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 : 한글판 딱지본소설 - 장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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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2.13. 22:55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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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 : 한글판 딱지본소설
장끼전
작품의 특징
<장끼전>은 암꿩과 수꿩을 통해 전통사회 부부의 문제를 다룬 우화소설이다. 사건의 중심에는 아내를 무시하고 말폭력을 일삼는 남편 장끼와 가장의 안위를 염려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내 까투리가 있다. 장끼는 까투리의 온갖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깃장을 놓으며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 덫에 걸려 죽어가는 순간에도 장끼의 그러한 성격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장끼의 형상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권위만을 찾으려는 그릇된 가부장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장끼가 죽은 후에는 까투리와 혼인하려는 새들을 등장시켜 과부의 재가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남편을 잃고 시름에 잠긴 까투리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기 바쁘다. 그 와중에 경쟁자를 헐뜯으며 다투기도 하고 까투리의 의사는 무시한 채 억지로 혼인을 하려고도 한다.
이러한 새들의 모습을 통해 과부를 둘러싸고 행해지는 일그러진 남성상을 보여준다고 하겠는데 결국 그러한 남성들 사이에서 살아가야 하는 까투리의 삶은 고단할 것이 뻔하다. 까투리가 새로운 장끼의 청혼을 받아들여 재혼을 하는 것도 그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엄동설한에 먹이를 찾아 헤매는 장끼네 가족을 통해 향촌 사회의 붕괴로 증가하던 유랑민의 비애를 담아내기도 하였다.
작품 개요
색색가지 털을 지닌 꿩은 ‘화충’(華虫)이라는 별명을 지녔는데, 사람을 멀리하여 들에 떨어진 곡식을 주워 먹으며 산다. 걸핏하면 사냥개나 포수에게 잡혀 온갖 용도로 쓰이는 탓에 보라매, 몰이꾼, 사냥개와 사냥꾼을 피해 다니지만 엄동설한에 굶주린 터라 콩이라도 있겠거니 해서 장끼는 가족을 데리고 들로 나간다. 아들 아홉, 딸 열 둘을 앞세우고 들에 나간 장끼는 붉은 콩 하나가 덩그렇게 놓인 것을 발견한다.
장끼가 콩을 먹으려는 찰나, 까투리가 나서며 눈밭에 사람의 흔적이 있으니 수상하다며 장끼를 만류한다. 이에 장끼는 동지섯달 추운 날씨 쌓인 눈에 사람의 자취가 있을 리 없다며 반발하고, 까투리는 간밤에 꿈이 불길했다고 말한다. 이에 장끼는 웃으면서 자신은 학을 타고 옥황상제께 문안한 후 산림처사가 되고 콩 한 섬을 받는 꿈을 꾸었다며 이 콩 하나가 반갑다고 둘러댄다.
까투리는 자신의 꿈은 흉몽이 아닌 것이 없다며 이경(밤 10시 경)에 북망산에 비 내리고 쌍무지개가 칼이 되어 장끼의 머리를 베는 꿈을 꾸었으니 콩을 먹지 말라 한다. 장끼는 장원이 되어 어사화 두 가지를 머리에 꽂고 장안대로를 왕래할 꿈이라고 반발한다.
이에 까투리는 삼경(밤 12시 경)에는 무쇠가마솥에 장끼가 빠지고 자신은 그 옆에서 통곡하는 꿈을 꾸었으니 콩을 먹지 말라 말한다. 장끼는 자신이 투구를 쓰고 싸움에서 이기는 대장이 될 꿈이라며 엉뚱한 해몽을 내놓는다.
까투리는 다시 장끼를 향해 사경(밤 2시 경)에는 잔치 자리에서 장대가 부러지며 차일이 머리를 덮었으니 답답한 일을 볼 꿈이요, 오경(새벽 4시 경)에는 별이 장끼 앞에 떨어졌으니 제갈량이 죽을 때와 흡사하다고 말한다. 이에 장끼는 차일이 덮은 것은 까투리와 잠자리를 함께 할 꿈이요, 별이 떨어진 것은 까투리가 귀한 자식을 낳을 꿈이라 풀이한다.
까투리는 새벽닭이 울 때 꿈을 꾸니 청삽살이가 나타나서 달아나다가 삼대가 온몸에 감겼으니 자신이 과부 되어 상복을 입을 꿈이라며 콩을 먹지 말라 한다. 장끼는 화를 내고 두 발로 까투리를 차면서 다른 남자를 만나 결박당해 조리돌림을 당하고 난장 맞을 꿈이라며 앞정강이를 꺾어놓겠다고 을러댄다.
꿈을 동원한 설득에 실패한 까투리는 장끼의 자만심을 이용하기 위해 군자의 본을 받아 염치를 알 것이니 백이숙제나 장자방을 본받아 근신을 하려면 콩을 먹지 말라 권한다. 그러나 장끼는 까투리에게 무식하다고 힐난하며 안자, 백이숙제, 장량의 경우를 보건대 먹는 것이 으뜸이고 후한의 광무제와 한신은 크게 된 인물이니 자신도 콩을 먹고 크게 될지 모른다고 잘난 체한다.
까투리는 잘 된다는 것이 황천에 가는 것이라며 진시황, 초패왕, 굴원 등이 고집으로 망했으니 고집이 지나치면 목숨을 그르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자 장끼는 화를 내며 콩 태자[太] 들어간 사람은 오래 살고 귀하게 되었다며 태고적 천황씨, 태호복희씨, 한태조, 당태종, 강태공, 이태백, 태을성을 열거한다.
장끼의 고집을 꺾기가 어렵다고 생각한 까투리가 주춤하는 사이에 장끼는 콩을 먹다 덫에 걸린다. 까투리는 남자라고 여자의 말을 잘 들어도 문제이고 너무 안 들어도 패가망신한다며 애통해 한다.
덫에 걸린 장끼는 까투리를 나무라며 자신의 맥이나 짚어보라고 말하고 장끼의 맥을 짚은 까투리는 고집불통인 장끼를 원망한다. 장끼는 이번에는 자신의 눈망울이 온전한지 살펴보라 하고 까투리는 눈망울이 정상이 아니라며 남편을 자주 잃는 자신의 팔자를 원망한다. 이에 장끼는 남편을 자주 잃는 집에 장가를 간 자신이 잘못이라고 말하며 까투리에게 수절하여 정렬부인이 되기를 주문한다. 덫에서 빠져나오려고 장끼는 애쓰지만 이때 덫 임자인 탁첨지가 나타나 꿩이 잡힌 것을 보고 즐거워한다.
탁첨지가 장끼를 가지고 사라지자 까투리는 장끼의 남은 털을 가지고 장례를 치르는데 두루미 제비 앵무새 따오기 등이 참여하여 따오기가 축문을 읽는다. 이때 소리개가 나타나 어린 꿩을 잡아가지만 희희낙락하던 소리개는 새끼꿩이 바위 아래로 숨는 바람에 놓치고 만다.
장례식에는 여러 새들의 조문이 이어지는데, 갈가마귀가 찾아와 까투리에게 백년동락하자고 제안한다. 까투리가 삼년상도 지내지 못하였다며 거절하자 화가 난 까마귀는 너 같은 미물에게 수절이 당치도 않다며 소리친다. 이 때 부엉이가 들어와 까마귀를 흉보자 까마귀는 통문을 놓아 양반 명부에서 부엉이를 제명하겠다며 다툰다.
양반 명부를 언급한 것으로 보아 까마귀는 양반으로 추정되는데 그런 그가 까투리의 훼절을 강요하는 것은 정절론을 강요하는 양반의 자기 부정이다. 이때 외기러기가 우연히 내려와 이들을 꾸짖으며 자신이 어른이라고 주장한다. 일곱 번 상처하고 후처를 구하던 물오리는 통혼도 하지 않고 혼인을 하려 하는데 까투리는 궁합도 보지 않고 억지 혼인을 하려느냐 묻고 물오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택일을 한다. 어이없어 하는 까투리에게 물오리는 수중 생활이 최고라 말하고 까투리는 뭍에서 사는 생활이 좋다고 맞선다.
오리가 묵묵히 앉아 있으니 조문을 왔던 장끼 한 마리가 앞으로 나서서 홀아비 된 지 3년이 되었는데, 까투리와 둘이 짝을 지어 살자 한다. 이에 까투리는 죽은 낭군을 생각하면 개가하기 어렵지만 중늙은이인 자신은 수절할 마음이 없고 음란한 마음이 발동한다며 유유상종이니 장끼를 따라가는 것이 마땅하다 말하고 이성지합을 이룬다. 까투리는 장끼를 앞세우고 아들 아홉, 딸 열둘을 뒤에 거느리고 숲속으로 들어가 이듬해 봄 아들딸을 다 결혼시키고 노닐다가 10월 15일 부부가 큰 물에 들어가 조개가 되니1) 세상사람들이 ‘치위합’이라고들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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