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 신예 최재영 3단(왼쪽)이 강호 이세돌 9단과의 첫 대결을 158수 만에
불계승하며 종합기전 첫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JTBC 챌린지매치 2018-1차대회
김지석은 이동훈
꺾고 결승 합류
랭킹 45위 최재영 3단이 3위 이세돌 9단을
잡았다. 4위 김지석은 9위 이동훈 9단을 꺾었다. 랭킹 1ㆍ2위가 불참한 대회에 김지석-최재영의 결승전이 이뤄졌다. 8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JTBC 챌린지 매치 준결승전 결과이다.
JTBC 챌린지
매치는 올해 공식기전으로 새단장한 대회. 챌린지 매치는 지난해 9월 바둑TV배로 처음 개최됐고, 11월에는 화성시장배로 바통을 이어받아
16강부터 결승까지가 '2017 대한민국 바둑대축제' 행사의 하나로 펼쳐진 바 있는데 두 대회는 비공식전으로 치러졌다.
▲ 일주일 전 8강전을 둘 당시 덥수룩했던 머리카락을 말끔히 이발한 모습. 이세돌
9단의 올해 2패(9승)는 97년생 김명훈(KBS바둑왕전 8강)과 최재영에게 당한 것이다.
챌린지 매치는 올해 5월까지 총 네 차례 개최될 예정이다. 네 차례 대회의 총규모는 2억2000만원, 매 대회의
우승상금은 1500만원. 1월 23일부터 시작한 1차 대회엔 175명이 출사표를 올렸다. 1위 박정환 9단과 2위 신진서 8단 등 랭킹
10위권의 6명은 출전하지 않았다.
20세 신예 최재영 3단은 강호 이세돌
9단을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10수째 우하귀에서 시작된 전투가 전 판으로 번지면서 불꽃을 튀겼다. 그 전투는 이세돌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으나
최재영보다 훨씬 먼저 초읽기에 몰리면서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 홍민표 해설자는 백1ㆍ3으로 붙이고 젖혀간 수가 승착이라고 했다. 백이 엷어 보였던
곳에서 귀의 실리를 크게 취한 것. 국후 집중적으로 복기했던 이 부분에 대해 최재영은 "흑4에 끊은 수로 5에 두고 백4, 흑11, 백A의
진행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묵묵히 자신의 바둑을 두어 나간 최재영의
포커페이스가 인상적이었다.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중반 이후에 힘을 내며 이세돌을 압박했다. 방송 해설을 진행한 국가대표 홍민표 코치는
"지면 지는 거지" 하는 마인드를 가진 선수라고 소개했다.
승기를 잡은 장면은
좌변. 엷은 곳에서 수비에 급급해하지 않고 역습을 가하면서 실리를 챙겼다. 개시 1시간 30분께 이세돌이 돌을 거두면서 종국됐다. 이세돌과의 첫
대결에서 인상 깊은 내용을 보여준 최재영은 "워낙 존경하는 기사와 두어서 승패를 신경 쓰지 않고 부담 없이 둔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지석 9단(오른쪽)은 이동훈 9단을 211수 만에 불계로 꺾었다. 사흘 전
맥심커피배 승리와 더불어 상대전적은 3연패 후 3연승.
20분 뒤에
김지석 9단이 이동훈 9단의 항서를 받아냈다. 확정가에서 앞서 나간 후 상변 전투에서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동훈의 두 곳 대마가 절명했다.
"상변 전투에서 잘 풀리면서 대마를 잡게 되어선 사실상 승부가 났다고 생각했다"는 김지석의 국후 이야기.
정두호ㆍ김남훈ㆍ류민형ㆍ한태희ㆍ홍성지ㆍ이세돌을 꺾은 최재영, 김영삼ㆍ김형우ㆍ한승주ㆍ유병용ㆍ김승재ㆍ이동훈을 꺾은 김지석.
공격 성향의 두 기사가 펼치는 단판승부의 결승전은 14일 저녁에 열린다. 상대전적에서 김지석이 2015년 12월 GS칼텍스배 예선에서 1승을
거둔 바 있다. 제한시간 20분, 추가시간 20초의 피셔방식.
Q.누구와 결승전을 벌이고 싶나?
"과분한 선수들이라서
누가 올라와도 무조건 질 것 같고, 그나마 제가 전투바둑이라 이동훈 선수보다 김지석 선수와 두고 싶다."
Q.오늘
대국은 어떻게 예상하고 나왔나?
"오늘도 무조건 진다고 보고 기대를 안 하고 왔다."
Q.옆 대국에서 김지석 선수가 이겼다. 임전 소감은?
"제가 무조건 불리한 승부지만
그래도 피셔방식이라 변수가 많은 것 같다. 그 점을 최대한 이용하면 좋은 결과 있을지도 모를 것 같다."
Q.2018년 들어서 기세가 너무 좋다.
"글쎄, 아직
그런 이야기 들을 정도까지인가 싶고 출발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Q.올해 목표는?
"요즘 중국이 너무 잘하고 있는데 중국을 좀 견제해야 할 것 같다. 세계대회에서 잘하는 게 목표이다."
Q.임전 소감은?
"최재영 선수의 기세가 워낙 좋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고, 그리고
오늘 혹시 이기면 이세돌 9단과 좀 두어 보고 싶었는데 그 점은 조금 아쉽다."
Q.최재영 선수가 이세돌 선수를
상대로 정말 좋은 내용을 보여주어서 각오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바짝 긴장해서 준비하겠다."
▲ 올해 9전 전승을 거두고 있는 5회 우승 경력의 김지석 9단(29). 국내 기전
결승 진출은 2017년 5월 GS칼텍스배 준우승 이후이다.
▲ 2015년 KBS바둑왕전과 2016년 GS칼텍스배를 우승했던 이동훈 9단(20).
이번 주 들어 김지석 9단에게 두 번을 패했다.
▲ 인터뷰 대답마다 '무조건'이 무조건 들어간 최재영 3단(20). 2015년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을 준우승, 2016년 바둑리그 신인상을 받은 바 있다.
▲ 통산 49회 우승의 이세돌 9단. 당초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은 몸이 안 좋아 불참할 뜻을 전해 왔다.