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7.23.
이틀 전 루불박물관 교훈을 잊지 않고 오르세 미술관에 넉넉히 도착했다.
사람도 만코 볼거도 만타. 오르세 창 너머 루불 박물관도 보인다. 강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있다.
이번에 알았는데 루불박물관은 고대부터 1848년까지의 전시를 하고. 오르세미술관은 1848년 이후부터 1914년까지. 조르주 퐁피두 센터는 1914년 이후 현대까지를 전시한단다.
오르세는 합리적이다. 플래시만 안쓰면 사진도 OK. 사진을 잘 안 찍기는 한다. 아무리 애를 써도 원작과는 거리가 있어서.
드가는.
천재다.
사진이 아무리 발달해도 그건 다른 장르일 뿐이제. 만종. 이삭줍기 앞에도 사람이 많다.
한나절 내내 오르세 미술관을 포식했다.
밖을 나서니 아직도 입구에는 사람의 줄이 더운 줄 모르고 꼬불꼬불하게 늘어져 있다.
...
햇살이 쨍하다.
파리의 낭만이라면 해질녁 센강 유람선인데... 까짓거 어차피 인파로 복닥거리는데 낭만은 무신 낭만이고. 땡빛에 타보자.
잘못했다. 내일 파리 날씨예보가 42°C로 1945년 이후 처음이란다. 호텔 아가씨 말로 베리베리베리 핫이란다. 더버도 너무 덥다.
근데 땡빛 아래 유람선을 타긴 했으나.
땡빛과 더위. 많은 사람의 온기때문에 숨을 쉬기 어려웠다. 머라머라 설명하는 말도 들리지 않는다. 요까지는 미송 이야기이고
요숙은 한국어 가이드로 방송으로 나와서 좋았다고. 무신무신 다리 지나는데...어쩌고어쩌고 주~욱 꿴다.
내사. 배 탈때 선착장 바토무슈(Bateaux-Mouches) 간판 보고. 중간에 에펠탑 한 번 보고. 내릴 때 선착장 간판 본게 센강 유람의 전부다.
머... 더워서 아무 것도 못 보고 못봤다가 정답.
그래도 선착장의 공룡 한마리 찍어왔다.
오늘 마지막 미션으로 몽마르뜨르 언덕을 간다.
130m 언덕이 파리에서 가장 높은 곳이란다. 그래도 산은 산 아이가. 더워서 살살 걸었다.
울타리가 사랑의 자물쇠로 빠꼼한데가 엄따.
저 자물쇠를 채운 짝쿵들 잘 살고 있을꼬.
몽마르뜨르 언덕 위에 있는 사크레퀴르(Sacre-Coeur) 대성당에는 아직 미사가 살아 있었다.
무랑루즈 요기도 들어가 봐야 되는데.
내일 다시 루불박물관에 슬라이딩 해야하니 조기 취침.
2019.7.24.
파리를 하루 더 묵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전철표를 사는데 직원이 오늘 최고 40°C over. 파리시에서 더위때문에 1 day 특별할인 표를 판매한단다. (최고의 도시라더니 버스고 전철이고 에어컨이 없다. 한국이 낫제.)
... 한 번 타는데 1.9€인데, 1일 패스가 3.8€로 하루종일 탄다. 조쿠나.
메트로 직원이 심심한가. 어디서 왔느냐 묻더니 자기 와이프가 한국 영화에 완전 빠졌단다. 파리에 K팝과 영화가 베리베리 퍼져있다고. 듣기좋다.
... 그런데,
요숙과 수다에 빠졌다가 창밖을 보이 또 전철이 역방향이다. 여가 어데라꼬 막 댕기노?
...
한국 아줌마의 억청성. 긴긴 대기 줄을 이틀전에 학습한 요숙이 전철을 내리자마자 막 난다.
모나리자 앞에는 사람도 많고 안전요원이 move~ move~ 막 밀어낸다. 그 와중에도 버티고 서서 얼굴에는 만면의 환한 미소를 짓고 셀카를 찍어내는 아가씨도 있다.
샛빨간 립스틱의 아가씨가 얼굴도 이쁜데 와저라노? 어제 오르세에서는 손으로 작품을 만지는걸 보고 기절할 뻔했다. 암만 그래도 중국사람 없으면 루불박물관 문 닫아야 할거다.
작품감상은 그만 두고 마음 단속하기 바쁘다.
어머나...
밀로의 비너스.
루불박물관... 아무도 못 알아듣더라. 루브흐무지?
혹시라도 누가 루불을 찾는다면 비수기를 정갈히 골라서 찾기를 권합니다.
그 정도에서 정신 가다듬고 빅토르 위고 생가 박물관으로 찾아...
갔는데, 리모델링한다고 Closed. 말년에 노숙까지 했다던데... 아쉬웠다.
박물관이 이 가림막 뒤라네요.
요숙의 마지막 파리 미션 베르사유 궁전 가기. 어구 힘든다. 베르사이유행 기차 우째 이래 덥노.
황금 좋아하는 거는 남녀 성별로 다른가?
옛날에 임금님 술레잡기하기 좋았겠다.
베르사이유 궁전. 요숙의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전동카트 타고 완주.
사람이 저래도 살았구나로 미션 끝.
...
요숙과 삐루 한잔하고 얼큰하다.
여행은 힘들지만 신기하고, 인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다.
내일은 칼레로 가서 도버를 넘는다.
2019.7.25.
파리 예정한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프랑스 북부 칼레(Calais)로 이동해서 예약은 안 했지만 우짜던동 페리표를 구해서 영국의 도버(Dover)로 갈 생각이다.
영국이 프랑스보다 물가가 비싸다고 하니 출발 전에 파리 한인마트에서 장보기로 했다.
고추장.된장. 비축하고 쌀10kg 배낭에 지고 호텔로 간신히 돌아왔다.
금년부터 영국에 비자가 필요없지만 그래도 비셍켄국가인 영국 입국은 좀 까다롭다.
티켓 발급 후에 출국심사. 입국심사. 보안검사 다 거친다. 페리 티겟 발매하는 아가씨가 한국말을 한다.
한국을 아주 좋아한단다. 발음도 좋다. 승객도 별로 없었지만. 건물 밖에 까지 나와서 페리에 승선하는 길을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이다
페리는 대형화물차로 만석이지만 승객은 거의 없다.
1시간 반만에 도버에 도착. 해변의 하얀 절벽이 인상적이다.
...
도버에 도착하자마자 좌측통행이다.
뉴질랜드에서 익혔던 좌회전은 바로 우회전은 크게. 좌바우크를 열심히 암송하며 출발했다.
뉴질랜드 한달했는데 영국이라고 못할게 있나.
... 했는데 그게 아니다. 도로에 average speed 50인데 차들이 전부 질서 정연하게 속도초과를 한다.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50mile/h이다. 80km/h 인거다.
네비 아가씨가 4분의 1마일 후 좌회전하란다. 이거를 우에 알아듣노. 바쁘게 계산하는새 휙. 교차로가 지나간다.
매우 어색한 운전 2시간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운전이 어드벤처이고 여행이 아슬아슬하다.
아이고 주무시자.
...
칼레에서 도버 (7/25 00:23)
첫댓글 대한민국의 위상이 마니 마니 달라졌음을 실감합니다. 한글이 머지않아 국제공용어가 되는
날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