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여행기

[성류굴]

추석여행기 (秋夕旅行記) 

                                                                                                                             남 도 국

2018년 추석에는 군산을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9월 21일, 금요일 아침에 집을 출발하여 오후 4시에 군산 둘째 딸 집에 도착했으니 약 380키로 거리를 8 시간 동안 차를 타고 달려간 것이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가을 들판은 황금 빛 지평선을 이루었고, 김제 만경 넓은 들녘은 알알이 여물어가는 벼 이삭으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여 얼굴들이 잎새 틈으로 숨기어져 있었다. 분명 금년에는 대풍년 소식, 그러나 군데군데 피와 잡초들이 농민의 아픔을 대변해 주는 듯 가슴 아픈 현상도 시야에 들어왔다.

둘째 딸은 역시 솜씨 쟁이, 맛쟁이 요리사였다. 도착한 즉시 준비한 꽃게로 간장과 양념으로 무침을 만든 꽃게 무침, 또 통통하게 살찐 싱싱한 살아있는 꽃게로 된장과 감자, 애 호박을 듬성듬성 버무려 따끈하게 올려놓은 밥상은 정말 누가 달라하면 마다할 정도로 감칠맛이 넘쳐흘렀다. 무침도 찌개도 두 접시 두 그릇을 거뜬히 치워버렸다.

다음 날, 해망동 수산시장에서 살아있는 대형 광어를 즉석에서 회를 떠 집으로 돌아와서 밥상에 올려 놓으니 회감이 입안에서 살상 녹아 없어진다. 회 살만 세 접시, 여석 식구가 먹고도 남는 량이다. 뼈로는 메운탕을 끓이고 밥을 맛으로 먹다가 뼈 하나가 목 안으로 내려가 버렸다. 아무리 뱉어도 올라오지 않아 당황하며 하필이며 연휴에 응급실로 가야하는 신세를 한탄하든 차, 간호대 교수 막네 딸,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응급 상식, 날계란 흰자를 입안에 품고 천천히 목 안으로 넘기면 목 안의 뼈가 사라지는 것을 기억해 내어 계란 두 개를 흰자만 입안으로 넣고 기다렸더니 한 시간 쯤 되어 거짓말 같이 목에 걸린 뼈가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날 그래서 나는 단잠을 잘 수 있었다.

도착 다음 날 오전, 나는 우리 가족 중 최고령자 92세인 이국 형님을 찾아갔다. 요양병원 입구를 들어서는데 서울에 사는 형님의 막네 딸과 남편, 아들과 딸을 만났다. 통영 시집으로 내려가는 길에 아버지 뵙고 가려 들렸다 가는 중 우리를 만났다. 몇 년 만의 만남이라 아주 반가웠다. 요양원이라 오래 머물 수 없어 작별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형님께서 잘가 하고 인사한다. 네 형님, 또 다시 뵐께요 하고 답하면서 나오는데 가슴이 울컥한다.

또 50년 간 같은 직장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든 친구 전 BX 지배인 성 씨를 연락하여 목욕탕에서 만났다. 두 시간 동안 과거, 현재 미래 이야기 친구와 질병 이야기 등을 나누다가 아쉬워 식당으로 옮겨 또 한 시간을 이야기꽃을 나눴다. 84세 나이로 거동과 기억력이 확연히 약해져 보였다. 집으로 데려다 주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나는 형 다음에 또 올께 했으나 가슴이 또 찢어질 듯 아팠다.

추석날 아침에 서울 큰 딸 가족들이 들이닥쳤다. 꽃개 탕, 꽃게 무침, 부치게, 송편, LA 갈비 찜 등등 상이 찢어진다. 세 가족 열두 식구와 우리 내외 둘을 합한 열네 식구가 추석 날 아침 식상에 함께 앉아 둘째 딸이 장만한 푸짐하고 맛갈 스런 음식을 먹고 마시며 즐겁고 행복하고 추억어린 추석 명절 음식을 먹고, 오후에는 열 네 식구 모두 승합차와 승용차로 분승하여 새만금 방조제 드라이버를 나섰다. 옛날에는 섬이었는 asocn도, 방축도, 오식도를 돌과 자갈 흙으로 뚝을 쌓고 4차 선 이상으로 포장을 하고 뚝 높이 10 미터 이상으로, 총 길이 33. 3키로의 서해를 가로 막아 육지로 만들어 낸 세계 제1의 새 만금 방조제를 달려 갔으나 많은 차와 인파로 부안까지 갔다가 차를 돌려, 제 작년에 개통한 네게의 섬을 다리를 놓아 연결한 신시도에서 야미도, 장자도, 선유도의 33 킬로를 연결한 4차 선 도로에 들어섰으나 역시 많은 차량과 사람들로 차를 세울 수 없이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군산의 별미 중, 싸고 맛좋은 해물국수, 충남 장항으로 가는 길 입구 군산하구둑 근처에 즐비해 있는 수십 개의 해물국수 식당 1, 2 층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둘러 앉아 맛깔스런 해물국수를 먹고 즐기느라 정신들이 없었다. 한 시간 정도 밖에서 기다리면 음식을 맛 볼수 있다 하여 대체로 조용하게 보이는 식당 안으로 무작정 들어가 먼저 손님들이 먹고 나간 자리 치우지도 않았는데 우리 일행이 앉아서 기다리노라니 주인이 앉은 손님 우선이라며 상을 차려왔다. 과연 소문대로 음식이 국수 면과 요리 방법이 특이하여 손님들의 입맛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겠구나 느낌이 들었다.

26일 연휴 마지막 날, 버스터미널에 시간 맟춰 와서 보니 포항행이 매진되었다. 전에 수십 번 다녔는데 이런 일 처음이다. 다음 날 표를 예매하여 마지막 날까지 딸집에서 신세지며 즐겁게 지내라는 운명으로 이 날은 익산의 유면한 중국식당 왕중왕을 예약하고 찾아갔다. 여기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맛과 멋 역시 최고였다. 군산과 익산을 달리며 생각나는 것, 과거 40 년을 넘게 살면서 차로 발로 다니며 남겨진 추억들, 모두 모두 기억에 새록새록 떠오른다. 여기서 등산을, 저기서는 낚시를, 테니스를, 골프를, 산책을, 교회 모임을, 작품 발표를, 수영을, 소유했든 논과 아파트, 친구들, 이웃들 . . . 모두 모두 기억에 다시 살아 오른다.

27일 아침, 6박 7일 간, 군산의 두 딸 가족들과, 서울의 큰 딸 가족, 전주의 셋째 딸 가족 모두 19명의 가족들이 이곳 군산에서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추석 연휴를 지내고 시외버스 편으로 군산을 떠나 익산, 전주, 경주 포항을 경유하여 울진 집에 여덟 시간 만에 도착하니 피곤하지만 감사하다. 무사히 안전하게 도착한 소식을 온 자녀들에게 문자로 보낸다, 감사했고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2018년 09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