓰겄다. 선허디선허기만 헌 사람들을 단박에 투사로 바꿔놨응게 말이다.
7시. 촛불집회를 시작헌다.
“시민 여러분, 시청에서 청와대까지 촛불을 들고, 분노의 횃불을 들고 행진하도록 합시다! 촛불은 끝내 승리합니다. 국민은 끝내 승리합니다. 시험기간인데도 오늘 학생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미국은 광우병 때문에 유통되던 쇠고기를 전량 거둬들였습니다. 미국 쇠고기에서 문제가 생기면 수입을 중단한다고 했으니까 정부는 약속을 지켜합니다!”
“옳소~~!!!!”
“....대오를 정비합시다. 주변에 서계시는 분들, 촛불 바다 한가운데 풍덩 빠져주십시오! 대열 가운데 깃발들은 양쪽으로 옮기시든지 잠시 내려주십시오. 요즘 재미있는 팻말이 있어서 소개하겠습니다. 이소룡이 어청수보고 왈, 형아 왔다! 10초 줄테니 굴다리로 나와라!”
“와아하하..!!!!!!!!!!”
‘헌법제1조’ 노래를 시작으로 10만이 모인 가운데 제 52차 촛불집회를 연다. 촛불문화제를 헐 때마다 일기예보에 압력을 넣어서 참석을 방해했단다. 우리는 폭우를 뚫고 이 자리에 모였지 않느냐고 정부를 비꼰다. 촛불들이 함성으로 화답헌다.
7시25분. 프라자호텔 앞에 흰 깡깡모자들이 등장헌다. 얼굴은 손수건으로 눈만 놔두고 감고 있다. 한 젊은이가 그 모습들을 보고, “구사대네? 구사대. 야아~.”헌다. 알고봉게 그 사람도 그 젊은이들허고 한 통속이었다. 아고라허고 쌍벽을 이루고 있는 과격(?) 단체, 자랑스런 안티이명박 카페 회원들이었다. 나이가 나맹이로 40대로 보이는 사람도 있고, 이삼 십대 청년, 10대 청소년들까지 있다. 또 절반은 여성이다. 그들 머리 위로 깃발들이 유난히도 힘차게 펄럭인다. 얼룩이 옷을 걸친 까무잡잡헌 소녀가 두 줄로 모이라고 헌다. 소녀대장잉갑다. 머리에는 깡깡모자, 얼굴에는 두건, 손에는 방패.... ‘스티로폼 방패? 와하핳!’
가로세로 40센치쯤 돼보이는 네모 판에 하얀 종이를 입혀놓고 ‘고성능 물대포 방패’라고 써놓았다.
7시 58분.“물대포로 비대하라!”“어청수를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이명박은 물러나라!”를 10번, 촛불허고 손팻말허고를 번갈아감시로 들었다놨다 점점 크게 외친다. “와아아아~~~~!!!!” 시청광장, 세종로가 떠나갈 듯허다.
8시. 민주노동당 강달프 강기갑 의원이 무대에 오른다. 사람들이 강기갑을 연호헌다.
“사랑하는 촛불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촛불 소녀들이 많이.... 엄마부대, 예비군 부대, 노동자, 수녀님들도 많이많이 모여주셨습니다. 이 자리에는 참석 못하셨지만 가정에서 촛불을 켜고 함께 하고있는 분들께도 박수를 보내줍시다~!”
“와아아아~~!!!!!!!!!!!”
촛불대행진에 걱정과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도 우리 국민이다, 끝까지 비폭력, 평화행진을 고수하자, 이명박이 한미FTA 땜시 미국업자 입맛대로 다 내줘불고 인자사 추가협상이네 어쩌네, 30개월 미만으로 했네 어쩌네 대국민 사기극(한국수입업자가 광우병 위험물질-SRM이 들어있는 것도 요청을 허믄 수입 가능함, 30개월 미만인지 이상인지 가릴 수도 없음)을 펼치고 있다, 신공안 정국을 뚫고 나갈라믄 경찰이 아무리 폭력을 쓰더라도 우리는 절대 비폭력 평화행진을 고수해사 쓴다, 행진대열 맨 앞에 민주노동당, 민주당 의원들이 나서겄다고 헌다. 연설이 끝나자 일부 시민들이 또 강기갑을 연호헌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해라는 문자를 날린 지 30분 만에 배가 불어서 20만이 운집해있단다. 함성을 지른다. 저 뒤 광화문 쪽에서 경찰이 방해방송을 헝갑다. 야유를 보내잔다.
“우우우우~~~~!!!!!!!!!!”
8시 14분. 아침이슬을 부르자고 허던 사회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격앙된다.
“경찰이 도발을 하고 있습니다. 소화기를 무차별 난사하고 있습니다. .... 현재 수배중인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이 이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여러분, 큰 박수로 모시겠습니다~!”
“와아아아~~~~!!!!!!!”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정당한 투쟁....저는 비굴하게 도주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다가 잡혀갈 것입니다! ....7월 5일 200만, 300만이 모여 국민이 승리하는 장엄한 촛불 대행진을 합시다! .... 촛불이, 민주주의가 승리하는 새역사를 만들어 냅시다~!”
“와아아아~~~~!!!!!!!!!!!!!!!”
행진대열을 둘로 나눈다. 하나는 시청건물 왼쪽을 지나 종각에서 광화문 쪽으로 가는 대열,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시청에서 광화문으로 직진하는.... 나는 내 젙에 있는 사람들이 가는 대로 첫째를 택했다. 비가 추적인다. ‘비옷을 사?’ 비옷장시한테 갔더니 한나에 2천 냥썩이란다. 이런! 천 원이믄 살 것을 배로 받아쳐묵어부러? ‘어뜬 사람들은 자기돈 내고 고생고생허는디 어떤 놈들은....’ 괘씸해서 안 사주기(?)로 했다.
‘이명박은 물러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 관보게재 철회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행진을 헌다. 시청 바로 옆 2차로 말고 또 그젙, 4차로(?)를 따라가다가 큰 네거리에서 외약쪽으로 꺾는다. 저 쪽에서 쥐색 승용차 한대가 돌진해오더니 빵빵거린다. 교통경찰이랑 시위대가 막아서는디도 차를 움찔움찔 앞으로 디민다. 몇 사람이 조금 밀렸다. 사람들이 격렬하게 항의헌다. 그러자 되레,“먹고 살아야 할 거 아니야?!”고 목에 핏대를 세운다.“야이, 개새끼야! 너 이 새끼 내려!”하고 아까 앞에 막아섰던 사람이 삿대질을 헌다. 의경 둘이 뒤로 차 빼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욕허고 빵빵거리자 사람들이 차를 텅텅 발로 찬다. 그 새끼가 발악을 헌다. 문을 열고 나오라고 했다. 나오지는 않고 속에서 욕지꺼리만 내뱉는다. 욕허믄 나도 둘째가라믄 서러라고 헌 놈인디 참았다. 다른 분들이 나보다 더 난리다. 근디 그 놈도 내공이 만만치 않다. 속수무책인 의경한테 면허증을 뺏어부러라고 했다. 안 허고 멀뚱멀뚱 보고만 있다. ‘에라이!’ 허고는 차 앞유리창에 촛불을 꽂아불고 발길을 돌렸다.
대열이 종각(보신각)을 지나 교보생명 옆 도로에서 막힌다. 닭장차로 막아놨다. 사람들이 깃발을 들고 올라선다. 희건 깃발 둘허고 금속노조 감빛 깃발이 펄럭인다. 시위대가 금속노조 잘한다고 외친다. 깃발이 더 시카리 펄럭거린다.
9시 12분. 물대포를 쏜다.
“쏘지마!”“쏘지마!”“쏘지마!”“쏘지마!”
“힘내요!”“힘내요!”“힘내요!”“힘내요!”
“평화행진 가로막는 폭력경찰 물러가라~!”
“평화행진 가로막는 폭력경찰 물러가라~~~~!!!!”
9시. 20분. 달걀부대가 등장헌다. 얼룩이 옷을 입은 소녀대장이 길을 터 도란다. 사람들이 달걀을 들고 앞으로 간다. 소화기를 연신 뿌려댕가. 앞이 연기로 자욱허다. 전대협진군가가 울려퍼진다. ‘웬 쌩뚱?’
“우리가 국민이다, 우리가 승리한다~!”
“우리가 국민이다, 우리가 승리한다~~~~!!!!”
9시 27분. 저 놈들이 또 물대포를 쏜다. 사람들이 밧줄을 들고 나타난다. 으쌰으쌰허고 당긴다. 닭장차가 뒤뚱거린다. 자빠라지든 않는다. 나는 그저 보고 소리나 지르고 있었다.
9시 35분. 뭣잉가로 차를 두드링가 떠엉떠엉허는 소리가 난다. 경찰이 불법 폭력시위 어짜고저짜고 떠들어댄다. 바로 화살이 날아간다.
“입 닥쳐~~!!!!”“입 닥쳐~~!!!!”“입 닥쳐~~!!!!”“입 닥쳐~~!!!!”
10시. 배가 고프다. 생각해 봉게 밥을 아직 못 묵었다. 저쪽 상황도 궁금허다. 여그 있는 사람들한테는 미안헌디, 발길을 돌렸다.
청계천 소라광장에 있는 닭장차들이 처참허니 뿌수과져 있다. 허 거참, 잘코사니다. 가끔썩 경찰 쪽에서 뭣잉가가 시위대 쪽으로 날아온다.
소라광장 다음 샛길에 한 사내가 누워있고 그 젙에 사람들이 앙거서 뭣잉가 허고 있다. 다쳤능갑다. 가차이 가봤다. 오른 팔을 다쳤능가 수건으로 감싸고 있다. 지갑에서 침을 꺼냈다. 손꾸락을 주물러보고는 침을 놀라고 헌디, 부축허고 있던 젊은이가 자기도 한의사람서 감염될 수 있응게 침을 놓지는 말고 주무르기만 허란다. 나는 하릴없이 물러나와야만 했다.
10시가 훨씬 넘어부러서 음식점들이 대부분 닫혀있고 열고 있는 데도 고만 받는단다. 이 골목 저 골목 기웃거리다가 포장마차 하나를 발견했다. 나중에 알고봉게 구속된 안진걸 대책위 조직팀장의 단골집이었단다. 밥은 없단다. 국수 한 그럭 게눈 감추듯 허고 세종로로 다시 나갔다.
11시 20분부터 12시 10분동안 줄을 땡겼다. 맨손으로 두어 번 허고 있응게 한 큰애기가 면장갑을 건넨다. 나는 됐응게 다른 사람들 주라고 했는디 기어이 준다. ‘하이고, 시말테기라고는 별로 없는 놈인디, 장갑을 껴부렀응게 헐 수 없다.’
사람들 힘이 그라고 무설 줄은 몰랐다. 갑자기 걍 영차영차 허고 땡긴디 줄이 삽시간에 4~5미터 뒤로 빠진다. 근디, 끝내 닭장차는 안 딸려오고 사람들이 앞으로 튕기듯 쏠린다.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폴께야!’
12시 10분이 조금 넘어서 경찰들이 침탈해 올라고 준비중잉게 남자들은 골목을 지켜 도라고헌다. 나도 쭈뼛쭈뼛 사람들을 따라갔다. 청와대를 보고서는 왼쪽 약간 오르막 골목이다. 여남은 사람들이 서로 팔을 끼고 서있다. 쇠담장을 딛고 봉게 두 쪽에 전경들이 떼로 모여서 있다, 손에는 방패를 들고!
사람들이 계속 올라온다. 팔짱을 끼고 있는 사람들이 낮게 노래헌다.
“우리 승리하리라 우리 승리하리라 우리 승리하리 그 날~~에
오~ 참 맘으로 나는 믿네~ 우리 승리하리라~~~“
순간 뭉클해져온다. 영화 간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사람들이 더 몰려와 70~80명은 된다. 누군가 뒤에서 철문을 치란다. 몇 사람들은 긴 화분상자들을 대열 앞으로 나른다. 접이철문이 있으믄 칠 양으로 앞으로 나갔다. 철문은 두 쪽 다 없다. 사람들이 나를 언능 대열 안으로 들어오란다. 둘째 줄에 여성 세 사람이 팔짱을 끼고 서있다. 위험헝게 뒤로 빠지라고 했다. 괜찮단다. 그래도 뒤로 빠지라고 했는디 오늘은 눕는단다. 그러고 봉게 바로 앞 사람 등판에‘오늘은 눕자!-YMCA-’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같이 팔장을 끼잔다. 그 분들허고 팔짱을 끼자 얼마 안 돼서 전경들이 들이친다.
“누웁시다~!”
다들 팔짱을 낀 채 누웠다. 뒤에서 누가 흙을 던진다. 흙이 낯부닥을 연신 애무해싼다.‘아이고, 왜 해필 흙을?’ 전경들이 방패로 바닥을 쿵쿵 찍더니 이내 앞에 있는 사람들을 찍어내리기 시작헌다. 몽댕이도 춤을 춘다.
“비폭력~!”“비폭력~!”“비폭력~!”“비폭력~!”
‘아, 이러고 죽을 수도 있겄다.’눈을 감았다. 순간 맴이 거시기했다.
“때리지 마~!”“아악~!”
내 오른쪽에 있던 여성이 울먹인다. 안 되겄다. 팔짱을 풀었다. 엎드렸다가 일어섰다.
“그만해요! 그만해! 자, 인자 그만 해!”
전경들이 누워있는 사람들을 더는 안 패고 큰길로 우루루 몰려나간다. 야닐곱 사람들이 널부러져 있다. 한 사람은 눈 밑을 방패에 찍혔는지 일직선으로 3센치 정도 찢어져서 피를 흘리고 있고 한 사람은 뒤통수에서 피가 나고 한 사람을 옆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또 한 사람은 팔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 침을 언능 빼서 급헌 대로 놓고 있는디 머리를 감싸쥐고 있던 사람이 의식이 없능가 젙에 있던 사람들이 급히 119를 부른다. 언능 그 사람한테 가서 침을 꽂았다. 바늘을 꽂자 아파라고 움찔거린다. 말도 헌다. 다행이다. 한 사람이 그 분을 들쳐 업고 두 사람이 부축하고 떠난다. 나도 왼쪽 팔꿈치가 씨롭다. 피가 쬐께 난다. 내 손꾸락에도 침을 꽂았다. 팔을 다쳐서 침을 맞었던 젊은이가 언제 빼냐고 헌다. 30분 더 있다가 빼라고 했다.
‘워메? 내 전화기!’으흐흐흑.... 있어야헐 주머니에 전화기는 없고 손수건만 있다. 남아있던 여성 한 사람허고 30대 중반 쯤 돼보이는 건장헌 사람허고 찾아봤는디 없다. 지갑도 하나 떨어져 있고 전화기가 셋.... 수채구녁으로 빠져부렀을 수도 있어서 그 분 전화기로 내 번호를 눌렀다. 다행이다. 프라자 호텔 앞에서 어떤 분이 갖고 있단다. 골목을 나섰다.
도로는 이미 전투경찰들이 빙 둘러분 상태다. 인도로 안 가고 역실로 우리 둘은 세종로 한가운데로 가로질렀다. 그 사람이 다리를 전다. 지난 번에 다친 자리를 또 다쳤다고 헌다. 찰과상은 안 입었다. 침을 맞을라냥게 됐단다. 프라자호텔 앞까지 가서 전화기를 건네 받고는 이것도 인연인디 어디 가서 술 한 잔 허장게 술은 못헌단다.
“그나이나 고생허셨습니다.”
“담에 또 뵙지요.”
0시 55분. 대책위 차량을 만나 주운 지갑을 건네 줬다. 사람들이 아직도 겁나게 많이 모여들 있다.
1시 8분. 대한문에 경찰특공대가 침탈헐라고 허고 있응게 종각으로 가서 합류허잔다. 몇 사람이 대책위에 항의헌다. 여그를 지키자는 말이리라. 설득헌다. 대열이 움직이기 시작헌다. 움직인 지 얼마 안 지나서 대한문에 포진해있던 특공들이 승냥이 무리마냥 도로를 휩쓸고 다닌다. 삽시간에 시청도로는 전경 차지가 돼부렀다.
1시 35분. 대열이 보신각을 지난다. 어디선가 함성이 서울 하늘을 뒤흔든다. 행진대열은 계속 광화문 쪽으로 간다.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른다. 닭장차는 온데간데 없고 시위대허고 전경이 대치허고 있다.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헌다. 내 눈은 우리 깃발을 찾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깃발이 아담허니 펄럭인다. 가차이 갔다. 면식이 있는 듯헌 젊은 분이 깃발을 들고 있다.
“아이고, 고생들 허십니다. 저 전남지부에서 왔습니다.”
“예, 멀리서 오셨네요.”
“고선생? 아이, 반가워요.”
분부 이용환 선생이다.
“아이고, 고생허시네요.”
“또 재미있는 글 쓰셔야지요?”
“아이고 뭘요.”
2시 21분. 자유발언을 헌단다. 민주노동당 사람이 나와서 발언을 헌다. 나도 한 마디 허고잪다. 대책위 사람인 듯헌 여성한테 신청을 헌다고 허자, 다른 젊은이한테 말을 헌다. 두 번째로 허게 되얐다. 한 사람이 와서 대책위에다가 말만 많이 허지 말고 노래허고 춤추고 놀게 허잔다. 내 차례다.
“저는 전라도 진도에서 왔는디요? 진도실고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전교조 조합원입니다.”
“와아아아~~!!!!”(이 사람들은 암시랑토 안 헌데서도 막 박수치고 웃는다.)
“저 아까 디져분 지 알았습니다! 꼴목으로 가랑게 갔는디, 함바트라믄 진짜 디져분지 알았당게요? 저는 걍 노래나 한 자리 헐라요. 산~퇴끼~ 퇴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 깡총 뛰면서~~ 쥐박이놈 잡으로 간단다~~~~”
“와아하하하하~~!!!!!!!!”
한 소절씩 따라허게 허고 항꾸네 불렀다. ‘멍박까’를 허까 했는디 짧게 해도라고 해서 말아부렀다.
소리대를 막 넘기고 돌아선디 누가, “선생님~!”험시로 안긴다. 진도실고 졸업생 민창이다.
“워메, 민창이댜? 안 그래도 정우동 선생님한테서 늬 말 들었다.”
“선생님, 어쩐 일이세요? 혼자 올라오셨어요?”
“응.”
젙에 있던 사람들이 선생 제자 사이냐고 근다. 자랑스럽게 근다고 했다. 부러라고 허는 눈치들이다.
“선생님, 저 앞으로 가보께요.”
“그래라. 민창아, 몸조심해라, 잉?”
“예, 담에 연락드리겠습니다.”
뜻 밖에 광주지부 전정선생님을 만났다. 왼 손에 붕대를 감고 계신다. 아까 다치셨단다. 등거리에 매고 다니시던 쓰레기통도 뿌솨져 부렀단다. 붕대를 감은 욱으로 침을 놔드렸다. 한참 이야기를 나눈 뒤에 몸조심 허시라고 허고 헤어졌다.
“희주성님? 서울지부 깃발이 어째 안 보이요?”
“고선생? 우리 방송차 옆에 있어.”
‘엥? 나도 방송차 젙에 있는디?’허고 있는디 방송차 뒤쪽에서 김현 선생님이 깃발을 펴고 있다. 본부 깃발보다 훨씬 더 크다. 오승환 선생님이랑, 송원재 지부장님, 강광숙 선생님들이 옹기종기 모여들 있다. 어째 비옷을 안 입고 비를 맞고 있냐고 이현 선생님이 접이우산을 건네준다.
3시 35분. 제자 우성이한테서 전화가 온다.
“선생님 어디세요?”
“응, 나 방송차 근방에 있다. 전교조서울지부 깃발 보고 와라.”
“그리 가께요.”
조금 있자, 빨간 비옷을 걸치고 우성이가 나타난다.
“선생님~!”
“잉, 우성이 왔냐?”
“예, 선생님. 근디 일부러 올라 오셨어요?”
“그래. 너도 보고 싶고. 야, 우리 어디 가서 따땃헌 국물에 쐬주나 한 잔 허자.”
“그래요, 선생님.”
“근디 이 시간에도 문 연 데가 있으까?”
“공부방 선생님들하고 금방 밥 먹은 데가 있어요.”
“참, 너 아까 나 소리헌 것 들었냐?”
“무슨 소리요?”
“산토끼.”
“아아~ 그 산토끼이?”
“잉, 그려.”
“못 들었어요. 아, 아쉽다.”<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