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소비를 성찰하도로
돕는 제로웨이스트 숍,
베네인
틋찡포교베네딕도수녀회 대구 수녀원 / 이정희 로제 수녀
대구시내의 가장 번화한 중심가, 중구 동성로. 그 한복판에 일곱 수녀가 살고 있는 수녀원, 베네인 환경센터가 있습니다.
베네인- Benein은 '축복받은 사람', '축복이 가득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축복 받은 존재이고, 베네인을
찾아오는 분들이 하느님께서 창조한 모든 피조물이 축복받은 존재임을 기억하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베네인 환경센터는 상점들이 즐비한 골목에 작지만 아담한 정원이 딸린 베네딕도 수도원입니다. 이 정원에 동네 터줏대감인 자유
로운 영혼의 길고양이들 삼덕이', '치즈', '고등어'는 밤이 깊어지면 들어와 낮동안 지친 몸을 쉬고 잠을 청하며 볼일을 보고 새끼도
낳고 길러 대를 이어갑니다. 번잡한 상점가인 이동네에 수녀원이 위치한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이곳에서 살고 있
는 이유를 물어 오십니다. 네. 사실 베네인의 시작에는 교회와 수도회의 특별한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1925년 독일에서 북한 원산으로 파견된 수도회가 6.25전쟁으로 폐쇄되어 남한으로 피난을 오면서, 피난민 수용소인 부산 중앙
성당에 있다가 당기 대구 교구 최덕홍 주교님의 도움으로 대구로 옮겨와 임시 거처를 얻어 생활하던 곳이 지금의 동성로, 베네인
의 집터입니다. 당시에 가장 필요했던 일이 피난민들과 가난한 이들의 진료였기에 수녀들은 무료진료소를 열어 피난생활 중에도
선교활동을 이어갔던 곳이지요. 가난한 이들의 피료에 가까디 있기 위해 머물러 살아온 집이 베네인의 시작입니다.
7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약과 감나무, 은행나무가 있던 옛집은 너무 낡아 보수가 어려워져 옛 땅에 새 집을 짓게 되었습
니다. 수녀들은 단순한 '건물'이 아나라 메마른 광야 같은 도시에 오아시스가 되는 집을 짓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고민과 기도 끝에 이웃과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안식처가 되는 집을 짓기로 결정하고, 과감하게 담장을 없애고 수도원의 문을 열기로 했습
니다. 거리를 오가는 누구든지 수도원 성당에 들어와서 기도하고 휴신을 취할 수 있는 곳, 도심에 있는 베네인이 오아스시 같은
존재가 되기를 소망했습니다. 시민들과 더불어 함께 기도하고 고요한 체험을 나눌 수 있기를 고해하면서 수도원의 삶과 영성이
전해지기를 바라면서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가가 형성된 지역의 특성상 아침마다 마당을 쓸러 나가면 쓰레기가 너무 많은 것이 놀라웠습니다.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와 플라스틱 일회용 컵, 담배꽁초들이 길에 쌓여있는 모습들에 환경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청년센터의 역활을 주로 하던 베네인의 성격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실천을 더해, 지금 현시대에
가장 상처받고 있는 대상인 자연과 피조물들의 생태회복을 돕는 센터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고민과 기도가 모여 만들어
진 베네인 센터는 통합 생태를 꿈꾸며 인권과 복지, 생태에 관한 공부 모임과 활동, 제로웨이스트 숍과 카페를 겸하는 집이 되어
시민들이 삶의 습관을 바꾸어 생태적 회심의 삶을 신천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대구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