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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8시 서울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장애인권리예산&권리입법 보장 촉구’ 265일차 선전전에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서울시 면담 참여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면담 성사를 두고, 또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서울시가 오는 19일 장애인단체들과 비공개 ‘합동 면담’을 하자고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전장연은 사실상 이를 거부한 채 ‘단독 면담’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또한 서울시가 법원에 제기한 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맞대응의 시작으로, 지난 2~3일 시위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탄압한 서울시장, 서울교통공사 사장,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까지 제기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서울시가 지난 17일 언론에 배포한 전장연 면담 참여 제안 보도자료 내용.ⓒ서울시
■서울시, 합동 면담 ‘최후통첩’…전장연 “NO”
서울시는 전날(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설 연휴 전인 19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애인단체의 비공개 합동 면담을 마지막으로 요청한 상태’라며 전장연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전장연과 오세훈 시장과의 면담 추진은 전장연이 지난해 1조 3000억원의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동을 이어오다가, 지난 4일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와의 면담 자리에서 19일까지 ‘냉각기’를 갖기로 합의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전장연은 오 시장에게 ▲리프트 추락 참사 사과표명 ▲전 역사 엘리베이터 100% 미설치 사과표명 ▲법원의 조정안 수용 등에 대한 의제로 면담을 제안했다. 오 시장 또한 SNS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응답하며 면담 추진이 무르익었다.
이후 전장연과 시는 5차례에 걸쳐 실무협의를 했지만, 참석대상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전장연은 ‘단독 면담’을 고수했지만, 시는 ‘탈시설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다’라면서 다양한 단체들과의 ‘합동 면담’으로 맞섰다.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 지지한다!!' 피켓을 든 모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결국 전장연 또한 서울시의 ‘최후통첩’을 거부하기로 했다.
18일 오전 8시 서울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장애인권리예산&권리입법 보장 촉구’ 265일차 선전전에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탈시설 의제를 두고 장애인단체 간의 찬반양론을 핑계로 합동 면담을 제안한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자세”라면서 전장연과의 ‘단독 면담’을 다시금 요청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애초에 공사와 면담을 협의할 때 법원조정문 수용 여부, 리프트 추락 참사에 대한 사과표명, 2022년까지 지하철 엘리베이터 미설치에 대한 사과표명 등을 의제로 제안했는데, 그 의제는 사라지고 탈시설만 남았다”면서 “시는 이미 지난해 탈시설 반대 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단독 면담이 누구에게는 되고, 누구에게는 되지 않는 것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탈시설과 관련해 장애인단체 간의 이견으로 계속 몰고 가는데, 탈시설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근거한 내용이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2차례에 걸쳐 정부에 탈시설 이행을 권고한 바 있다”면서 “의견이 다른 사람들끼리 서로 비난하게 만드는 면담이 아니라, 유엔장애인권리위원들을 불러 토론해야 할 문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 요청인데, 군사작전의 한 일환으로 저희를 끼워 맞추지 말아주시길 부탁한다”라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박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도 시민으로 함께 살고 싶다. 22년간을 외쳐도 시민으로서 살아갈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던 장애인들의 삶이다. 정말 무엇부터 풀어야 하는지 면담을 통해서 확인하고 함께 풀어갈 것을 촉구드린다”고 강조했다.
전장연은 서울시에 19일 오후 4시 기존에 제안했던 ▲리프트 추락 참사 사과표명 ▲전 역사 엘리베이터 100% 미설치 사과표명 ▲법원의 조정안 수용에 대한 의제만을 놓고, ‘단독 면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집회 시위 자유를 침해하고 폭력적으로 탄압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차별진정을 제기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새해 ‘지하철 행동’ 폭력 진압, 국가인권위 진정도
전장연은 새해를 맞은 지난 2일과 3일, 서울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1박 2일 ‘지하철 행동’을 선포하며, ‘5분 이내’의 지하철 선전전을 시도했지만 공사 직원들과 경찰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이는 전날(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방송에 출연해 “지하철은 1분만 늦어도 큰일난다”면서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대한 강경대응 입장을 밝힘으로써 내려진 조치였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장애인도 지하철을 태워달라”고 절규했지만, 경찰 방패에 막히며 이날 오후 10시까지 약 14시간 동안 고립됐다. 공사는 철도안전법을 이유로 지하철을 약 13회 무정차 통과시켰다.
다음날인 3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승강장 앞에서 전장연 활동가, 공사 직원, 경찰 등이 역사 안에서 뒤엉키며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전장연은 ‘지하철에 탑승하려던 최소 17여명의 활동가들이 신체적 피해(골절, 낙상 5건 등) 휠체어 파손을 당했다’면서 ‘이동식 안전발판을 활용해 휠체어 이용자들의 탑승을 저지하고, 역사 엘리베이터 2곳과 휠체어 통과 출입구를 무단으로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이 같은 폭력 탄압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집회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18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 서울시장, 서울교통공사 사장,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했다.
2023년 1월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서울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괴로워하는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전장연 페이스북 생중계 캡쳐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또한 이날 선전전을 시도하던 도중 경찰 등에 의해 휠체어에서 떨어지고, 휠체어 프레임이 휘어져 파손당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서울시장과의 면담 결과에 따라 20일 오이도역 22주기 참사 출근 선전전을 진행한다. 이와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인권위가 직접 나서서 평화적 행동에 대한 반인권적으로 대하는 공권력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장연은 오는 20일 오이도역 리프트 참사 22주기를 맞아 ‘지하철 행동’을 펼친다. 이날 오전 8시 4호선 오이도역 승강장에서의 행동을 시작으로, 오후 2시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전국집중결의대회로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집회 시위 자유를 침해하고 폭력적으로 탄압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차별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서를 제출하는 모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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